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근로를 빼놓고 생각하는 건 불가능하다
After Japan's defeat in World War II, the country adopted a new democratic constitution in 1947 under the supervision of Allied forces, which fundamentally transformed Japan by introducing principles of popular sovereignty, human rights, and the renunciation of war, while reducing the Emperor to a symbolic role. The photograph shows Japanese officials using visual aids to educate the public about their new constitutional rights and democratic system, reflecting the dramatic transition from an imperial state to a democratic nation during the post-war period. (Asahi Shimbun via Getty Images)
(본 글은 법률 전문서적의 내용을 일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풀어 쓴 것입니다. 법적 정확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으나, 일부 내용이 원문의 의도나 법적 해석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법률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원문 및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본 해설은 원문의 취지와 맥락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설자의 정치적 견해나 가치판단과는 무관합니다.)
"헌법이 ‘근로’를 꼭 챙기는 이유,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우리 헌법 제32조는 모든 국민의 <근로의 권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근로’는 단순히 몸을 움직여 일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정신적인 노동까지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 사무직, 서비스업 종사자, 창의적인 예술 활동의 대가로 임금을 받는 사람 모두가 헌법에서 말하는 ‘근로자’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헌법이 왜 ‘근로’를 이렇게 강조할까요? 흔히 헌법을 "인권을 보장하는 최고의 규범"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사회에서 근로는 단순한 생계수단을 넘어, 자아실현과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핵심적인 통로가 됩니다. 고용 관계에서 약자인 근로자를 보호하고, 그들이 일할 기회를 보장받도록 국가가 노력해야 한다는 사상이 반영된 것이 바로 <근로의 권리>입니다.
이와 같은 관점은 1919년 바이마르공화국 헌법부터 더욱 본격적으로 등장했습니다. 당시 ‘일하지 못하는 자에게 국가가 필요한 생계비를 지급한다’는 규정을 둔 것에 영향을 받아, 전 세계 여러 국가도 자국 헌법에 근로 보장 규정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제헌헌법(1948년)부터 근로권 조항을 꾸준히 유지·발전시켜 왔습니다. 특히 현대에 와서는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수단으로 근로자에게 적절한 고용기회를 확대하고 적정임금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무를 명시하면서 근로의 권리가 매우 중요한 사회권적 기본권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세계 각국의 헌법 속 ‘근로’ 개념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근로의 권리를 헌법 차원에서 최초로 선언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이마르공화국 헌법(1919년)입니다. 이후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이 이를 계승하면서 ‘국민이 일할 자유와 기회를 누려야 한다’는 원칙을 헌법 속에 포함시켰습니다.
예컨대 1948년 제정된 세계인권선언 제23조는 "모든 사람은 근로하고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하며, 실업 상태가 되지 않도록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시합니다. 일본 헌법도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지며, 근로의 의무를 진다"고 선언해 한국 헌법과 유사하게 국가와 개인의 쌍방 책임을 제도화했습니다.
그러나 근로권을 어떻게 구체화할지는 나라별로 조금씩 달랐습니다. 어떤 국가는 선언적 의미에만 그치고(이탈리아 등), 어떤 국가는 국가의 의무 사항을 좀 더 명확히 열거하기도 합니다(프랑스·포르투갈 등). 즉, 근로의 권리가 국가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목표 규정>인지, 아니면 실제로 국가가 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실질적 권리>인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견해가 공존합니다.
우리 헌법은 "근로자 보호"라는 사회적 요청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헌법 제32조 제1항은 근로의 권리 보장을 언급하며, 동시에 국가가 적정임금 보장과 최저임금제를 실시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국가가 모든 구직자에게 일자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느냐"라는 문제에서는 일정한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 역시 각국의 입헌례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도 유사한 고민을 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근로의 권리는 돈을 벌 자유만을 뜻하는 걸까요?"
헌법 제32조가 말하는 근로의 권리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는 전반적인 과정을 아우릅니다. 즉, 그 종류·장소·내용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함부로 방해받지 않을 권리, 그리고 노동 기회를 얻지 못했을 때 국가에 필요한 지원(예: 고용증진 정책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까지 포괄합니다.
다만 "국가가 일자리를 직접 만들어주지 않으면 국민이 소송을 걸어 강제할 수 있는가?" 같은 물음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근로의 권리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청은 분명하지만, 이를 '모든 이에게 현실적으로 ‘즉시 제공’'하기는 국가의 역량상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근로의 권리와 관련된 생계유지의 문제는 별도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범주에서 주로 논의됩니다.
"일할 권리가 왜 그렇게 중요한 걸까요?"
(a) 자아실현 수단
사람은 일을 통해 자신이 가진 재능과 개성을 발전시킵니다. 이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b) 시장경제의 전제조건
노동력을 임금과 교환하는 질서는 현대 자본주의에서 핵심입니다. 국가가 근로권을 보장함으로써 자본주의 기반도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c) 국가의 사회적 의무 감축
사람들이 능력껏 일하고 임금을 받으면, 국가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복지예산이나 사회적 비용이 줄어듭니다.
(d) 고용·노동 정책의 방향지표
국가는 실업이나 저임금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펴야 합니다. 근로권이 실효성 있게 보장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생존 기반이 흔들립니다. 특히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는 노인 일자리에 대한 국가의 역할이 더욱 강조됩니다.
"근로의 권리는 자유권일까, 사회권일까?"
근로하고 싶을 때 국가나 제3자의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않는 자유를 말합니다. 예컨대 국민이 특정 직장에 취업하는 것을 권력기관이 이유 없이 막으면 위헌이 됩니다. 이 측면에서 근로권은 '일할 자유'로서의 기능을 분명히 갖습니다.
근로자에게 단순히 "일할 자유를 주겠다"를 넘어, 국가가 실질적인 노동 기회를 제공·지원해야 한다는 관점입니다. 이때는 두 갈래로 다시 나뉩니다.
(a) 추상적 권리설
헌법이 선언하는 근로권은 지향점 혹은 원칙에 불과하므로, 실제 제도는 후속 입법에 달려 있다는 입장입니다.
(b) 구체적 권리설
근로권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국가가 직장 알선이나 생계 보조 등을 해주지 않으면 국민이 바로 법적 수단으로 요구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다만 우리 헌법재판소는 이 정도로 강력한 청구권까지 인정하지는 않고, "고용 증진 정책 등 국가가 노력해야 할 의무" 수준으로 이해하는 편입니다(헌재 2002. 11. 28. 2001헌바50).
이 밖에도 "근로권은 국가에게 정책적 목표를 제시하는 선언 규정"으로 보는 견해나, "정확한 권리라기보다는 ‘국민이 국가의 고용 정책을 기대할 수 있는 권리’" 정도로 보는 학설도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근로권을 사회적 기본권으로 정의합니다(헌재 2002. 11. 28. 2001헌바50). 따라서 헌법 자체로 국가에 ‘즉시 일자리를 제공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가 고용 확대를 위한 여러 사회·경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누가 이 권리를 누릴 수 있을까요?"
원칙적으로 모든 국민이 주체가 됩니다. 미성년자도 조건에 따라 근로가 가능하지만, 근로기준법에서 15세 미만은 취직인허증이 있어야 하고, 과도한 노동에 노출되지 않도록 특별히 보호합니다. 외국인에게도 기본적으로는 근로 환경과 임금 등에 관한 인간다운 대우가 인정되지만, 내국인과 달리 고용 형태나 취업자격에서 제한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헌재 2007. 8. 30. 2004헌마670).
국가는 구직자가 일을 찾기 쉽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위한 예산과 정책을 집행해야 합니다. 예컨대 고용정책기본법, 직업안정법, 장애인고용촉진법 등은 국가가 고용 환경을 개선·조성해 근로권을 뒷받침하는 대표적 입법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국가가 직접 기업에 "채용하라"고 명령할 수는 없기 때문에, 세제 지원·고용지원금 같은 우회적 방법을 쓰는 것입니다.
"최저임금 말고, 적정임금이라는 개념도 있나요?"
헌법 제32조 제1항은 ‘적정임금 보장에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흔히 ‘최저임금’만 떠올리지만, 그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이 생활을 유지하고 문화적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적정임금은 주로 노사교섭·단체협약에서 결정되지만, 국가는 여기에 필요한 정책 지원을 해야 합니다.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평균임금’과 ‘통상임금’ 개념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각종 수당이나 재해보상금, 퇴직금 산정 시 이 개념이 활용됩니다. 만약 법령이 미비하거나 행정입법이 뒤따르지 않아 산정 방식이 불분명해지는 경우,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행정입법 부작위>가 국민의 권리 보호를 소홀히 한 것이라고 보아 위헌성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헌재 2002. 7. 18. 2000헌마707).
"사용자가 얼마라도 주면 되지 않나요?"
노동력을 제값 못 받게 방치하면, 근로자는 생존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헌법은 국가가 ‘최저임금제’를 시행하라고 규정합니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매년 최저임금을 고시하며, 사용자는 그보다 낮은 임금을 줄 수 없습니다. 이는 "소득의 최저선"을 보장해 국민 생활을 안정시키는 핵심 장치입니다.
헌법 제32조 제3항은 근로조건을 법률로 정해야 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고 선언합니다. 예컨대 근로기준법은 임금, 휴일, 근로시간 등 최소한의 조건을 정해두었고, 이를 어기면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당연무효). 국가가 이렇게 ‘최저기준’을 딱 정해두는 것은 사용자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근로자를 과도하게 부려먹는 일을 막기 위함입니다.
사용자는 근로계약 체결 시 임금, 근로시간, 휴일, 연차휴가 등을 서면으로 명확히 알려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17조). 이를 어길 경우 형사처벌도 가능하므로, 대부분의 사업체에서 근로계약서를 꼼꼼히 작성합니다.
"회사가 저를 함부로 내보낼 수 있나요?"
헌법 정신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는 원칙이 근로기준법에서 구체화되었습니다. 물론 기업 사정상 "정리해고"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이때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와 해고 회피 노력, 합리적·공정한 기준 설정, 노동조합과의 협의 등 엄격한 요건을 거쳐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24조).
또한 여성의 임신이나 출산을 이유로 한 해고는 엄격히 금지됩니다. 헌법 제32조 제4항에서 여자의 근로를 특별 보호하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국가 역시 <부당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동 현장을 감독하고 제재 절차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여성을 위한 근로보호는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나요?"
헌법은 여성 근로에 대해 특별 보호와 함께 "근로에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선언합니다.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 및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여성은 모집·채용·배치·승진 등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규정하고, 임신·출산 휴가, 모성보호제도를 보장합니다. 또한 노무 현장에서 성희롱을 방지하기 위해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대표적인 의무입니다. 사업주가 이를 위반하면 처벌 또는 시정명령을 받게 됩니다(대판 1993. 4. 9. 92누15765 등).
"어린이가 밤샘 일을 할 수도 있나요?"
연소자는 신체나 정신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 사회적 약자이므로, 헌법 제32조 제5항은 이들의 근로를 특별히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근로기준법은 15세 미만 고용금지(예외: 취직인허증), 야간근로 및 유해작업 금지 등을 정하고 있습니다. 과거 산업혁명 시절 아동이 혹사당했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엄격히 규제하는 것입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라면 취업 우선권이 있지 않을까요?"
헌법 제32조 제6항은 국가유공자·상이군경·전몰군경 유가족에게 우선적 근로 기회를 부여하라고 선언합니다. 이는 국가가 이들의 희생에 보답하고, 사회적 통합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입니다(헌재 1995. 7. 21. 93헌가14). 다만 우선 채용비율, 가산점 부여 범위 등은 입법자가 국가 재정상황이나 국민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합니다. 무분별한 가산점 확대는 다른 이들의 평등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헌재 2006. 2. 23. 2004헌마675).
"헌법에 ‘근로의 의무’도 있다는데, 강제로 일해야 한다는 뜻일까요?"
헌법 제32조 제2항에서는 "모든 국민은 근로의 의무를 진다"고 하면서 그 내용과 조건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대 사회에서는 본인이 원치 않는 강제노동을 시킬 수 없으므로, 이 규정은 사실상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음에도 무임금·무노동 상태로 방치되지 않도록, 스스로 일할 책임이 있다"는 윤리적·사회적 선언에 가깝습니다.
예컨대 고용보험제도나 실업급여 수급 요건에서도 구직활동을 하지 않으면 지원이 끊길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지원 역시 제한될 수 있습니다.
근로권은 인간다운 생활, 평등권, 직업의 자유 등과 매우 밀접합니다. 스스로 직업을 선택해 경제적 자립을 이룬다는 점에서 직업의 자유와 긴밀히 연결되고, 고용과 임금 등에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평등권과 관련이 깊습니다. 혼인·출산 후에도 경력단절을 막으려면, 근로권 보장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기본권은 국가에 대한 "공권력 행사의 제한"으로 이해되지만, 근로권은 사용자(사인)와의 관계에서도 중요하게 작동합니다. 다만 헌법상 모든 규정이 곧바로 사인 간 분쟁에 직접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근로기준법 등 개별 법률을 통해 "사인의 권리·의무" 형태로 구체화되는 구조입니다. 여자·연소자의 근로를 특별히 보호하라는 헌법 규정도 마찬가지로 법률로 세분화되어 사용자에게 직접적인 의무를 부과하는 식으로 구현됩니다.
(본 글은 [헌법 주석서(법제처 연구용역), 한국헌법학회(2007), 제32조]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법률 해석과 적용을 위해서는 반드시 원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법률 자문을 대체할 수 없으며, 구체적인 법률문제는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해설은 원문의 취지와 맥락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설자의 학술적·정치적 견해나 가치판단, 신념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