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아프기 일주일 전 너에게 미용을 해줬지.
미용이 끝나고, 너를 데리러 갔을 때
뒷다리를 만지지 못하게 하는 것과 피부문제로
병원에 데려가보는 게 어떻겠냐는 말을 들었어.
이제야 아이를 어린이집 보내서 시간여유가 있다는 말을 하며
안 그래도 다음 주에 가보겠다고 말을 했어.
그리고 핸드폰 스케줄란에 ‘깜지병원’이라고 적어뒀지.
너를 병원에 데리러 가겠다고 적어놓은 그날
밤사이에 토를 한 흔적이 보였어.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잠깐 쉬려고 누웠는데
네가 계속 끙끙거리고 아파하더라.
몇 번 토를 더 했었지만 좀 더 지켜보다가 병원에 가봐야겠다 싶었는데
화장실 변기 뒤에 숨어있거나 지속적으로 신음소리를 내는 걸 듣고,
병원에 데려가려고 마음먹었어.
아이를 하원시켜 시가에 맡기고 병원에 갔어.
너를 차에 태웠는데 힘없이 늘어져 조수석에 누워서 가만히 있더라.
평소엔 차를 타면 흥분하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거나 낑낑댔었는데..
동물병원에 예약해야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갔는데
접수처에 물어보니 진료를 보려면 이틀을 기다려야 한다는 거야.
아파서 왔다고 시간이 오래 걸려도 기다리겠다고 진료를 볼 수 없냐고 간청하니
오늘 취소건이 있어서 1시간 정도 기다리면 된다고 했어.
그게 너를 안고 있었던 마지막 시간일 줄은 몰랐어.
부드러운 담요에 너를 감싸서 내 무릎 위에 올려놓고
병원 대기실에 앉아서 숨을 쉬는 너의 등에 손을 얹었어.
숨을 쉬고 있네.
아프지만 살아있다는 것.
너의 온기와 등의 움직임에서 느꼈어.
아주 당연한 사실이지만
평소에 알아차리지 않는 숨에 대해 느끼고,
숨은 움직이는 거구나.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게 이런 거구나 머물렀던 순간이 기억나네.
진료결과 염증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했어.
췌장염이 있는지는 는 내일 CT를 찍어봐야 안다고 했고..
종합피검사를 권했는데 아이를 시가에 계속 맡겨놓을 수 없어
내일 CT 찍으러 왔을 때 피검사를 하겠다고 하고 병원에서 나왔지.
내가 임신했을 때 네가 밥을 잘 안 먹고 기운이 없어서
병원에 데려갔을 때도 염증수치가 높게 나와서 종합피검사를 했었잖아.
그때 큰 이상은 없었고, 곧나은 경험이 있어서 좀 지켜보자는 결론을 내렸었어.
밤이 되어도 너는 계속 낑낑대며 이리저리 누울 곳을 찾아 헤매는 걸 봤어.
안방에 아기범퍼침대에 들어가려고도 하는 걸 제지했지.
새벽에도 이따금씩 소리를 냈던 거 같아.
남편이랑 너에 대한 얘기를 나눴어.
네가 노견이니 아플 수 있고, 아프게 되면 병원비가 많이 들 거라는 예상은 했었고,
이제부터 그걸 감당해야 될 수도 있겠다고..
나는 네가 오래 못 버틸 것 같다고 생각했어.
노화가 되는 모습을 지켜봤고, 점점 기력이 없어져가는 걸 체감했거든..
남편은 천만원정도 병원비로 들어갈 수 있겠단 예상을 했다고 하는데
나는 그 정도 많은 돈을 쓰는 건 부담이 된다고 했지.
현실적으로 너의 죽음에 관해서 얘기하면서 돈생각을 더 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
너를 감당하는 것에 대해 힘들어하며 네가 없는 게 낫다고 생각도 했으니까..
네가 죽으면 내가 얼마나 슬퍼할까?
처음에 너를 키울 때는 정말 예뻐했고, 오랜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은 애정이 줄어들어 죽더라도 슬퍼하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