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네가 어딨나 찾아봤을 때
한 번도 가지 않았던 서재의 구석에 있더라.
내 티셔츠 위에 누워있는 걸 발견했어.
많이 아픈가 보구나.
이따 병원에 가봐야지 하며 오전에 내 볼일을 보러 나갔지.
CT촬영을 하기로 한 시간에 병원에 너를 맡기고,
점심을 먹고 있을 때 의사에게 전화가 왔어.
장에는 문제가 없는데 결석이 오줌을 싸지 못하게 막아서
오줌을 못 싼 게 문제가 되었다고..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라고 했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처음 듣는 이야기라 놀랐어.
우선 수액을 맞는 게 필요하다고 해서 수액을 맞게 하기로 했지.
걱정되는 마음으로 병원으로 찾아갔고,
의사에게 다시 구체적인 결과를 들었어.
간수치가 너무 높고, 신장에 문자가 있다고 했어.
방광에 오줌이 차서 오줌독에 온몸에 번졌을 가능성을 이야기하더라.
탈수도 심하고 혈압도 낮아서 컨디션을 찾기 위해 수액을 맞고 있다고..
다양한 합병증에 대해 얘기해 주며 우선 컨디션 회복되고 더 지켜보자고 했어.
결과를 다 들으니 눈물이 나더라.
울면서 너를 볼 수 있냐고 물어보고 입원실로 들어갔어.
투명한 칸에서 힘없이 누워있지만 눈을 제대로 뜨고 있었잖아.
혹시 이게 마지막일까 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 모습이라도 남겨놔서 다행이야.
그러고 나서 집에서 아이와 있는데
무심코 눈물이 나더라.
00아.. 깜지가 아프대.. 하며 눈물이 쏟아지는 나를 보고
아이가 위로해 주듯 다가와줬어.
돌아보니 그날은 오랜만에 너에 대해 많이 생각한 하루였어.
너를 계속 입원시키는 게 나을지..
입원을 하면 돈이 많이 나올 텐데 그걸 감당할 순 없으니
집에 데려와야 할 거 같다는 생각..
만약 집에 데려왔는데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 혼자 둘 수는 없고..
정말 온갖 생각이 들었지.
남편이 아이를 목욕시킬 때 병원에서 전화가 왔어.
네가 상태가 많이 안 좋다고 하더라고.
밤 10시 이후엔 병원에 의사가 상주하지 않아서
위험한 상태여도 처치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의사는 너를 아침까지는 입원시켜 보는 걸 권유했지만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했어.
나는 아이를 재워야 해서 남편이 너를 데리러 갔지.
아이를 재우고 나와서 남편과 통화를 했는데
네가 눈을 못 뜨고 의식이 없다고 하더라.
그리고 너를 안으려 했을 때 설사가 나왔대.
남편이 주차장에 도착했다는 알림을 듣고, 엘리베이터로 너의 푹신한 침대를 들고나가서 기다렸어.
집안으로 들어와 숨을 거칠게 쉬며 힘들어하는 모습으로 누워있는 너의 이름을 불렀어.
숨을 몰아쉬는 게 계속 들리는데
숨을 쉬는 게 고통스러운..
살아있는 게 힘겨운..
약하게 불어도 꺼질 것 같은 촛불 같았어..
너의 머리를 만지며 한참 동안 이름을 부르며 울었어..
다음날 일을 가지 않기로 마음먹고,
너를 데리고 새벽이나 아침에 이모네로 가려고 생각했어
곧 세상을 떠날 거란 예감이 들었지만
죽음의 순간은 알 수 없으니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복잡한 마음으로 세수를 하는데
남편이 나를 불렀어. 와봐야 할 것 같다고..
급하게 너에게 달려갔어..
거칠게 쉬던 숨이 점점 옅어져 가면서
숨이 끊어져가는 모습을 봤어.
눈을 감지 못하고, 혀도 풀린 상태의 마지막 모습.
살아있다가 죽어가는 모습, 죽기 직전의 모습을 지켜봤어..
슬프다는 걸 머리로 알기 전에
반사적으로 눈물이 흐르는 낯선 경험을 했어.
네가 누워있는 침대 가장자리에 내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게 보이더라.
오늘 마지막일 수도 있으니 너를 내 옆에 두고 같이 자려고 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아이침대에 올라가려고 했을 때 그냥 둘걸..
잘해주지 못한 후회와 미안함으로 내 마음이 얼룩덜룩 해졌어..
무엇보다 제일 미안한 건
네가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겨울에 갈 가족여행을 생각하며
너를 친정에 맡기는것게 번거로우니
차라리 그전에 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거야.
온갖 미안함과 후회가 몰려와서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눈물이 흘러나오는 그날.
너의 시간이 멈춘 마지막 날은 4월 9일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