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과 나는 데이트를 하면서 차에서 수다를 자주 떨었다.
그날도 차에서 대화 중이었는데, 내가 먼저 남친에게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오빠, 오빠도 나이가 좀 있잖아. 결혼 생각도 가끔 할 텐데. 나랑 하는 결혼 생각 해 본 적 있어?"
남친은 갑자기 들어온 결혼 이야기에 놀란 듯했다.
"어... 생각해 봤지?"
"결혼 생각 없이 나랑 만나지는 않을 거 같아서."
남친 표정을 살피며 말했다.
남친은 먼저 결혼 얘기를 해 줘서 고맙다고 나에게 답했다.
"나 근데 집도 없고 모아 놓은 돈도 없어. 모아 놨던 돈도 거의 다 현금으로 이 차 사는데 썼어."
남자 친구는 차를 툭툭 치며 말했다.
남자 친구의 차는 당시 최신형 GV70이었다. 내부는 블랙과 레드 컬러로 되어 있었다.
"차가 이뻐."
나는 차를 쓰다듬으면서 대답했다.
"응, 근데 진짜 나 모아 놓은 돈 없어. 이사하느라 가전도 다 새로 사는데 썼어. “
"응 오빠 진짜 괜찮아. 나도 돈 없어."
"근데 진짜 괜찮아?"
"응. 나도 뭐 없어."
우리는 같이 웃었다.
"오빠. 우리 괜찮은 연봉을 주는 직장과 대출이 있어!"
"그래! 맞아!"
그는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서 고맙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솔직히 말해서 고맙다고 했다.
이후 우리는 데이트를 할 때마다 함께 할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남친과 결혼을 결심한 후 나는 내가 가진 오피스텔 이야기를 했다.
남친은 자기는 오피스텔도 없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뭘 미안해. 나도 부모님한테 받은 거야. 증여세만 내 돈으로 낸 거야."
남친은 생각이 많아 보였다.
결혼 후 약속 장소에 가던 중 나는 남편에게 오피스텔 세입자와 재계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 하고 나서 오피스텔은 그냥 가지고 있을까? 팔아버리고 금융 자산으로 가지고 있을까? 어떻게 하는 게 나을 거 같아? 서울이라 투자로 가지고 있어도 좋아. 위치는 좋아서 나중에 월세 받기에도 좋아. 혼자 살기 딱이라서 가지고 있던 건데, 그냥 팔아 버리고 싶기도 하고."
운전하며 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남편이 말했다.
"나 그 오피스텔 공동명의 해주라!"
"그래? 그럴까?"
조수석에 앉아서 립스틱을 바르며 나는 말했다.
“그렇게 말하니까 좀 감동이네.”
남편이 나를 보며 말했다.
그를 쳐다봤다. 처음 본 표정이다.
“뭘 감동은.”
내 대답에 남편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자기 건데, 공동명의를 왜 하냐고 말할 수도 있잖아. 자기처럼 대답하기가 쉽지는 않지."
"이제 우리 거지."
"0.1초만에 그렇게 대답하다니 감동이야."
남편은 내 대답에 감동 받았다고 한다.
내가 가진 오피스텔 보다 오빠가 가진 자산이 더 가치 있어.
오빠는 회사에서 6 각형 인재라고 불리잖아. 그런 말을 아무나 듣는 게 아니야.
부동산, 동산 같은 것만이 자산은 아니야. 모든 게 돈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야.
나에겐 심리, 지식, 문화, 신체, 언어, 사회 자본이 더 중요해.
자본은 새로운 생산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의 잠재력을 의미해.
자산과 자본은 달라.
이제 우린 부부라서 니 거 내 거 없어.
앞으로 전부 다 우리의 자산이야.
잘 가꾸어 나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