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angerine Feb 28. 2024

자녀부부 생활비 공유 문제에 신경 끄세요

다 성인이니까 알아서 할 겁니다.


지금은 남편인 구 남친과 결혼 준비를 하던 당시, 나의 엄마는 역시나 늘 그랬듯 나에게 부담스러운 질문들을 숨 쉬듯이 퍼부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애들이 결혼식 준비하기 때문에 부모인 본인들은 신경 쓰지 않고 알아서 애들이 다 결정한다고 말하고 다니던 내 엄마와 시어머니는, 은근 슬쩍 이것 저것 간섭을 하고 궁금해 하며 우리 부부의 사적인 부분에 대해 물어봤다.


당연히 결혼식은 나와 남편이 주인이지만, 한국 결혼식에는 아직도!! 양가 부모님들이 혼주 라는 이상한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굳이 나와 내 남편이 우리 결혼식의 주인이라고 양가 부모님들에게 주장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양가 부모님 들이 혼주석에 앉는다는 이유로 자신들이 자녀들 결혼식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면서 이것 저것 물어보고 요구해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대답해주려고 했다.


하지만, 결혼식 전후로 우리 부부만의 사적인 영역에 대해 가족들은 물론 타인이 지나치게 궁금해 할 경우 나는 매우 불쾌했고, 그 사람들이 불편했다.


남의 부부 일에 별 관심들이 많다ㅎ


태어나기 전 부터 죽을 때까지 타인과 자신을 비교 하며 사는나라에서 자란 사람들 답게, 교양없는 사람들이 나에게 하는 질문 클라스는 역시 후졌다.


타인에 대한 배려 보다는, 본인들의 머리에 떠오르는 궁금증을 생각없이 바로 내뱉는 것이 더 중요한 사람들은 나에게 아래와 같은 질문을 그냥 막 던졌다.


신혼집이 자가인지, 전세인지, 남편 연봉은 얼마인지, 애는 낳을건지, 언제 낳을건지, 몇명을 낳을건지, 생활비는 누가 관리하기로 했는지, 서로 경제권을 공유하는지, 자녀 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


아니, 먼저 결혼 경험이 있는 인생 선배로서 조언도 해줄 수  있고, 생활비도 잘 관리해서 집도 사고 잘 살기를 바라니까 물어보는거고! 집도 자가인지 전세인지 물어볼 정도로는 친하니까 물어보는거고, 애도  낳는다고 했으니까 언제 가질거냐고 물어보는건데 뭐가 부담스럽다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나이가 먹을 수록 돈을 많이 써야만 다른 사람들이 본인을 만나 줄 것이다.


"나중에 부모님들한테 용돈도 주고 그래야해!"

"너희들만 잘 살지 말고 다른 가족들도 신경 써야해!"

"아들이랑 며느리가 생활비는 어떻게 관리한데?"

"이제 결혼 했으니 아이도 낳아야지~"

"어머, 왜 애를 안 낳니?"

“너희는 집은 언제 어디에 얼마짜리를 살거니?”

"너는 결혼 할때 얼마 받았어?"

"시 부모님이 뭐 해주셨어?"

"집에서 밥은 자주 해 먹니? 시켜만 먹지는 말아라~ 건강 나빠진다~"

"너희는 쓰레기는 누가 버리니?"

"아, 우리가 4명이 아니라 5명이면 얼마나 더 좋겠니!"

"둘째는 언제 낳을 거니?"

"딸이 있어야해~ 아들도 좋지만......"


위 "" 안의 모든 말들은 나와 내 친구들이 직접 지인, 부모님, 시부모님들로 부터 결혼 전 후 1년 이내에 들은 말들이다.


정말 ZIRAL 도 이런 ZIRAL이 없다.ㅎ


이런 질문 하는 사람들은 남들이 어떻게 사는지 제발 좀 신경끄고 본인들 노후 준비나 했으면 좋겠다. 우리 나라 노후 연금 대비가 다른 선진국 대비 슈레기 수준이라는 것을 안다면 금융 자산 증식에 대한 고민을 하느라 남의 사적인 부분에 집중 할 시간이 없을텐데.


내 나르시시스트 엄마도 이런 질문을 너무 많이해서 내 귀에서 피가 날 정도였다.


생활비는 어떻게 관리할거냐, 남편 공인인증서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경제권은 여자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집을 강남에 사야한다. 강남이 어려우면 서울에라도 집을 사야한다. 애는 빨리 낳아야 한다. 다이아 몬드는 남편 돈으로 하는거냐 시어머니 돈으로 하는거냐, 예물 예단 생략해도 보석이랑명품 가방은 받아야 한다.

남친 집에서는 얼마 지원 해주냐. 보험은 들어 놨냐. 남친은 얼마 모았냐, 등등 아주 그냥 ziral 이었다.


제발 자녀 부부가 알아서 하게 남 일에는 신경 끄자ㅎ

자녀는 남이 아니잖아! 라고 생각한다면


자녀는 남이다. 결혼하고 나면 더더욱 남이다. 자녀의 배우자도 남이다. 내 배우자 말고는 전부 남이다.


호칭이 아들 딸 이런거지 남 맞다.


쀼와 관련된 일은 쀼만의 사적인 영역이다.


조언 해달라고 진심으로 물어볼 경우에만 조언해주자.


궁금하다고 지인의 사적인 영역에 대해(자가야 전세야?) 물어보지 말자. 요즘 어디서든 이런 사적인 질문을 별 생각없이 물어보는 사람들을 보면

진짜 멍청해 보인다ㅎ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