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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ngerine Apr 01. 2024

나르시시스트 엄마로부터 진정 자유해지기

내 인생에서 엄마 떨쳐내기 프로젝트 시작

나는 다른 작품들에서 언급했듯이,  나르시시스트 엄마와 연을 끊었다.

그녀와 절연 후 나는 아직도 가끔 그녀와의 기억 때문에 괴롭다. 비록 몸은 나르시시스트 엄마로부터 떨어져 있지만, 아직 까지 그녀로부터 받는 정신적 피해는 지속되고 있다.


엄마가 나르시시스트임을 알게 되고, 연을 끊은 지 이제 2년 조금 넘은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아직 내 마음속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나 보다.


나르시시스트 엄마가 했던 말들, 나에게 보였던 표정과 태도 그리고 학대들이 가끔씩 떠오르면 나는 애써 그 감정을 덮고 현생에 집중하며 살았다. 어떠다가 술을 많이 마신 날이거나, 갑자기 그녀가 한 말들이 생각나면 어김없이 내 감정은 폭발한다. 눈물이 나고 남편에게 힘들었던 기억을 토해낸다. 나를 지켜보는 남편은 매우 안타까워하며 위로를 해주거나, 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같이 하며 내가 내 감정과 경험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나르시시스트 엄마와의 경험을 떠올리는 나는 마치 실리콘 사이클을 타는 반도체 주식 같다. 몇 개월 마다 찾아오는 우울기가 나를 괴롭힌다.


그녀와 연을 끊고 이제는 남편과 행복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매우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나르시시스트 엄마와의 기억이 축적되다가 팡 터지는 날이 생기고, 그 이후로 1-2주 동안은 우울감이 묻어 있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나는 그녀와 있었던 일들을 꾸준히 브런치에 글로 적기 때문에 과거 우울했던 기억을 다시 떠올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글을 쓴 이후 감정 기복을 자주 느낀다. 글을 쓰지 않아도 힘든 기억들이 떠오르면 마음이 불편하다.


나르시시스트 엄마와 연을 끊은 것에 대한 죄책감이 들지는 않지만, 그녀로부터 받은 정신적 피해가 아직 지속되고 있다. 그녀와 있었던 일들이 생각날 경우 그 생각을 머리에서 치워 버리는 것은 가능한데, 그 기억으로 인해 생긴 감정은 치워지지가 않고 내 마음속에 쌓이는 것이다.


나르시시스트들은 참 기생충 같은 존재다.


전문가들은 나르시시스트로부터 상처받고 학대를 당한 피해자들이 이런 감정기복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한다. 나르시시스트와 있었던 일들을 다시 떠올리면서 과거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며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우울감에 노출되는 것 또한 불가피하다고 한다.


이 매거진 에서는 특정 단어, 물건, 상황을 마주할 때 마다 나르시시스트 엄마와의 경험이 떠올라 느끼게 되는 힘든 감정을 글로 쓸 계획이다.


그나저나 그녀 생각 말고도 할 일이 많아 시간이 아깝지만, 다른 일을 하는데 방해되는 생각이 많아져서 그냥 내 그 우울한 기분이 들게 하는 원인을 외면하지 않고 글로 적기로 했다.


내 인생에서 나르 엄마 떨쳐내기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나의 나르시시스트 엄마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워 지려 한다.  더 이상 그녀가 내 영혼을 힘들게 하게 둘 수 없다.


나르시시스트 엄마 때문에 내가 브런치에서 하게 되는  프로젝트가 너무 많다. 죽어라 논문을 쓰던 대학원 시절 나는 앞으로 긴 글은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졸업 이후 내가 이렇게 글을 많이 쓰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도 글을 통해 내 감정을 보살필 여유가 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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