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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봉준 Mar 03. 2021

Talent Engine② 핏(Fit)한 인재 공급

강점으로 인재동력 확보하기 

조직의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핏한 인재를 어떻게 공급하는가? 


최근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과 근무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구성원의 몰입과 팀워크를 유지하려면 조직은 무엇을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까? 대부분의 조직은 일하는 프로세스(근무형태, 업무프로세스, 보고절차 등) 혁신과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 도입을 우선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별도의 지시 없이 스스로 주도권을 가지고 일하는 자율적인 업무환경을 구축했는데, 자발적 업무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몰입하지 못하는 직원이 들어온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곧 재택근무 같은 자발적인 환경에 회의감이 생기게 되고, 억지스럽게라도 다시 직원들을 사무실에 앉히고 감시하는 조직문화가 부활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조직문화를 바꾸고 인재경영의 토양을 바꾸고 싶다면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하는 것은 “채용”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협업, 실행력을 강조하는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들은 이미 HR 에너지의 대부분을 A급 인재 채용에 쏟고 있다고 한다. 실제 구글은 HR 업무의 90%는 채용이라고 이야기하며 직원 한 명을 뽑는데 150~500시간을 들인다고 한다. 세계적인 경영심리학자인 브래드 스마트의 연구에 의하면 채용에 실패한 경우 연봉의 24배의 손해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또한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채용에 5분밖에 시간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잘못 채용된 사람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를 수습하는 데에 5,000시간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조직의 미션을 수행할 핏한 인재는 누구인가?

그렇기 때문에 조직의 성장을 이끄는 Talent Engine을 구축할 때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핏한 인재를 공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다. 핏한 인재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다면 애초에 채용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채용에 시간을 많이 들이고 높은 연봉으로 A급 인재를 모집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회사에 맞는 좋은 인재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정의되어 있지 않다면 채용은 50%의 확률 게임이 될 수 밖에 없다. 지원자가 갖은 방법으로 자기를 포장하는 것과 면접관들의 편향성 오류를 고려한다면 사실 50%보다 훨씬 낮은 확률의 채용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회사들은 자신만의 핏한 인재에 대한 정의를 가지고 있지 않다. 물론 암묵지로 우리 회사의 인재상은 이럴 거라고 상상하고 있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면 각 면접관마다 이런 인재상에 차이가 많이 존재한다. 더 큰 문제는 회사의 임원, 리더들이 본인은 사람을 잘 본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저마다 자신은 그동안 사람들을 많이 만나왔기 때문에 사람을 잘 본다고 이야기한다. 일부 맞는 부분도 있지만 사실 이 이야기는 팩트가 아니다. 만약 조직의 임원, 리더들이 사람을 그렇게 잘 본다면, 왜 자신이 뽑은 직원들에 대해 ‘요즘 직원들은 문제가 많은 것 같다’며 불평을 하게 될까? 채용은 특정한 개인의 직관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한 연구 조사에 의하면 직관에 의존하는 일반적인 면접의 경우, 성공적인 채용 결과에 대한 타당성 계수가 0.05~0.19 수준이라고 한다.  이러한 수치는 거의 제비뽑기 수준의 확률이다. 


조직적합 DNA & 직무적합 DNA

우리 회사에 핏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2가지 대한 정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조직적합 DNA :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를 유지하며,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가치
직무적합 DNA : 채용하는 포지션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직무역량


안타까운 것은 많은 조직이 채용을 할 때, 직무역량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을 하지만, 핵심가치에 대한 고민은 적다는 것이다. 채용하는 포지션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직무역량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회사만의 조직문화와 가치를 지키고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조직과 얼마나 핏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핵심가치에 대한 정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조직의 미션을 수행하는 자질인 핵심가치의 경우 홈페이지에는 나와 있지만 가짜인 경우가 많다. 심지어 회사의 핵심가치를 경영 컨설팅이나 브랜드 컨설팅을 받으면서 정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외부에서 봤을 때 괜찮아 보이는 핵심가치로 결정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핵심가치를 지향하는 직원이 들어와도 그 회사에서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홈페이지에 자율성과 창의성이라는 핵심가치가 써있어도, 실제 이런 창의적인 인재가 들어오면 조직과 개인 모두 힘들어 할 수 있다. 일을 할 때, 미리 묻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일한다고 상사들의 불만이 폭주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조직은 일정한 규칙과 체계 안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을 원하는 것인데, 뭐든지 맘대로 해도 될 것 같은 창의적인 인재를 표방하고 그런 인재를 뽑으려고 하니 실제로는 조직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핏한 인재를 선발할 때, 핵심가치를 먼저 정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가 기대하는 조직문화는 결국 A급 인재가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조직문화를 구축해도 이러한 문화 속에서 지향하는 핵심가치가 무엇인지 정의하지 못한다면 조직문화도 채용도 모두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핵심가치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가장 간단하게 시도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조직에서 인정받고 있거나 중요한 포지션에 있는 리더들이 성과 낸 방식을 인터뷰하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 조직의 문화가 어떠한지 가장 가깝게 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 자리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면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핵심가치와 구성원에게 기대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가장 근접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직에서 성과와 직책 승진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진짜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모습인지는 주의하며 들을 필요가 있다. 두번째로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 회사 지향하는 조직문화의 특징을 정의하고 이에 맞는 핵심가치를 뽑아내는 것이다. 조직마다 고유한 특징과 복잡성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로 비교하고 분석할 수 있는 퀸의 경쟁가치 모형에서 조직문화 특징과 핵심가치를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아래 표는 조직문화별 핵심가치를 매칭시킨 사례이다.



이것은 리더 혼자 결정할 수도 있지만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우리 회사의 제도와 일하는 방식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조직문화와 핵심가치를 추구하는지 등을 함께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결국 우리 회사에서 좋은 인재가 어떤 일하는 모습을 나타낼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채용공고, 서류전형 문항, 면접 질문 등을 제대로 설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동반성장이라는 핵심가치를 지향한다면 동반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지원하고 싶은 채용공고를 만들어야 한다. “개인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일을 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을 위해 회사에서 독서모임을 진행하기도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각자 배우고 성장한 것을 회고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것을 위해 복리후생에는 성장에 대한 도서와 학습비를 지원합니다.” 등의 이야기가 채용공고에 나타나야 한다. 그래야 성장이 끌리지 않는 사람보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있는 사람이 채용공고를 매력적으로 느끼고 지원할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간다. 그리고 컬쳐 면접에서는 면접관이 묻고 싶은 질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고 의미 있는 성장을 경험했는지, 개인의 성장만을 중요시 하지 않는지에 대한 경험과 사례를 묻고 점검해야 한다. 


핵심가치가 조직의 미션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조직적합 DNA라면, 직무역량은 채용하고자 하는 포지션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직무적합 DNA다. 직무역량은 보통 과제나 포트폴리오, 코딩테스트 등을 통해 우리 회사 포지션에 맞는 실무 능력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을 위해서는 반드시 채용을 진행하기 전에, 직무기술서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 많은 조직이 포지션이 자주 변하는 데 반해 직무기술서는 예전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해당 직무가 현재 조직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과업을 하는지, 이것을 위해 어떤 지식과 스킬, 태도가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정의되어 있어야 직무에 핏한 인재를 뽑을 수 있다. 새롭게 생긴 포지션이거나 급하게 사람이 필요해진 포지션일수록 직무기술서를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실제 이 직무에서 사용하는 스킬이나 도구, 협업 방식에 대해 현재 일하는 방식을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직무의 기초 지식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실제 조직이 당면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채용된 이후에 가시적 성과를 나타낼 수 있는 인재를 뽑을 수 있다.


핏한 인재 채용의 확률을 더 높이는 방법

그렇다면 핏한 인재 채용의 질적인 수준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무엇보다 여러 가지 채용 선발도구를  복합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글은 채용의 오류를 줄이고 핏한 인재 채용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직업표본검사, 종합인지능력, 구조화면접, 큐드로이드 등을 활용한다고 한다. 특별히 내부에서 개발한 도구인 큐드로이드를 통해 면접자의 업무성과를 예측할 수 있는 적절한 질문을 제시하여  면접 과정의 오류를 줄이려고 노력한다. 또한 국내에 Dove라는 상품으로 많이 알려진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는 링크드인에서 프로필을 추출하여 지원자를 선별하거나, 뇌과학 솔루션을 도입한 게임방식의 적성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보통 쉽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채용 선발도구는 채용공고, 지원서, 인적성 검사, 직무능력 평가, 구조화 면접이다. 이 5가지를 복합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조직에서 가장 많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인적성 검사이다. 보통 인적성 검사를 전혀 하지 않거나, 단순한 성격유형 검사인 MBTI나 DISC 같은 검사를 많이 활용한다. 혹은 인적성 검사를 사용하더라도 크리티컬한 요소가 있는 부적합자를 걸러내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채용은 적합하지 않은 인재를 걸러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조직에 맞는 핏한 인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위해 성격유형 검사가 되었든 인적성 검사가 되었든 조직적합 DNA와 직무적합 DNA를 판별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인적성 검사는 단순한 성향 이해에 머물지 않고, 지원자가 가지고 있는 선천적인 재능의 특징, 조직이나 팀에서 나타나는 강점 역할, 후천적으로 학습한 강점, 다양한 상황에 반응하는 태도적 특징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조직에 딱 맞는 핵심가치 DNA와 직무역량 DNA의 판별 데이터를 누적하고 질을 높일 수 있다. 엄청난 빅데이터가 아니더라도 어떤 재능과 태도가 우리 조직문화에 잘 맞고, 우리 회사 직무에 잘 맞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MBTI, DISC, 태니지먼트, Strengths finder 등 다양한 성격 강점 검사를 복합적으로 활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협력적 의사소통이 중요한 핵심가치일 때, 지원자의 재능에 [공감]이나 [표현] 같은 재능의 특징이 나타난다면 기대감을 가지고 인터뷰에서 확인하고, 실제 업무 성과와 연결하여 검증하는 작업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배려나 관용 같은 태도적 특징이 낮게 나타난다면 더 주의하여 관찰하는 것이 좋다. 다만, 검사결과의 수치 자체를 맹신하는 것보다 각 결과값들을 핵심가치와 직무역량에 매칭하여 분석하고, 면접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데이터에 의존하는 것도 위험하고, 면접관의 직관에 의존하는 것도 위험하다. 사람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원자들의 데이터를 이해하고, 이러한 특징들이 조직과 직무에서 어떻게 발현될지 충분히 검토하며 면접 과정을 진행한다면 채용의 질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핏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신규 입사자의 채용 실패가 막대한 손해비용을 만든다는 것을 고려하면 절대 큰 노력이라고 할 수 없다. 만약 진짜 인재경영을 통해 조직의 성장을 이끌고 싶다면 다음 질문을 꼭 점검해보면 좋겠다.  


우리 회사 조직문화에 맞는 핵심가치가 정의되어 있는가?
채용하는 포지션에 대한 직무기술서가 잘 정리되어 있는가?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채용공고, 지원서, 면접 질문이 정렬되어 있는가?
실무역량을 검증할 수 있는 현업 과제와 테스트가 준비되어 있는가?
개인의 성향과 강점을 활용하여 채용의 질을 올릴 수 있는 데이터가 쌓이고 있는가?  


Talent Engine의 1번은 채용이다. 개인적으로 인재개발을 오래 하면서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이기도 하지만, 채용이 해결되어야 인재양성과 조직문화의 문제를 풀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조직문화, 복리후생을 준비해도 채용에서 틀어지면 직원들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인재경영은 실패할 것이다.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조직에서 직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복지는 최고의 동료를 채용” 해주는 것이다. 만약 정말로 좋은 회사, 성장하는 회사, 영속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면 Talent Engine의 첫 번째 단추인 핏한 인재공급을 혁신해야 한다. 비용과 시간이 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야 한다. 이것을 통해 강력한 인재동력을 장착하고, 변화하는 시대 속에 영속하는 좋은 모델 기업들이 더 많아지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 본 글은 HR Insight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원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hrinsight.co.kr/view/view.asp?in_cate=113&in_cate2=&bi_pidx=3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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