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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탐미 May 26. 2024

CT 검사, 브라카 유전자 검사까지 무탈하다.

세브란스 병원앱이 참 마음에 든다.

요즘은 계획대로 착착 수술 준비를 해가니 마음이 평화롭다.


암의 전이를 보기 위해 찍은 CT도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불안한 마음이 들어 2일 만에 병원을 찾아 CT를 찍고 당일 결과를 들었다. 복부CT, 흉부CT 두 가지를 다 촬영했는데, CT도 6시간 금식이니 오전에 가는 게 편할 것 같다.


다행히 폐는 깨끗하고, 담낭벽이 약간 두꺼워 보이나 괜찮다고 했다. 왼쪽 난소 혹이 1개 있는 것으로 나왔는데, 이건 기능성일 수도 있고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 괜찮았다.


전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니 속이 시원했다.



CT 촬영에서 중요한 점은 조영제다.


조영제 알레르기 있을 수도 있으니 조금이라도 이상한 느낌이 들면 바로 말을 해야 한다.

미리 팔뚝에 알레르기 확인을 하긴 한다.


나는 MRI 조영제 알레르기가 있었던 것을 미리 말을 했더니, 생리식염수+알레르기 방지약을 투여하고 CT 전후로 베드에 누워 증상을 확인했다.


조영제를 투여하면 촬영 시 온몸에 약이 들어가면서 혈관을 타고 뜨거운 느낌이 든다. 이건 정상이다.


쇄골부터 방광까지 쭉 들어오는데 약의 느낌이 그대로 느껴지다 보니 처음 느끼는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 약간 소변이 마려운 느낌?


알레르기 처치를 먼저 하고 촬영을 하니 특이사항은 없었다.


안젤리나 졸리로 알려진 브라카 유전자를 알아보자.


유방암 발병 나이가 어리다 보니 브라카 유전자 검사도 하기로 했다. 10일 뒤 예약이 됐고 이것 때문에 다시 병원에 방문했다.


브라카 유전자 검사는 유방암, 난소암을 유발하는 BRCA 1,2 유전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유명 배우인 안젤리나 졸리는 브라카 검사를 통해 본인이 모계로부터 물려받은 브라카 1 유전자 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암 발생 확률을 낮추기 위해 예방적으로 양측 가슴과 난소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아 화제가 됐다.


나도 이번에 브라카 유전자라는 것을 정확히 알게 됐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브라카 유전자가 있다고 확인되는 경우, 예방적 절제를 많이 하고 있었다.


환우 커뮤니티에서도 이와 관련해 절제를 해야 하는지 꾸준히 관리를 하면 될지 고민하는 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BRCA 브라카 유전자란?

Breast Cancer gene의 약자로서 brca1과 brca2 두 개의 유전자를 말한다.
'brca1' 또는 'brca2' 유전자에 변이가 있을 경우,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brca1' 변이가 있는 사람의 경우, 70세까지 유방암 발병 확률이 최대 80%, 난소암은 최대 40%까지 높아질 수 있다. 반면, 'brca2' 변이의 경우 유방암 확률은 최대 45%, 난소암은 최대 20%까지 올라갈 수 있다.


참으로 긴장되는 검사다. 내가 또 유방암에 걸릴까, 난소암에 걸릴까를 알 수 있는 검사.


만약 보유자로 판명될 경우, 예방적 난소 절제 등 복잡한 일들이 이어진다.


현재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따르면, 만 40세 이하에 유방암이 진단된 경우와,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방암과 난소암을 동시에 진단받은 경우, 브라카 유전자 변이 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검사는 피검사로 진행되는데, 건강보험이 적용 안되면 검사비가 200만원에 가깝다.


나의 경우에는 가족력은 없지만, 40세 이하 발병으로 산정특례 혜택이 적용되어 10만원 정도로 검사비가 나왔다.


고모들이 유방암 유병자라는 친구와 사촌동생에게도 검사를 받아보라고 추천했다.

가족 중에 암진단 환자가 2명 이상일 경우, 브라카 스토리라는 사이트에서 신청할 수 있다.


브라카 검사는 암예방센터에서 진행하는데, 해당과 교수님과 진료를 진행한다.


이전에 진료 시간보다 빨리 가서 한참 기다렸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에 진짜 5분 전에 딱 맞춰 도착했다. 그랬더니 내 앞에 대기인원 2명. 상급병원은 어차피 진료가 100%로 지연이기 때문에 시간에 딱 맞춰 도착하면 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진료에서는 아버지 형제 관계, 어머니 형제 관계를 파악하고 이 검사를 왜 하는지 알려준다. 병원에서도 '안젤리나 졸리 유전자'로 알려주는 것 보니, 이게 가장 유명한 사례인 듯하다.


근데 교수님 책상과 환자 착석 자리가 1.5m는 떨어진 곳에 있어서 처음 들어가면서 좀 웃겼다.

이게 무슨 원거리 상담인가ㅋㅋ


그렇게 먼 거리에서 교수님이 PPT를 보여주면서 3분 정도 브라카 유전자가 무엇이며, 어떤 사람이 대상이고, 만약 브라카 유전자 발견 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속사포처럼 알려줬다.


마치 친절한 AI 같은 느낌.



내용은 당연히 머리에 하나도 안 들어온다. 미리 예습하고 가야 한다. (PPT 한 부만 복사해 주심 안 되나요;;)


채혈을 당일에 하고 가라고 동의서 쓰는 곳으로 안내해 줬다.


여기도 친절한 AI다. 그냥 막 사인 시키고 동의서 사본을 주니 나중에 자세히 읽어보라고 했다.


은행에서 대출을 한 경험이 있다면 알겠지만, 뭔지도 모르고 사인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것과 비슷하다.


나는 당연히 브라카 유전자 검사를 한다는 것에 대한 동의를 위한 동의서인 줄 알았더니, 내 검사 결과를 임상 시험에 이용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참나..


결론적으로 에게 브라카 유전자는 없는 것으로 나왔다. 점점 유병자가 된 이유가 의문이다.


Tip. 이런 편리한 앱을 만들어 준 세브란스에 감사


세브란스 병원을 다니면서 선진 IT 기술에 감탄하고 있다.


병원 앱을 이용하면 병원에서 내가 해야 하는 검사나 진료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예약도 할 수 있다.


병원이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엄청 자세히 알려주진 않는데

앱에서 일정을 확인하면 내가 병원에 가기 전에 몇 시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미리 알 수 있다.


벌써 입원 예정일도 확인할 수 있다.


간단한 혈액 검사 결과도 앱에서 확인 가능하다.


주차도 앱을 통해 본인 차량 번호를 입력해두면, 진료 당일 자동으로 주차 게이트에서 무료 주차가 적용된다.




특히 원무과, 수납, 검사실 등에 대기를 해야 하는 곳에 은행처럼 번호표를 앱으로 먼저 뽑을 수 있다. 대기인원도 알려준다.


내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기능은 '하이패스' 기능이다.


병원은 수납을 먼저 하고 진료가 진행되는 과정들이 번거로운데, 하이패스에 카드를 등록하면 수납을 하지 않아도 진료가 먼저 가능하다. 결제도 앱으로 하면 된다.


수납을 먼저 안 해도 되니 진료 시간에 맞춰 조금 느긋하게 도착해도 된다.


혹시 추가 결제를 할 건이 생겨도 다시 수납에 안 가고 바로 앱으로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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