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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ngerine Feb 28. 2024

딩크라고 하자 엄마가 내게 한 말

으 진짜 지금 생각해도 소름 돋아...

어제 유튜브에서 딩크 부부의 집 인테리어 영상을 보던 중, 나르 엄마가 내가 딩크라고 했을 때 보인 반응이 문득! 생각나서 소름이 돋았다.


내 나르시시스트 엄마는 내가 결혼 준비를 하던 당시 귀에서 피가 날 정도로 나에게 남편 하고만 다정하게 지내지 말고, 본인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나르 언니까지 결혼 하게 되면 이혼하고 혼자 사는 본인은 불쌍한 엄마니까 절대로 외롭게 두지 말라고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어느 날은 갑자기 덤덤한 목소리로 엄마는 이제 은퇴하고 자유를 즐기며 잘 살 것이니 신경 쓰지 말고 남편하고 행복하게 지내라고 했다.


결혼 준비 당시 나는 나르 엄마의 감정기복이 평소보다 너무 심해서 X나 무서웠다. 진짜로.


내 나르 엄마는 특권의식에 절어있는 다른 60대 이상의 나르시시스트 들과 다를 것 없이 자신이 바라는 어른 대접에 대해 나에게 나열했다.


1. 엄마가 은퇴한 후에는 매달 50만 원을 보내주기. 어차피 나중에 너가 아기 낳으면 용돈도 주고 그래야 하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너희 애한테 들어가는 돈임. (애를 내가 낳을 생각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 가스라이팅에 정말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나보다. 어우 X발)


2. 카톡은 매일 하고,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연락해야 하고, 꼭 명절이나 생일 같은 날 아닐 때도 엄마랑 시간 보내기.


3. 생일과 명절에는 선물과 용돈 둘 다 해주기. 그게 어렵다면 꽃이라도 보내기. "용돈은 반드시 봉투에 넣어서 줘야 하는 거 알지? 띡! 카카오페이로 보낼 생각 마라! " (아오 씨X)


4. 어버이날에도 연락 잊지 않고 하기.


5. 명절에는 꼭 집에 와야 하고, 외식을 하더라도 엄마 집에서 차 한잔은 하고 가야 함.


6. 명절에 여행을 간다면, 본인과 같이 가거나 아니면 용돈을 더 줘야 함.


이 외에도 많았다.


나르 엄마에게 들었던 개소리들을 다시 쓰면서도  육성으로 욕이 나온다.



나는 애를 가지지 않을 거기 때문에, 내 자녀 용돈이건 뭐건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내가 결혼식을 할 때 재고 따지지 않는 곰 같은 딸이라고 비난하던 엄마는, 내가 딩크를 할 거라고 하자마자 나를 여우같이 영악한 계집애라고 욕하기 시작했다.


"뭐? 너 진짜 이기적이고 여우 같은 년이구나?"


"??? 뭐라고요?"


"요즘 젊은 애들이 애를 안 가진다고 하는 걸 듣기는 했지만, 내 딸이 그럴 줄이야. "왜? 왜 애를 안 가져?"


"그냥 남편이랑 잘 살 거예요. 애를 왜 낳아야 해요?"


"그럼 나는 너희를 왜 낳았니? 그게 할 소리니? 넌 너무 이기적이야. 난 너무 억울하다. 내가 평생 뼈 빠지게 너희를 키워 놨더니 겨우 듣는 말이 딸년이 딩크라는 소리야?"


"딩크예요."


"애 안 낳으면 열심히 살 원동력이 없어. 나이 먹을수록 애가 있어야 더 열심히 살고 돈도 모으고 하지!"


"엄마가 50만 원이랑 명절 용돈 달라고 강요 안 하면 더 빨리 부자 될 거 같은데 ㅎ"


"뭐라고? 그게 할 소리니? 그리고 애가 없으면 부부 사이가 소원해져."


"엄마는 딸 둘이나 있는데도 이혼했잖아요.ㅎ"


" 뭐라고? 너 엄마 가르치니? 엄마는 너희 때문에 이혼한 거야! 너는 너랑 똑같은 딸 낳아서 고생 좀 해봐야 해. 싸가지 없는 년. 진짜 내가 너 키우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왜 애를 안 낳아! 이기적이야!"


"저는 그냥 남편이랑 나중에 애 사교육비랑 대학 입시 문제로 고민 안 하고, 유럽 어느 나라로 가서 휴양하면 더 좋을지 같은 거 고민할 거예요.ㅎ"


"뭐?!?? 나중에 남편이랑 여행 다닐 거라고? 그럼. 그럼 엄마는!!"


"엄마가 뭐요."


"엄마는 늙어서 힘 없이 혼자 외롭게 있는데, 손주 보는 즐거움도 안 주면서! 너희 둘이서는 해외로 여행 다닐 거라고? 나중에 엄마가 늙으면 아주 그냥 방치하겠구나 너?"


손주 보는 즐거움 ㅋㅋㅋㅋㅋ 다시 생각해도 터진다 ㅋ


내 나르 엄마는 주변 친구들이 손주를 보느라 몸이 상한 걸 봤기 때문에, 본인의 두 딸들이 용돈을 준다고 해도 아이 육아를 도와줄 생각이 없다고 말했었다. 이모를 고용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50만 원을 매달 뜯어갈 생각을 했다 Tlqkf.)


부모님들이 돈도 주고 용돈도 주고 자녀 육아 도와주고 잘 돌봐준다고 아무리 살살 꼬시면서 말해도 요즘 자녀부부들이 애를 안 가지는 마당에.


우리 부부가 아이를 낳을 경우, 나르 엄마 본인이 외롭고 적적해서 손주가 보고 싶을 때만 불러서 눈으로만 애를 보고 싶었는데, 그 즐거움을 주지 않는다니 ㅋㅋ.


나는 애를 낳았어도 어차피 내 나르 엄마에게는 절대로 아이를 맡기지 않았을 거다. 절대로.


애 인생을 망칠 일 있나.


내 나르시시스트 엄마는 정말 미친 게 분명하다.


그녀는 그 이후로도 본인이 노후에 혼자 외롭게 늙을 까봐 매우 불안에 떨며 자신의 불안과 짜증을 나에게 토해냈다. 나와 내 언니가 나르 엄마에게 상냥한 말투로 말을 하지 않거나, 나르 엄마 의견에 반대를 하면 나중에 자신이 아프거나 늙으면 자신을 무시하고 방치할 년들이라며 비난했다.


나는 엄마보다 빨랐다.


나는 엄마가 은퇴하기 전, 그리고 엄마가 아프고 힘이 없어지기 전 엄마와 연을 끊었다.


엄마 때문에 내가 더 늙고 아파졌기 때문이다.


나에게 탈모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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