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namu 2024 WRAPPED'
2023년의 결산은 참으로 처참했다. 아무도 내 노래를 듣지 않았다. 숫자 ‘0’이라는 그 선명한 공백. 그래서였을까. 2024년의 결산에서 리스너가 3천 명을 넘었다는 사실이 어쩐지 우스워졌다. 화면에 뜬 9999%+의 성장률을 보며, 나는 혼자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 성장률이 어디까지나 ‘0’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라는 걸 스스로 잘 알았으니까. 하지만 그 웃음에는 어딘가 묘한 감정들이 겹쳐 있었다.
작년에는 라디오에도 내 노래가 한 번씩 흘러나왔다. 조금씩, 정말 아주 조금씩 세상에 닿아가기 시작했다. 틈틈이 몰래 홍보도 했다. 그렇게 내 노래는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시간을 메우기 시작했다. 세계 어딘가에서 내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불가능할 것 같던 꿈이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 익명으로 활동하며 많은 걸 바라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지금의 나는 그 ‘조금씩’이 만들어준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있다.
내 주변에는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 그들의 공연장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고, 그들의 음악은 수많은 이들에게 닿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들이 부럽지 않았다. 오히려 그 존재들이 내게 큰 감흥을 주었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음악에 담아 전하고 있었고, 나 또한 나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내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만든 음악이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하루를 위로하고 있을 거라 믿는다. 나의 노래는 힘든 순간, 조용히 함께하는 존재였음 좋겠다. 왜냐하면 그것이 내가 음악을 만든 이유이기 때문이다. 감정의 표출과 그로 인한 해소, 그리고 위안. 나는 그렇게 음악을 만든다.
내년에는 내가 애정하는 작품들이 하나씩 세상에 나올 예정이다. 아주 소박하게 시작된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준 당신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숫자로도, 결과로도 환산되지 않는 마음의 무게들이 있다. 함께 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