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by 올라

남편이 네가 애용하던 푹신한 침대 위에 부드러운 담요로 감싸 덮어주었어.

네가 죽고 나니 내가 해야 할 일이 아주 선명해졌어.

"아이를 등원시키고 나서

이모네 집 마당에 너를 묻어주러 가야겠다."


가까이 죽음을 경험한 게 처음이어서 슬픔과 무서움이 들었어.

죽은 너를 밤사이 그냥 두어도 되는 건가

부패해서 냄새가 많이 나진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은 있었지만 곧 잠이 들었어.


아침에 이모가 집으로 와주어서 너를 데리고

화성으로 갔지.

가는 길에 수목장을 해주자고 얘기가 나왔고, 체리나무를 샀어.

장례문화를 잘 모르지만 너를 기억할 수 있는 명목이 생긴다는 게 안심이 되더라.


나무를 심기 위해 흙을 파고, 너를 묻어주는걸 이모가 도와줬어.

도와줬다기보다 이모가 거의 다 했지.

나도 나름 돕는다고 땅을 깊게 팠어.

나무밑에 아주가 꽃을 심고, 돌로 둘러주는 정성도 들였지.


나무에 너의 캐릭터 얼굴이 새겨진

목걸이를 걸었어.


벤치에 잠깐 앉아있을 때 시어버지에게 문자가 온 걸 보고

다시 한번 눈물이 났어.


사랑하는 **아!

너희들에게 '깜지'와의 큰 이별 앞에 아픔이 크겠지만 이겨내기 바란다.

꼬리 흔들며 반갑다고 재롱떨던 작은 체구의 검둥이 세월이 흘러 머리털은 잿빛으로 변하는 동안 쓰다듬아

주며 사랑으로 키우지 안 했더냐,

이렇듯 좋은 주인 만나 귀엽게 돌보며 가족처럼 보살핀 심정 위안 삼았으면 한다.

'깜지' 곱게 매장하고 참 좋은 곳으로 보냈다고 생각하고 슬픔 거두기 바란다.

2025.4.10

깜지를 보내는 아픔을 위로하며 가족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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