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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하영 Jul 08. 2023

치앙마이 일기 4

운동 와로롯시장 라탄 법랑 스터디카페 우동 스타벅스

7월 2일 일요일


다시 맞는 일요일이다. 치앙마이에는 주말에만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가장 유명한 선데이 마켓도 그렇고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코코넛 마켓도 주말에만 연다. 어제도 늦잠을 자버려서 오늘 뿐인데 혼자 가려니 영 흥미가 없다. 사실 코코넛 마켓을 가려고 그랩을 불렀는데 잡히지 않았고 2시까지라는데 아침 운동 후 씻고 빨래하고 준비하다 보니 12시가 넘어버렸다. 코코넛 마켓 근처의 장차이 마켓이나 가볼까 했지만 생각보다 거리가 있어서 나중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치앙마이는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다. 내가 살고 있는 콘도의 헬스장은 8시부터이고 아침운동을 끝낸 후 준비하면 11시가 넘어 버린다. 시장도 그렇고 감성 카페들도 그렇고 4시부터 문을 닫아버리는 곳이 많다. 그래서 하루에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너무 더워서 6시 이후에나 걷기 좋은데 말이다. 어제처럼 늦잠을 자버리면 정말 갈 수 있는 관광지는 거의 없는 셈이다.  

오늘도 어제 계획했던 것이 아침부터 어그러졌지만, 무슨 상관이랴. 주섬주섬 짐을 챙겨 나왔다. 적당히 시리얼에 요거트까지 먹고 나와 배는 고프지 않았고 쭉 직진을 하면 나오는 와로롯 시장을 향해 걸었다. 20분 남짓이지만 이 날씨에 걷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지난번 6시까지인 줄 알고 4시 좀 넘어서 와 봤더니 거의 문을 닫아 있었다. 오늘은 좀 더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활기찬 분위기였다. 실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시원하지는 않고, 천이나 식재료들 위주로 파는 현지인들 시장 같은 느낌이다. 이곳에 라탄 매장이 있다고 하는데 그 건물 안에서는 찾지 못하고 검색하다 1분 거리에 있는 라탄매장을 갔다. 주인아주머니가 무척이나 친절하다. 가방 종류는 많지 않았지만 소품이 아기자기했다. 슬리퍼와 작은 가방 그리고 3개 이상 사면 5% 할인을 해준다고 해서 동전지갑도 골랐다. 그리고 너무 더워 지치기도 했고 슬슬 배가 고파 어제부터 먹고 싶던 우동을 먹으러 가는 길에 법랑 그릇을 좀 사고 (싸고 귀여웠다.) 걸었다. 아무래도 오늘 이 날씨에 무리를 했는지 살짝 더위 먹은 듯한 증상이 왔다. 10분 남짓 거리의 우동집까지 가려다가 고개를 돌렸는데 너무 예쁜 카페가 있었다. ‘더 스토리’라는 카페였는데 여기 와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분위기의 카페였다. 2층은 대놓고 워킹 스페이스로 꾸며져 있었다. 2층에는 자리가 없어서 1층에 자리를 잡고 샌드위치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이제야 정신이 좀 드는 느낌. 단점이 있다면 구매 금액별로 인터넷 사용 쿠폰을 주는데 1시간마다 로그인을 다시 해야 되는 번거로움이 있다. 여기서 대만영상을 마저 편집했다. 디지털 노마드라더니 한국인들에게는 아직 먼 느낌. 아이클라우드에서 다운로드하는 게 정말 한세월이다. 그래도 6시까지 잘 편집하고 나왔다. 나중에 서진이가 오면 다시 꼭 와보고 싶다.


드디어 우동을 먹으러 갔다. 구글 리뷰대로 직원이 필요이상으로 많아 보였다. 유부 우동과 튀김을 먹었다. 유부우동은 면발의 쫄깃함이 아쉬웠지만 튀김은 아주 맛있었다. 우동은 한국 가서 꼭 다시 먹어야겠다. 그리고 걸어오는 길에 편집을 마저 해야겠다 싶어서 10시까지 하는 집 근처 나이트바자 스타벅스를 찍고 갔다. 쭉 직진만 하면 되는 길이었는데. 어머나. 이 골목 참 신세계다. 가볍게 한 잔 할 수 있는 술집들이 쭉 이어져 있는데 시끄럽지 않고 분위기 있다. 그리고 곳곳에 인도 맛집들이 섞여있다. 사람들이 너무 많길래 나중에 서진이랑 와보려고 구글 지도에 찍어놨다. 우동집에서 스타벅스로 오는 직선 골목 내내 분위기가 괜찮아서 그 골목에 있는 숙소도 지도에 저장을 해놨다. 깔끔한 신식이었는데 1박.. 2만 원이다.


스타벅스에 도착했다. 저녁이라 커피를 안 마시려 했는데 또 그게 무슨 상관인가 싶었다. 콜드브루 머시기를 시켰는데 맛은 그냥 그랬다. 주말은 10시까지, 평일은 11시까지 하는 곳이다. 이렇게 전 세계 매장을 똑같이 만들어버리는 스타벅스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직원은 참 친절했다. 인터넷 속도도 나쁘지 않았다. 잠 안 오면 여기로 자주 와야겠다. 9시 30분쯤 되었는데 아이패드 배터리가 없어 겨우 2편을 완성했다. 그래도 오늘은 돌아다니면서 알차게 보낸 것 같다.


밤에 갑자기 설사를 했다. 먹은 게 없는데 왜일까. 우동 때문은 아닌 것 같고 더위를 먹은 게 아닐까… 생각된다. 다행히 그 이후로 배는 아프지 않았다. 집에서 인터넷 사용하기가 부담스럽다. 용량도 적고 왜 로비에서 쓰라고 유도하는지 알 것 같다. 벌써부터 후기에 이 내용을 어떻게 남길까… 고민이다. 그 덕분에 집에서 책을 좀 읽다가 잤다. 그래 이제 집에서는 책이나 좀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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