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커버 기획 1 '오브제' 2
음악 작업을 이어가던 도중, 작가님에게 연락이 왔다.
작품이 드디어 나왔으니, 얼른 보러 오라고 했다.
긴 기다림 끝에 마주한 램프.
은은한 비색 위로 자글자글 피어난 빙렬은 나무 껍질처럼 살아 있었고,
손끝으로 표면을 더듬자 결이 조용히 따라왔다.
나는 빛의 방향을 눈으로 좇으며,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하지만 작가님은 아직 다 보여준 게 아니라는 듯, 작업실의 조명을 모두 껐다.
어둠이 천천히 내려앉았고, 그는 램프의 스위치를 켰다.
빛은 도자기의 표면을 부드럽게 휘감았다.
빙렬 사이로 스며든 빛은 따뜻했고, 그 따뜻함은 오히려 더 조용했다.
“스케치 들려줬던 곡들, 정말 잘 완성되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작품이 앨범 커버로 쓰인다며, 작가님은 덤덤한 목소리로 응원을 건넸다.
생각으로만 그리던 기획들이 하나둘 눈앞에서 형태를 갖춰가는 과정이 기분 좋았다.
이제, 이 작품을 가지고 앨범 커버를 완성해야 할 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