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적 구성 이야기
나는 뮤지컬적인 요소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뮤지컬 을 좋아합니다."라고 말하기엔 조금 머쓱하다. 내가 본 뮤지컬이라곤 혜화동 소극장 공연들과, 가족들과 함께 봤던 <지킬 앤 하이드>가 전부니까. 진짜 그 세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정을 알기에, 감히 그 단어를 입에 올리기엔 내가 너무 얕다는 걸 안다.
하지만 누군가 어릴 적 내게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고 물었다면, 그 시절의 나는 주저 없이 <라라랜드>를 꼽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낸 싱글들도, 이번 곡도 공통점이 있다. 가사가 정말 적다는 것. 하지만 멜로디는 가슴을 깊게 때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메인 멜로디가 나오기 전, 인트로(Intro)에 할애된 시간이 꽤 길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지루하다 할지 모를 이 긴 호흡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나는 이어폰을 꽂고 거리를 걷는 당신의 '순간'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길 원했다.
긴 인트로는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Opening Sequence)다. 카메라가 풍경을 천천히 훑고,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가듯 분위기를 잡는 시간. 멜로디가 나오기 전까지 청자가 그 무드에 충분히 젖어 들기를 바랐다.
그리고 마침내 터져 나오는 멜로디는, 청자가 함께 흥얼거리며 그 순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중독적이면서도 감정선을 강하게 울리도록. 그래야 이 음악이 당신의 삶을 꾸며주는 OST이자, 뮤지컬 넘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테니까.
내 모든 노래는 과거를 다루기에, 기본값(Default)은 '슬픔'이다. 하지만 그 슬픔에 허우적대지는 않았으면 했다.
영화 속 슬픈 장면을 볼 때처럼, 나의 감정이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 관망할 수 있게끔. "아, 내가 지금 슬프구나." 하고 담담하게 그 감정의 흐름을 지켜볼 수 있게끔 음악을 구성했다.
내 음악이 누군가의 삶에 배경음악이 된다는 것. 그건 상상만으로도 벅찬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