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팀을 만들 것인가?
많은 리더들이 리더의 자리에 앉기 전, 리더로 준비될 시간을 충분하게 허락받지 않습니다. 개인 기여자로 높은 성과를 내서 리더십 역량과 상관없이 리더가 되었을 수도 있고, 조직에 필요에 따라 급하게 리더로 포지션이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충분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리더로 역할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리더십을 충분하게 고민해보지 못하고 리더의 자리에 오르면 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거짓말에 속게 됩니다. 우리가 들어왔던 리더의 모습이 실패한 리더십의 모습일 수도 있고, 20세기 비즈니스 환경에서 적용되어서 더 이상 효용성이 없는 리더십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번 아티클에서는 리더가 쉽게 속을 수 있는 3가지 거짓말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1. 교육을 통해 사람이 바뀔 수 있다
2. 팀원의 이직은 회사의 조직 문화 때문이다
3. 상위 20% 인재만 있으면 된다
여러분은 교육으로 사람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이죠”라고 대답해야 할 것 같은데, 경험상 쉽게 “Yes”라고 대답할 수 없습니다. 아마 “교육의 효용성”과 “사람의 타고난 기질”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교육으로 사람이 바뀐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교육의 효용성” 또는 “육성의 책임” 등을 떠올리게 됩니다. 교육으로 사람이 바뀔 수 없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받아온 교육들이 무의미한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팀원의 성장을 이끌고 도와줄 책임 차원에서도 교육으로 사람이 바뀔 수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러한 믿음은 장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경험적으로 변화할 것처럼 보였던 팀원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기질을 고려하면 교육으로 사람을 바뀐다는 말을 쉽게 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사람의 행동과 반응은 유전적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유전적 영향에 환경적 영향까지 더해지면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하기 어려운 성격이 만들어집니다. 뇌과학 연구의 의하면 사람의 기질은 어느 정도 선천적이며, 이는 개인의 행동과 성향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이것은 교육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개인화된 특성이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교육과 기질 사이에서 사람의 변화는 어떻게 일어날까요?
이 답을 하기 위해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미국의 갤럽은 탁월한 관리자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요소(성, 인종, 연령, IQ, 체격 등)를 가지고 공통점을 찾는 연구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요소에서도 공통점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던 중 공통적인 요인은 찾을 수 없었지만 탁월한 관리자를 파헤치면서 모든 위대한 관리자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사고방식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1. 사람들은 잘 변하지 않는다
2. 그 사람에게 없는 것을 있게 만들려고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3.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면 된다
4. 물론, 그것조차 쉽지 않다
동의가 되시나요? 저는 이 연구에서 마지막 결론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경험적으로 우리는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팀원의 강점을 알고 있어도 충분하게 활용한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없는 것을 있게 만들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에게 가까운 시간 낭비가 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팀의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효과적이지 않은 리더십을 선택하는 것은 실패할 위험이 높습니다. 팀원의 약점을 살펴주고 보완해 주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방식을 통해 탁월한 관리자가 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이 과정은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고 어렵기 때문에, 이 길을 선택한다면 쉽게 좌절감을 느낄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교육으로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는 내려놓는 것이 좋습니다. 팀의 사기를 올리고 성장을 돕기 위해 리더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먼저 고려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때문에 가르칠 수 있는 것과 가르칠 수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리더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교육하는 것은 효과적입니다. 리더의 지식과 경험을 전수하면 팀원의 실수를 줄일 수 있고 전문성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팀원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기질은 바꿀 수 없습니다. 신중한 사람에게 빠르게 행동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팀이 더 높은 품질의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꼼꼼히 살펴보는 역할을 맡기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는 사람에게 모든 과업을 계획해서 움직이라고 하는 것은 자칫 팀원이 가진 강점을 훼손하고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서비스의 이슈를 캐치해서 대응할 수 있는 업무나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때문에 리더는 팀원이 모든 것을 잘할 수 있다는 낙천적인 접근을 주의해야 합니다. 그보다는 팀원의 성장을 위해 어떤 강점을 활용할 것인지 낙관적인 태도로 팀원을 바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낙천적이라는 것은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긍정적인 부분만 보려는 리더들이 쉽게 빠지는 함정이기도 합니다.)
리더가 되었을 때 스스로 속이고 싶은 가장 큰 거짓말 주 하나는 팀원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가 ‘회사’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팀원들이 조직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리더’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조직에는 그만의 독특한 조직문화가 있고 팀원들은 이것에 영향을 받습니다. 이직을 결심하게 만드는 이유 중 연봉이나 복리후생의 조건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팀원이 자신의 일에 몰입하고 지속하게 만드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리더입니다. 팀원이 더 많이 영향을 받는 것은 회사의 ‘조직 문화’가 아닌 팀의 ‘조직 문화’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서브컬처(subculture)라 부르기도 합니다.
때문에 리더는 우리 팀의 서브컬처가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서브컬처는 구성원의 자율성과 혁신성, 몰입도에 영향을 미칩니다. 직원들이 매일매일 경험하는 업무 경험, 동기부여, 회사에 대한 인식, 이직에 대한 결심 등 많은 영역에 영향을 미칩니다. 만약 리더가 형성한 긍정적 서브컬처가 포용적인 문화를 형성한다면, 팀원들은 더 행복하고 생상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리더가 부정적이거나 비효율적인 서브컬처를 형성한다면, 아무리 뛰어난 팀원이라고 해도 성과를 낼 수 없고 퇴사를 결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Google의 연구 프로젝트인 '아리스토텔 프로젝트'는 팀 성과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심리적 안전감'을 들었습니다. 이 심리적 안전감을 조성하는 것은 바로 리더의 서브컬처입니다. 리더가 팀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 때,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며, 팀의 성과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을 연구 결과로 확인한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회사의 조직 문화'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각 리더가 자신의 리더십 아래에서 어떤 문화를 구축하고 있는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리더가 일관성 있는 태도와 행동으로 팀원들에게 안정감을 제공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때, 팀원들은 더 큰 만족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됩니다.
만약 팀원들이 잦은 퇴사를 하고 있다면 절대 그것이 회사의 경영 위기나 조직문화 때문이라고 스스로 속여서는 안 됩니다. 리더가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형성했다면 아무리 악화된 경영환경에도 팀원은 몰입하고 자신만의 성장을 이루어 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똑똑한 사람이 자신의 업무에 몰입하고 성과 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리더십의 본질적인 역할입니다.
혹시 히어로물 영화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히어로물 영화를 매우 좋아합니다. 그런데 히어로물에도 트렌드가 있습니다. 2000년대 히어로물은 한 명의 히어로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여러 가지 역경과 어려움을 경험하지만 결국 히어로는 자신의 힘을 되찾고 압도적인 힘으로 악당을 물리칩니다.
하지만 최근에 등장하는 히어로물들은 악당의 힘이 히어로보다 압도적으로 강합니다. 그래서 한 명의 히어로가 악당을 물리치는 경우가 드물어졌습니다. 히어로물의 대표적인 Marvel이나 DC의 최근 작품들은 다양한 히어로들이 협력해서 악당을 물리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구하기 위해 여정을 떠나거나 설득하는 과정이 영화의 상당 부분 차지합니다. 심지어 한 명의 히어로가 압도적인 힘으로 악당을 물리치면 영화의 밸런스가 무너졌다며 관객들에게 외면을 받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은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20세기의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어떤 S급 인재가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상위 1%, 혹은 상위 20%의 인재가 비즈니스의 80%를 좌우한다고 믿었습니다. 실제로 이것을 뒷받침해 주는 많은 연구 결과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1세기의 비즈니스 환경은 매우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어떤 한 사람, 한 팀의 역량으로 근본적 문제를 풀 수 없는 난이도의 비즈니스 환경이 되었습니다. 팀이 서로 시너지를 내지 않으면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 니즈를 채울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핵심 인재들이 탁월한 아이디어와 혁신을 해내던데요?”
이렇게 반박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인재가 탁월한 아이디어와 혁신을 하려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팀의 협력 문화를 구축해야 합니다. 건강한 조직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 뛰어난 인재도 혁신을 할 수 있는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20세기 획일화된 작업 환경과 빠르게 변화하는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은 인재상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20세기는 효율적인 업무 처리와 다재다능한 역량을 가진 인재가 빠른 업무 처리에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빅데이터, AI의 기술 발전으로 인해 넘치는 정보들을 활용한 혁신성이 중요한 현재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다재다능한 제너럴리스트보다는 전문성과 특화된 기술로 혁신할 수 있는 인재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리더가 되었다면 팀원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뾰족한 역량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차별성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S급 인재 한 사람의 다재다능에 의지하지 말고 팀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탁월성을 활용해야 합니다. 리더십의 핵심 과제는 단순히 ‘똑똑한 인재’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탁월성과 혁신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러한 전문성을 효과적으로 조합하고 관리하는 데 있습니다.
즉, 성공은 더 이상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에 의해 정의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각자가 자신의 재능과 몰입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영역에서 팀의 탁월성을 만드는 것에서 성공이 만들어집니다. 결국 개개인의 재능과 강점을 활용해 각자의 자리에서 성공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리더십의 본질이 되었습니다.
앞서 살펴본 3가지 오해는 리더들이 쉽게 속을 수 있는 유혹입니다. 스스로 속이면 리더의 책무를 다하지 않고 실패해도 내 탓이 아니라는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리더의 신념이 팀의 문화를 결정하고 리더십의 영향력을 결정합니다. 단순히 개인의 생각을 넘어서 팀과 조직 전체의 역동성과 성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때문에 리더로서 이러한 오해를 인지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리더십의 근간을 다시 정립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기존의 신념과 가정들에 도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는 ‘어떻게 하면 모든 팀원이 각자의 탁월성을 만들 수 있는지?’ ‘나는 어떤 팀을 만들고 싶은지?’ ‘팀시너지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정의하는 데부터 시작합니다. 이를 위해 리더십의 기본이 되는 3가지 원칙에 대해 고민해 볼 예정입니다.
1. 팀원이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
2. 내가 만들고 싶은 조직문화 정의하기
3. 팀원 개개인이 영웅이 될 수 있는 팀시너지 만들기
3가지 리더십 원칙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기존의 오해를 넘어서 새로운 문화적 근간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과정은 단순히 지적인 인지가 아닌, 나의 리더십의 근간을 형성하고 리더십의 토양이 되어줄 것입니다. 이 여정은 매우 도전적일 수 있지만, 그 결과로 얻어지는 리더십은 더욱 의미 있고 영향력 있는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