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과 존엄을 지키는 헌법의 비법
In this historic photograph from June 26, 1945, President Harry S. Truman and key American delegates witness Senator Tom Connally signing the United Nations Charter in San Francisco, marking a pivotal moment in establishing the framework for post-World War II international cooperation. The signing ceremony, which brought together representatives from 50 nations, represented humanity's collective hope for lasting peace and human rights protection, making the UN Charter the first globally supported document to address these fundamental principles.
(본 글은 법률 전문서적의 내용을 일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풀어 쓴 것입니다. 법적 정확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으나, 일부 내용이 원문의 의도나 법적 해석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법률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원문 및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본 해설은 원문의 취지와 맥락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설자의 정치적 견해나 가치판단과는 무관합니다.)
"‘우리 집안 문제’가 왜 헌법에서 중요할까요?"
혼인은 두 사람이 결합해 가정을 이루는 "개인적인 결정"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그런데 헌법 제36조 제1항에서는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국가가 나서서 "혼인이라는 제도 자체"를 보호해주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왜 국가가 이런 사적(私的) 생활영역을 굳이 보장해야 할까요? 혼인과 가족이야말로 "가장 기초적인 공동체"이면서도, 자칫 국가가 이를 획일화·평준화한다면 개인의 의사가 무시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 관습만을 기준 삼아 중혼(重婚)을 허용하거나, 가부장적 제도를 강제하거나, 혹은 반대로 특정 방식의 결혼 형태만을 고집하게 만드는 식의 과잉 간섭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헌법은 혼인과 가족이 존엄과 평등을 기초로 운영되도록 보장하라고 국가에 "이중 과제"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 [소극적 측면]으로 보면, 국가가 함부로 "사적인 혼인·가족 영역"에 끼어들지 못하게 하는 "방어권"이 됩니다.
• [적극적 측면]으로 보면, 제3자나 사회적 편견, 혹은 경제적 어려움 등의 간섭으로부터 혼인·가족제도를 보호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국가의 책무"가 인정됩니다.
또한 헌법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가족제도의 토대로 삼고 있습니다. 혼인 당사자는 누구와 결혼할지, 언제 결혼할지 스스로 결정할 자유를 가지며, 결혼 후 가족 내부에서도 남녀가 대등한 지위를 누려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토대로 헌법재판소는 "호주제나 동성동본혼인금지, 부부자산소득합산과세, 간통죄 처벌 등" 가족제도 및 성(性) 관련 중요한 사건에서 여러 결정을 내렸습니다. 뒤에서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엄마와 우리 모두의 건강, 법은 어디까지 책임질까요?"
헌법 제36조 제2항은 [국가는 모성의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어머니"라는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헌법 차원에서 강조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향이 포함됩니다.
• [모성의 건강 보호]: 임신·출산 중 여성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안전한 의료·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 [모성으로 인한 불이익 금지]: 임신이나 출산을 이유로 채용, 승진, 임금 등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 [적극적 보호 및 지원]: 육아를 위한 사회적 시설(예: 보육제도) 마련 등 경제·사회적 조건을 만드는 데 국가가 힘써야 합니다.
판례에서도 "국가시책에 의한 가족계획은 임신 전의 피임을 전제로 할 뿐, 임신 후 낙태를 허용한다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65. 11. 23, 65도876)라고 하여 모성보호의 범위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는 문구는, 건강을 유지·증진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사실 "건강을 해치지 않을 자유"는 이미 신체를 침해받지 않을 권리를 통해 어느 정도 보장됩니다. 하지만 헌법에서 별도로 언급하는 이유는 "'사회적 기본권'으로서 국가에 좀 더 적극적인 정책과 제도를 요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기 위함"입니다.
가령, 전염병이나 감염병 예방을 위해 국가가 무료 예방접종을 시행한다든지,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한다든지, 환경오염이 심한 지역에 대해 의료 지원을 강화하는 조치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헌법재판소 역시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적정 의료 서비스를 균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국가의 사회국가적 의무"를 여러 판결에서 강조한 바 있습니다(헌재 2005. 3. 31, 2001헌바87).
"바이마르헌법에서 현대 대한민국 헌법까지"
근대 이후 헌법에서 혼인·가족을 규정한 대표적인 사례로 1919년 독일 바이마르헌법이 꼽힙니다. 바이마르헌법은 "혼인은 민족의 유지·번영의 기반으로서 국가의 특별 보호를 받으며, 양성의 평등에 기초한다. 모성은 국가에 대하여 보호와 배려를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식으로 규정해, [가족의 순결·건강, 그리고 모성보호]를 국가적 의무로 못박았습니다.
우리 헌법도 제헌헌법(1948년)부터 [혼인과 가족의 보호, 가족의 건강 보호, 남녀동등권] 등을 명시해 왔습니다. 다만, 시대 흐름에 따라 표현이나 강조점은 달라져 왔습니다. 현행헌법(1987년 개정)은 혼인과 가족생활을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에 기초"할 것을 선언하면서, 여기에 더해 모성보호, 보건권을 함께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가족·여성·건강에 대한 가치가 "민주주의·인권보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중요해졌음을 보여줍니다.
"교육권, 환경권, 행복추구권… 다 연관이 있다?"
헌법학에서 말하는 "문화국가원리"는 국민 개개인이 다양성과 자율성을 추구하며 문화를 발전시키는 국가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자율성의 출발점이 "가정"입니다. 개인이 가족 안에서 자유롭게 사고하고 보호받을 때, 다양한 문화적 가치와 창의성이 싹트게 됩니다. 따라서 헌법은 [혼인과 가족을 보호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문화적·사상적 다양성도 지키고 풍성하게 하는 것]이라고 해석됩니다.
건강은 인간답게 살기 위한 핵심 요소입니다. 그래서 헌법 제36조 제3항의 보건권은 [환경권(제35조)이나 행복추구권(제10조)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깨끗한 공기와 물, 쾌적한 환경이 있어야 건강이 유지되고, 그런 건강이 있어야 진정한 행복도 추구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국가가 환경정책·전염병 방역·공공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다면, 결국 국민이 건강을 잃어버리고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는 의료인 면허제도(헌재 2005. 9. 29, 2005헌마434 병합)나 의료기관 개설 규제 등의 합헌성을 인정하며, "국민보건을 보호하는 국가의 의무가 크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예는 교육권(제31조)입니다. 부모와 국가가 협력하여 자녀를 양육·교육한다는 점에서, 혼인과 가족의 보호(제36조)와 교육받을 권리는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자녀가 충분한 교육 기회를 누리지 못하면 가족이 흔들릴 수 있고, 가족 자체의 유지와 발전에도 걸림돌이 됩니다. 헌법재판소는 학원 설립·운영 관련 판결(헌재 2000. 2. 7, 98헌가16)에서 "부모가 1차적인 책임과 권리를 지지만, 국가는 이를 뒷받침할 제도·재정적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족제도와 교육제도가 함께 굴러가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기본 방향입니다.
"호주제, 동성동본 혼인금지, 간통죄… 뜨거웠던 이야기들"
민법상의 "호주제"는 가(家)의 계승을 남계혈통(男系血統) 중심으로 이어가던 제도였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제도가 [남녀의 실질적 평등]을 해치고, 개인을 가족의 "도구적 존재"처럼 취급한다고 봤습니다. "혼인·가족의 형태를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없도록 헌법은 개인의 존엄을 강조한다"는 취지를 들어 결국 헌법불합치 판정을 내렸습니다. 다만 기존 제도를 갑자기 없앨 경우 행정적·실무적 혼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법 개정 시까지 잠정 효력을 인정하였습니다.
부부가 함께 소득을 얻으면, 둘을 통합해 더 높은 세율을 매기는 제도였습니다. 재판부는 "혼인한 사람들만 부부 합산 과세를 적용하는 것은, 사실혼 관계나 독신자와 비교했을 때 과도한 불이익"이라고 보았습니다. 근거로 헌법 제36조 제1항의 "혼인을 이유로 차별하지 말라"는 취지를 들며, 입법 목적(조세회피 방지)과 달성 방법이 균형을 잃었다고 판시했습니다.
옛 민법은 동성동본(같은 성씨·본관)인 사람끼리는 결혼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전통적 관념을 반영한 규정이었지만, 재판부는 "이미 사회 여건이나 윤리, 과학적 인식이 달라졌고, 현재로서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위헌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혈족 간 근친혼으로 이어질 위험성 방지를 넘어선 과잉 규제라는 것입니다.
과거 헌법재판소는 "간통은 일부일처주의와 혼인의 성실 의무에 반하기 때문에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후 사회통념이 크게 바뀌면서, 간통죄 처벌 여부는 여러 차례 위헌심판에 올랐고, 결국 2015년 간통죄에 위헌 선언이 선고되기에 이릅니다. (간통죄를 합헌으로 본 과거 결정이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논란에 부딪혔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등이 제정되어 "국민이라면 누구나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도 헌법 제36조 제3항의 보건권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의료보험수급권을 [법률에서 형성된 구체적 권리]로 인정하면서, 국가는 최소한의 보건·의료제도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헌재 2003. 12. 18, 2002헌바1). 결론적으로 헌법재판소는 혼인·가족, 모성, 보건 영역에서 "국가의 무분별한 간섭은 막되 필요한 보호와 형성은 적극적으로 하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개인 존엄과 가족 보호, 어떤 방향이 필요할까요?"
일부 학자들은 "혼인·가족생활은 기본권이자 제도적 보장이므로, 평등권 규정(제11조)에 흡수돼야 하느냐 아니면 독립 조항을 유지해야 하느냐"를 놓고 논쟁을 벌입니다. 한편으로는 "제36조가 ‘혼인·가족’에 대한 국가의 과잉개입을 막아주는 ‘방어권’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지금처럼 별도 조항으로 두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현행헌법은 "국가는 모성 보호에 노력해야 한다" 정도로만 간단히 적고 있습니다. 학계 일부에서는 "아이가 없는 여성도 모성보호 정책에서 배제될 우려는 없는가", "국가가 수동적 역할만을 해서는 충분하지 않다"라는 문제의식을 제기합니다. 예컨대 "모성은 국가에 대하여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라는 식으로 좀 더 분명히 규정하는 방향의 개헌 논의도 있습니다.
의료보험, 공공의료 인프라, 예방접종 등은 국가가 이미 실시 중입니다. 다만 지역 간 의료 격차, 의료비 인상, 환자 차별 문제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만큼, "헌법적 가치"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현행법·사회정책의 꾸준한 점검과 보완이 필요합니다.
사실혼, 재혼, 동거, 1인 가구 등 새로운 가족 형태가 늘어나는 현실에서, [혼인·가족] 조항이 어디까지 적용되는지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헌법 제36조가 말하는 "양성의 평등"은 이성간 부부만을 의미하는가, 아니면 사회적 변화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해석해야 하는가 하는 논의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본 글은 [헌법 주석서(법제처 연구용역), 한국헌법학회(2007), 제36조]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법률 해석과 적용을 위해서는 반드시 원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법률 자문을 대체할 수 없으며, 구체적인 법률문제는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해설은 원문의 취지와 맥락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설자의 학술적·정치적 견해나 가치판단, 신념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