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향신료를 추가한다면

Hesitations, 색소폰과 함께.

by Tannamu

이 앨범의 문을 열고 닫는 곡, 'Hesitations'. 아이러니하게도 제목 그대로 만드는 내내 나를 가장 깊은 '망설임'에 빠뜨린 곡이었다.


기타로 만든 루프는 깊고 여운이 있었다. 문제는 그 자체로 너무 '완성형'이었다는 점이다. 빈틈이 없었다. 너무 고독해서, 다른 어떤 소리도 끼어들 틈이 없어 보였다. 여기서 무엇을 더하면 사족이 될 것 같았고, 그대로 두자니 그저 4마디 루프에 불과했다.


고민에 빠지고 나서는 한참을 작업에 손을 놨던 것 같다. 작품이란 게 그저 머문다고 나오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서였을까.

한참을 헤매다 답을 준 건 친구의 작업물이었다. '정통 재즈 힙합'이라는 무기를 들고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까지 오른 친구. 아날로그의 맛과 새로운 사운드를 맛있게 섞어 쓰는 그 친구의 작업물을 듣던 중이었다.

꽉 찬 비트 사이를 뚫고 나오는 관악기 소리가 귀에 박혔다. 아무리 단단한 벽에 둘러싸여 있어도, 어딘가를 허물고 들어오는 그 숨소리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이 곡에는 색소폰을 얹어야겠다."


머릿속에 떠오른 연주자가 있었다. 어느 영상 속 에너지가 좋아 친구와 함께 공연까지 보러 갔던 분. 무대 위에서 쏟아내던 그 강렬함이 잊히지 않았다.

그의 힘 있는 연주라면, 이 정적인 곡에 생기를 넣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이 곡에 색소폰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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