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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medy Aug 04. 2016

추억 팔이-7/23

일기

추억 팔이-7/23


처음 하는 450 색소 라는 실험을 하고 20분 시간이 나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주제는 말 그대로 “추억 팔이” 인데 단순한 추억팔이 라고 하기에는 약간의 비약이 있는듯 싶다. 


나에게는 이상한 습관이 있다. 가끔가다 울적한 기분이 들면 사진첩도뒤적거려 보고 예전에 듣던 노래들도 들어보고 하면서 예전에 느꼈던 기분을 다시금 느껴보는 일종의 의식을 한다. 그러다가예전에 첫번째 여친과 헤어졌을 때 즈음 빠졌었던 노래를 찾았다. 그 노래는 바로 긱스의 Officially Missing You라는 노래이다. 


널 기다리던 밤처럼
길고 어둡던 우리 사이 공백
이게 끝이 아니길 바래 I wanna go back
너가 원하던 거
다 고친 지금에야 넌 어디로 갔는지
난 홀로 남아 lonely

오늘 따라 부는 바람도
참 시린 것 같은데
넌 왜이리 멀쩡해보이는 건지
눈치도 없는 너지만
예전처럼만 웃어주면돼

나에겐 너 하나뿐인 걸
너땜에 아파 하는걸
널 잊으려고 노력해봐도 잘 안돼
널 미워하는 건

추억속 너에겐 못된 일이라 난 할수가 없어
이렇게 널 그리워 하는 날 알고있는지

나에겐 너 하나뿐인 걸
너땜에 아파 하는걸
널 잊으려고 노력해봐도 잘 안돼
널 미워하는 건

too hard 너무 어려워 날 몰라주는 너도 서러워
I'm officially missing you
officially missing you

yeah im officially missing you
you know how i've been through
이젠 너와 내가 친구
사이로 남아 내 삶이 전부
진부하게만 느껴져 마치 실이 빠진 진주
혹은 가벼운 티슈 우리둘 간에 issue
makin 은 이젠 없을거야 넌 아무 느낌도
안나겠지만 서도 나 없는 밤이 긴듯
혼란스럽겠지 나 역시 옆구리 시린 just sandle
지루한 스캔들 내 안티팬들이 되버린
니 주위 사람과 불리한 game을 하기도 전에
over를 쳤지만 just painful

yeah I just can do it but can't be single
사랑노랠 들어도 where the melodies at
행동 하나하나 모두 다 외로움이 돼
so I'm officially missing you
날 떠난 너지만 아직 날 괴롭히네

나에겐 너 하나뿐인 걸
너땜에 아파하는 걸
널 잊으려고 노력해봐도 잘 안돼
널 미워하는 건

추억 속 너에겐 못된 일이라 난 할수가 없어
이렇게 널 그리워 하는 날 알고있는지

나에겐 너 하나뿐인 걸
너땜에 아파 하는걸
널 잊으려고 노력해봐도 잘 안돼
널 미워하는 건

too hard 너무 어려워 날 몰라주는 너도 서러워
I'm officially missing you
officially missing you


뭔가 가사만 들어보면 오글력이 매우 강력해지는 중2가 첫사랑을 보내고방바닥에서 흐느껴 울며 읊을만한 가사인데 당시 상황이 상황 이였던 지라 (당시에 중2병에 지대로 걸려있었던 지라) 이 노래가 딱 마음에 와 꽂혔다. 참 재미있는 노래인 것 같다. 오글거리는 것과는 별개로 어쩌면 상처가많았던 관계의 찢어짐 후의 심리를 매우 정확하게 설명하는 노래가 아닌가 싶다. 지금에야L이 싫어하던 것들을 어느 정도 바꿨지만 L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여자들도옆에 없음을 느껴서 뭔가 허무하고 허전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하나. 


나에게는 잊혀지는 것 만큼 두려운 것은 없기에 누구라도 잊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한다. 노래에서 나왔듯 잊는 다는 것은, 잊혀진다는 것은 못된 것이기에나는 누군가가 나를 억지로 잊지 않았으면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최대한 나에게 벌을 주기 위해서 빨리잊게 도와주곤 하기도 한다. 또 나에게 그녀들은 모두 한때 완벽했었고 멋있었고 아름다웠기에 그들을 바로잊어버리는 것은 정말 못할 짓을 하는 것 같아 아픈 기억이던 힘든 기억이던 일단 머릿속에 넣고 본다. 


그런 나에게 이상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L이 무슨 말을 했는지, 그때 어떤 감정 이였는지 점점 느끼는 것이 힘들어 지기 시작했다. 옛날사진을 봐도, 보기만 해도 쿵쾅대던 가슴은 오히려 과거의 나를 비웃듯 너무나도 차분히 뛰고 있는 것이아닌가. 시험삼아 사진 한 장을 지워도, 그냥 블록을 풀어봐도, 페북을 들어가봐도 신기하게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 기억해 내지못하는 건지, 이미 사라져 버린 건지 궁금하기는 했지만 그냥 묻어두기로 했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캐내지 않는 것이 더 좋은 것들도 많으니까. 


최근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이별을 고하고 있다. 오랜시간 동안 함께 했었던 관계에 있었던 사람들도, 짧디 짧은 시간 동안 서로를 아는 애매모호한 관계에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상하게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하니 봄을 타는 동안에 만들었던 인연을 정리라도하려는 듯 가까웠던 인연도, 멀었던 인연도, 중요한 인연들도정리를 하나보다. 


나도 최근에 인연을 하나 만들려고 노력을 했다. 이야기도 자주 하려노력했고, 기분 좋고 웃게 하고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 주려고, 트라우마를고쳐주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이 거의 없는지라 이 인연을 만드는 건 포기를 하려고한다. 내가 인연 하나를 만든 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는 사람 이여서 그런건지, 아니면 그냥 내가 못난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여전히 내가 다가가지 않으면 가까워 지지 않는 관계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언제나 나만 노력하는 관계를, 나만 120%를 주는 관계를 한도 끝도 없이 유지해 나가기란 정말 지치고 진 빠지는 일 인 것 같다. 되게 좋은 사람이라 친해지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상대방은 그럴 생각이없나 보다. 여전히 쓰레기통, 최고급 금고의 역할만 하는내가, 그 이상의 것을 할 줄 못하는 건지 하지 않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한심스럽게 느껴진다. 


내가 무언가를 잘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애초에 중간이라는 것이없었던 나에게는 100을 주던지0을 주던지 둘 중 하나라는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물론 그 생각 자체는 변함이 없지만, 무조건 100을주는 것은 이젠 불가능하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상대방은 밀치고 나는 가까이다가가려고 할 때 중요한 것이 바로 중간, 50의 노력이라는 것을 드디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관심도 믿음도 없는 사람에게 내가 무엇을 해주어야 할까? 하지만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것은 기분이 좋지 않으니까 그냥 딱50. 더도 말고 덜도 말고 50만 해주는 거다. 지는 것도 이기는 것도 아닌 중간 값을 찾는것이다. 


결국 지금 만든 인연 중10년,30년, 50년동안 함께 할 인연은 얼마 되지도 않을 텐데, 뭐하러 이렇게 목매다는 건지… 


삼일 걸쳐 쓴 글이라 이어지지 않는 부분도, 이상한 부분도 있는 것같다. 하지만 그래도 삼일간의 고충을 담아낸 글이라 마음에 든다. 


아 내 머리아픔은 언제쯤 가실까.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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