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34조에서 찾는 "함께 사는 세상"

사람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This historic photograph captures a pivotal moment in South African history when President Nelson Mandela and Constitutional Assembly Chairman Cyril Ramaphosa unveiled the country's new constitution in Sharpeville on December 10, 1996, a location chosen for its symbolic significance as the site of the 1961 Sharpeville massacre. The signing of this constitution, widely regarded as one of the most progressive in the world, marked South Africa's formal transition from apartheid to a constitutional democracy, establishing fundamental rights and freedoms for all South African citizens.



(본 글은 법률 전문서적의 내용을 일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풀어 쓴 것입니다. 법적 정확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으나, 일부 내용이 원문의 의도나 법적 해석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법률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원문 및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본 해설은 원문의 취지와 맥락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설자의 정치적 견해나 가치판단과는 무관합니다.)


I.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삶의 최저선을 보장하는 헌법적 안전장치]


헌법 제34조는 "사회국가원리"를 근간으로 하여,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권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냥 단순히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생물학적 차원에 그치지 않고,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까지 포함한다는 뜻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가 ‘인간다운 생활’인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추상적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를 조금 더 쉽게 풀면, [1단계] 절대적으로 생존을 위협받지 않을 최소한의 생활, [2단계] 질병이나 장애, 노령 같은 요인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문화생활까지 영위할 수 있는 생활, [3단계] 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보호와 발전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보장제도의 틀에서는 첫 번째 단계(즉, 기본적 생존보장)부터 차근차근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예: 1997.5.29. 94헌마33)도 이러한 ‘최소한의 생활’ 보장 의무를 강조하며, 국가는 이 권리를 소홀히 해서도, 자의적으로 침해해서도 안 된다는 취지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가는 어느 정도까지 책임져야 할까요? 현실적 재정 한계와 국가의 의무를 조화롭게 해석하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기초연금법", "장애인복지법" 등 이미 제정된 수많은 사회보장 법령들은 바로 이 ‘인간답게 사는 것’을 구체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 할 수 있습니다.


II. 사회국가원리(복지국가원리)의 등장

"국가는 왜 복지에 이렇게까지 개입해야 할까요?"


헌법 제34조는 "자유권"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빈곤·질병·재해 등의 문제를 국가가 적극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국가원리"를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국가가 손 놓고 있으면 자본과 사회의 불평등이 심화되므로, 전체 구성원이 보편적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철학이지요.

이러한 이념은 19~20세기에 걸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격렬한 대립, 세계대전, 다양한 복지국가 실험을 거치면서 헌법적 가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 헌정사에서도 제헌헌법부터 꾸준히 ‘사회적 기본권’을 강조해 왔는데, 헌법 제34조가 그 대표적 예라 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도 여러 판결에서 사회국가원리를 근거로, "소득재분배 효과를 노리는 누진세 제도", "급부 위주의 사회복지 정책", "적정한 노동·교육·의료권 보장" 등을 헌법에 합치하는 제도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헌재 1992.10.1. 92헌가6 등 참조). 결국 사회국가원리는 "국가는 구경꾼이 아니라, 약자를 돌보는 실질적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III. 헌법 제34조의 연혁

"이 조문은 언제부터,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을까요?"


(i) 제헌헌법(1948) 이후
1948년 제헌헌법에는 "노령, 질병 등 근로능력 상실자가 법률에 따라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식의 문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제조항에서 “모든 국민이 균형 있는 경제발전과 사회정의를 통해 기본 생활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규정은 곧바로 [사회적 기본권]이나 [최소 생활보장]을 헌법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평가됩니다.

(ii) 1962~1980년대 개헌
1962년 헌법에서는 비로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명시되고, 국가의 ‘사회보장증진 노력의무’ 조항도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1980년 헌법부터는 ‘여성의 복지와 권익’, ‘노인과 청소년 보호’, ‘재해예방 의무’ 등 보호의 범위가 보다 구체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iii) 현행헌법(1987년)
1987년 개정헌법은 [제34조]에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습니다. 1항에는 [인간다운 생활권], 2항에는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 의무], 3항에는 [여성], 4항에는 [노인·청소년], 5항에는 [장애인·생활능력 미약자의 보호], 6항에는 [재해 예방 의무] 등을 명시하는 등, 구체적 대상과 영역을 넓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해외 헌법 사례와 비교해 봐도, 이렇게 보호 대상을 자세히 나열한 입헌례는 꽤 독특한 편에 속합니다.


IV. 다양한 학설과 쟁점

"‘인간다운 생활권’, 그냥 선언인가 아니면 강력한 청구권인가?"


(i) 입법방침설 vs. 구체적 권리설
예전에는 "프로그램 규정설" 또는 "입법방침설"이라는 견해가 우세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즉, 국가에 ‘되도록 노력하라’는 지침을 주는 선언적 규정일 뿐, 국민이 직접 ‘이 권리를 달라’고 소송 걸 수 있는 권리는 아니라는 주장이지요.
그러나 헌법재판제도가 자리 잡고, 복지국가라는 가치가 폭넓게 수용되면서 ‘현실에서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장해야 할 구체적 권리’라는 해석이 점차 우세해졌습니다. 여러 결정례(예: 헌재 1997.5.29, 94헌마33)에서도 “최소한의 물질적 생활 보장은 국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는 뉘앙스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ii) ‘최소한’이 어디까지일까?
거듭 말하지만, ‘인간다운 생활’이라는 말 자체가 굉장히 추상적입니다. 이에 대해 [물질적 최저 생활]만 보장해 주면 충분하다는 견해와, [문화적·사회적 생활 수준]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견해가 계속 충돌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의료급여법" 등에 의해 ‘생존을 위협받지 않도록’ 공적부조를 실시 중이지만, 나아가 노인·여성·장애인 등 다양한 대상별 복지를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도 큽니다.


(iii) 국가 재정과의 관계
또 한 가지 논쟁 포인트는 “헌법이 구체적 청구권을 인정한다고 해서, 곧바로 예산이 자동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국회의 예산 편성과정은 정치적·재정적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헌법 제34조가 지니는 의미는 ‘최저한도 이하로 국가가 내려갈 수 없다’는 "과소보호 금지원칙"을 강력하게 시사한다는 점입니다. 가령, 기본적인 최저생계비마저 보장하지 않는 법률이 제정되면 "헌법소원" 등으로 다툴 수 있게 됩니다.


V. 재판례 동향과 실제 적용

"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이를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i) 최소생계비 사건(헌재 1997.5.29. 94헌마33)
이 결정에서는 ‘최저생계비 수준이 너무 낮아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헌법소원이 제기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구체적 산정 방식에 대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인정하면서도, 국가가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것은 <헌법상 명백한 의무>임을 언급했습니다. 따라서 합리적 기준 없이 최저생계비 수준을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하면 위헌이 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ii) 재난 및 위험 방지 관련 사건들
제34조 6항에 따르면 국가가 재해 예방에 소극적이거나, 대처가 부실해 국민의 생명·신체 보호에 심각한 공백이 생기면 헌법적 책임 문제가 대두됩니다. 아직까지 대규모 재해와 관련된 헌법소원 심판례가 적극적으로 축적된 상황은 아니지만, 대법원 판례나 국가배상사건을 통해 국가의 책임이 넓어지고 있는 흐름은 확인됩니다.

(iii) 장애인, 노인 복지 사건
"장애인복지법"이나 "노인복지법"과 같은 법률들이 제정·개정되는 배경에는 헌법 제34조 3·4·5항에서 요구하는 <취약계층 보호>가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장애인의 '물리적 접근성', '교육 기회', '직업 재활' 등을 소송으로 다툴 때, 법원은 헌법 제34조의 이념을 해석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게 됩니다.


VI. 헌법 제34조 개정 논의

"[‘완벽한 복지’ 조항으로 고쳐야 할까요, 그냥 둬도 될까요?]"


학계에서는 굳이 이 조항을 다시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이미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사회보장"에 관한 의무가 현실적으로 수많은 법률과 제도에서 구체화되어 있고, 헌법 제34조를 더 명문화한다고 해도 구체적 복지수준 결정은 결국 "입법부와 재정정책"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다만 일부에서는 “인간다운 생활”이 너무 추상적이라는 이유로, 이 부분을 더 명확한 문구로 바꾸거나, 제34조를 여러 조문으로 세분화하는 의견을 내놓기도 합니다. 또, 국가 의무를 <진보된 형식>으로 분명히 못 박는다면 헌법소원 등에서 국민이 더 강력한 주장을 펼칠 수 있게 된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최저한도의 삶>만 보장해도 충분하다고 볼 것인지, 아니면 [더 풍요로운 문화생활]까지 헌법적 권리로서 공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달려 있습니다. 헌법을 고치는 문제는 국민적 공감대와 정치 과정이 필수적이어서, 제34조가 당장 곧바로 개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VII. 마무리하며

"[헌법 제34조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


‘사회국가’ 혹은 ‘복지국가’라는 말은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길이 늘 장밋빛인 것은 아닙니다. 국가가 돈을 더 풀면 세수 부담이 늘고, 늘어난 세금을 어떻게 쓰느냐를 둘러싸고 또 다른 갈등이 생깁니다. 반면 복지투자를 소홀히 하면 약자들은 생존 위협을 겪고 불평등이 심화됩니다. 헌법 제34조는 이러한 "사회적 타협의 대장정"을 이끌 가이드라인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는 법률로 구체화되어야 하는 기본권이자, 동시에 ‘과소보호’가 되지 않도록 입법자와 집행자를 견제하는 헌법적 감시기능을 담당합니다. 그래서 입법이 충분치 않거나 제도설계가 부실하다 싶으면, 국민이 헌법 재판의 길을 두드릴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헌법재판소는 여러 차례에 걸쳐 “사회적 최저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았습니다.

한편 현행 규정만으로도 여성·노인·청소년, 장애인 보호부터 재해 예방까지 폭넓게 규정하고 있으므로, 향후에는 이를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집행하고 재원을 마련할지가 더 큰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을 국가와 국민이 얼마나 함께 고민하고 준비해 나가는지에 따라, 헌법 제34조가 우리의 실제 삶에서 얼마나 더 빛을 발할지가 결정될 것입니다.


(본 글은 [헌법 주석서(법제처 연구용역), 한국헌법학회(2007), 제34조]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법률 해석과 적용을 위해서는 반드시 원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법률 자문을 대체할 수 없으며, 구체적인 법률문제는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해설은 원문의 취지와 맥락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설자의 학술적·정치적 견해나 가치판단, 신념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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