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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하영 Jul 08. 2023

치앙마이 일기 5

치앙마이대학교 블루커피 운동 그랩푸드 실패

7월 3일 월요일


한 주의 시작 월요일이지만 큰 의미가 없다. 오늘은 뭐 하지? 가 최대의 고민이다. 아침운동을 때문에 매일 가장 뜨거울 때 나서는 것 같아 오늘은 운동 시간을 저녁으로 바꿔보려고 했는데, 그것과 상관없이 늦잠을 자버렸다. 에이 뭐 이런 날도 있어야지. 예술인 마을을 가볼까 했더니 또 월요일은 쉬는 날이란다. 고민고민 하다가 이제 노트북을 열어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 스터디 카페를 알아봤다. 유튜브에서 봤던 치앙마이 대학교 안 블루커피로 당첨. 거리가 꽤 멀어 택시를 불렀다. 다행히 바로 잡혔다. 그랩보다 볼트가 더 저렴한데 기사 수가 적은 것 같다. 잡히면 다행, 없으면 그랩으로 다시 불러야 한다.

카페 분위기가 너무 좋다. 자리가 많지 않아 두리번거리니 어떤 아저씨가 곧 나갈 테니 여기 앉으라는 신호를 보낸다. 명당이다. 카페는 독서실보다 더 공부가 잘 되게 꾸며져 있다. 각 자리마다 콘센트가 있다. 대학교 학생들이 조별활동도 하고 개인 공부도 한다. 독서실처럼 조용하다. 통창인데 통창으로 보이는 열대우림도 기분 좋게 한다. 참 마음에 드는 카페다. 어젯밤에 갑자기 설사를 하는 바람에 오늘은 뜨거운 차와 빵을 하나 시켰다. 아침에 경옥고를 한 포 먹고 나왔다. 배는 별로 고프지 않아서 카페를 나서는 5시까지 빵 하나로 버텼다.

미루고 미뤘던 노트북을 열었다. 하… 빈자리 없이 꽉 채우고 온 바탕화면부터 정리를 했다. 홍보회사를 다닐 때는 누가 봐도 J 같은 정리스킬로 컴퓨터를 사용했는데 이 회사 아니 이 팀을 오고 나서는 확실히 정신머리가 없다. 그냥 무조건 바탕화면에 쏟아내 놓고 더 이상 쓸 일이 없어질 때 즈음이 되어서야 정말 큰맘 먹고 바탕화면 정리를 한다. 이제 당분간(?) 바탕화면 쌓일 일도 없을 테다.. 하면서 파일 하나하나를 지웠다. 80% 이상이 쓰레기다. ㅎㅎ 그리고는 비용 정리를 했다. 혜미와 함께한 비용을 정리해서 청구하고 나만의 한 달 살기 가계부도 만들었다. 그리고 대만여행 영상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 카페의 유일한 단점은 화장실이 없어 대학교 화장실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 겁이 났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쓸만했다. 바닥에서 작은 바퀴벌레를 발견했지만 내가 더 급했기에 놀랄 겨를은 없었다. 다리가 따끔해서 보니 개미가 물었나 보다. 결국 끝까지 찾아 저 세상 보내줬다.


카페에 있을 때 아주 시원하게 비가 내렸다. 나올 때 즈음 그쳐서 학교 앞에서 팟타이나 먹어볼까..(지겹더니 또 먹고 싶어 졌다.) 했는데 치앙마이 대학교 야시장은 또 30분이나 걸어가야 한다. 포기하고 어학원 건물이나 둘러봤다. 스케줄이 안 맞아 등록할 수 없었지만 돌아가면 꼭 태국어 수업을 들어야겠다. 더워서 그런가 밥을 못 먹어서 그런가 체력이 바닥이 났다. 택시를 불러서 집으로 와서 저녁 운동을 했다. 저녁 시간에 더 사람이 많네. 운동을 하면서 저녁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랩푸드를 시켰는데 맥도날드랑 팟타이랑 다 주문 실패했다. 라이더가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나가서 먹을까 하다가 그 또한 귀찮아서 비상식량으로 전날 편의점에서 사 온 치킨봉 3개로 허기를 달래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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