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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을 찾아 헤매는 외침이 드러내는 현대 갈증의 초상

소비사회가 불러온 영원한 목마름에 대하여

(I can't get no) Satisfaction by The Rolling Stones

I can't get no satisfaction I can't get no satisfaction 'Cause I try and I try and I try and I try I can't get no, I can't get no
When I'm driving in my car And that man comes on the radio And he's telling me more and more About some useless information Supposed to fire my imagination I can't get no, oh no, no, no! Hey, hey, hey! That's what I'll say!
When I'm watching my TV And a man comes on and tells me How white my shirts can be Well he can't be a man 'cause he doesn't smoke The same cigarettes as me I can't get no, oh no, no, no Hey, hey, hey, that's what I say
I can't get no satisfaction I can't get no girl reaction 'Cause I try, and I try, and I try, and I try I can't get no, I can't get no When I'm riding 'round the world And I'm doing this and I'm signing that And I'm trying to make some girl Who tells me baby, better come back, maybe next week 'Cause you see, I'm on a losing streak I can't get no, oh no, no, no Hey, hey, hey! That's what I'll say!



(이 글은 노래 가사를 선정해 하나의 사사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작사가의 원래 의도와는 다를 수 있으니, 더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원곡을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음악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는 공간이니 편하게 읽어주세요!)


I. 춤추는 청춘의 반항: 1960년대 영국 록의 열기

- 격변의 시대가 만들어낸 록음악의 에너지와 청년 문화 속 반항적 정서


1960년대 영국의 록 신은 한껏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비틀즈(The Beatles)와 함께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는 당시 젊은 세대의 내면을 거칠고 직설적인 사운드로 표현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무대 위에서 <난 만족할 수 없어(I can't get no satisfaction)>라는 도발적이면서도 솔직한 가사가 튀어나왔습니다. 이 노래가 세상에 등장하던 시점의 영국은 산업 발전과 대중문화의 급격한 성장을 한꺼번에 맞이하던 때였습니다. 젊은이들은 전후(戰後)의 보수적 분위기를 탈피하고 싶어 했고, 그 욕망이 록음악의 열기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언론과 보수층은 록음악을 '반항의 상징'으로 바라보았으며, 스스로가 주체가 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의 욕구가 노래 곳곳에 반영되었습니다. "난 만족할 수 없어(I can't get no satisfaction)"(후렴구)라는 직설적 문장은 억눌렸던 에너지를 분출하려는 듯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는 사회적·문화적으로 억압당하던 감정을 한꺼번에 뚫고 나오는 외침으로 해석하기에 충분합니다.

소비문화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던 시대의 모습도 노랫말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대량 생산·대량 소비가 본격화되면서,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광고와 정보들이 생겨났습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물건과 라이프스타일을 끊임없이 소개받고 욕망을 자극당했지만, 정작 정서적·내면적 측면에서 채워지지 않는 결핍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롤링 스톤스의 이 곡은 바로 그 공허를 가감 없이 토로했습니다.

예컨대 가사 중 "내가 차를 몰 때 그 남자는 라디오에 나와서(When I'm drivin' in my car and that man comes on the radio)"(1절)라는 구절은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주입되는 메시지에 대한 불만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1960년대 당시라 해도 여전히 낯설지 않았던 광고와 정보의 홍수 속 청춘들의 짜증과 답답함을 대변하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뮤지션들의 반항적 태도와 자유분방함은 무대 위 액션이나 패션, 사운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이는 젊은이들이 오랫동안 갈구해온 자유와 꿈의 표상으로 비쳤습니다. "난 만족할 수 없어(I can't get no satisfaction)"라는 구호는 단순한 불평이 아니라, 지금까지 가족과 사회가 정해놓은 규범에 얽매였던 젊은 세대가 스스로의 목소리를 찾으려는 선언처럼 느껴집니다.


II.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갈증: 가사 속 반복적 주제

- 만족을 갈망하지만 절대 도달하지 못하는 아이러니


이 곡의 핵심 정서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입니다. "노력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하기 때문에('Cause I try, and I try, and I try, and I try)"(후렴구)라는 문장은 원하는 결과에 닿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결국 실패로 귀결되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록 특유의 반복적인 리프와 함께, 가사 역시 '만족할 수 없음'이라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반복합니다. 청취자는 그 과정을 따라가면서 점점 더 큰 '갈증'을 느끼게 됩니다.

이 노래가 사회적으로 강조하는 바는, 끝없이 욕망을 자극하는 소비사회와 개인의 이상이 맞물렸을 때 발생하는 공허감입니다. 무엇을 더 얻어도 '만족'이 아닌 또 다른 욕구가 생겨나기 마련인 환경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마치 "나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마틴 루터 킹 주니어, 1963, 워싱턴 D.C. 연설)라는 선언적 문장이 당대 흑인 인권운동의 열망을 대변했듯, "난 만족할 수 없어(I can't get no satisfaction)"는 종일 광고와 선전에 노출된 소비사회의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이 모티프는 광고 속 남자의 등장에서 명백해집니다. "그는 남자가 될 수 없어, 왜냐하면 내가 피우는 담배와 다른 걸 피우거든(Well, he can't be a man 'cause he doesn't smoke the same cigarettes as me)"(2절)라는 가사는, 대중매체가 제시하는 '상품'이나 '스타일'이야말로 진정한 정체성을 구성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유도하는 사회를 풍자합니다. 우리가 어떤 상품을 쓰는지에 따라 우리의 가치와 자존이 결정된다고 믿게 만드는 메시지들이 넘쳐나는 시대적 분위기를 짚어내고 있는 셈입니다.

또한, 노래 후반부에서 화자가 전 세계를 돌며 공연하고 사람들을 만나지만, 끝내 어떤 여성으로부터도 명확한 긍정적 반응을 받지 못한다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이처럼 계속 시도해도 해결되지 않는 결핍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인간이 가진 욕망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전 세계를 누비고, 대중음악의 스타가 되어도 그 갈증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III. 반복의 미학: 언어적 장치와 운율

- 반복되는 구절이 전하는 강렬하고 직설적인 호소


"I can't get no, oh no no no!"(후렴구)는 영어권 가사 가운데서도 유난히 귀에 박히는 후렴으로 꼽힙니다. 이 반복적 구조는 리스너에게 강한 인상을 줍니다. 특히 'no'라는 부정어가 연달아 나오면서, 말 그대로 부정의 무게감이 증폭됩니다. 해당 표현이 반복될수록, 가사는 청자의 감정을 강렬하게 자극하고 불만의 강도를 더욱 높이는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음악적으로는 기타 리프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리프를 통해 곡이 전진하고 상승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가사가 지닌 좌절감과 대비를 이루며 역설적인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가령 "노력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하기 때문에('Cause I try, and I try, and I try, and I try)"라는 부분은 음악의 구성을 지탱하는 '기타 리프'와 함께 증폭되는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언어적으로는 통사(통사 구조)보다는 직설적 어휘가 주를 이루고, 반복과 절규에 가까운 어조가 계속 이어집니다. 이는 대중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설계된 록 가사의 전형적 특징이기도 합니다. 어떤 복잡한 시적 장치를 사용하기보다는, 직접적인 어휘에 간결한 절규를 실어 보편적 감정을 꺼내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현대문학에서 반복이 주는 인상적인 사례로는 T.S. 엘리엇(T.S. Eliot)의 시 「황무인(The Waste Land)」(1922)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곡과 시적 문학 사이의 장르적 차이는 큽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후렴과 강박적 표현은 작품 전반에 흐르는 정서를 중첩시키고, 독자 혹은 청자의 의식을 뒤흔든다는 점에서 유사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IV. 라디오와 TV 속 화자: 서사 구조와 시점의 역동성

- 광고로 점철된 일상 풍경 속에서 무력감을 토로하는 시선


가사를 살펴보면, 화자는 운전 중 라디오에서 쏟아지는 이야기나 텔레비전에 나오는 광고를 보면서 끊임없이 불만을 표현합니다. "어떻게 내 셔츠를 희게 만들 수 있는지를(How white my shirts can be)"(2절)라는 홍보성 문구를 들을 때조차 화자는 만족감보다 비웃음 혹은 공허감을 느낍니다. 이처럼 노래는 일상 속에서 누구나 접할 법한 매체 환경을 배경으로, 화자의 주관적 불안과 역겨움, 갈증을 펼쳐 보입니다.

이 화자는 특별히 어느 한 분야에 속한 '전문가''영웅'이 아닙니다. 오히려 광고에 시달리는 보통의 젊은 소비자, 대중음악 스타의 이미지를 어느 정도 빌려온 '유랑자' 같은 존재로 그려집니다. "내가 전 세계를 돌 때... 연전연패하는 걸 아니까(I'm on losing streak)"(마지막 절 부근)라는 표현을 통해, 화자는 자신의 삶이 전 지구를 무대로 펼쳐지더라도 본질적으로는 끊임없는 갈증에 사로잡혀 있음을 고백합니다.

서사적 측면에서 크게 변화나 해결이 제시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난 만족할 수 없어(I can't get no satisfaction)"라는 문장은 노래의 시작부터 끝까지 지속됩니다. 즉, 이 이야기는 충족을 향해 달려가지만 결국 그 결말에 이르지 못하고, 결핍의 선언만 반복하며 끝납니다. 이는 곡 전체의 서사가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 갈증' 자체를 드러내기 위한 장치임을 보여줍니다.


V. 문화적 참조와 상호텍스트성: 소비사회의 불안과 다른 작품과의 연관

- 동서양의 다른 작품에서 보여지는 소비주의와 공허의 모티프


이 곡이 보여주는 '소비사회 비판''내면의 공허'라는 주제는 여러 예술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테마입니다. 예를 들어 밥 딜런(Bob Dylan)의 "바람만이 아는 대답(Blowin' in the wind)"(1962)에서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나(How many roads must a man walk down before you call him a man)"라는 구절이 나타납니다. 이는 인간의 존엄과 평화,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끝없는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기 어려운 상황을 은유합니다. 롤링 스톤스의 노래도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욕망하지만, 단순한 답이나 결말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합니다.

소비사회가 만든 욕망과 좌절을 그린 작품으로는 서양의 현대문학뿐 아니라, 동양에서도 그 흐름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문학가 다자이 오사무(太宰 治)의 「인간 실격(人間失격)」(1948) 같은 작품에서는 시대 변화 속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주인공이 점점 자기 파멸로 치닫는 모습이 등장합니다. 물론 노래 가사와 소설은 형식적으로나 문학적 체계가 다릅니다. 하지만 결국 '인간이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를 갈망한다'는 문제의식은 문화권을 초월해 유사하게 드러납니다.

광고와 매스미디어가 인간의 욕구를 끝없이 부추기며, 정작 내면은 더욱 공허해지는 역설적 상황은 현대인의 보편적 경험입니다. "난 만족할 수 없어(I can't get no satisfaction)"라는 문장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인용되고 패러디되며, 소비문화가 계속되고 있는 지금도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마치 톨스토이(Leo Tolstoy)의 작품들에서 귀족 사회의 사교 모임을 풍자하듯, 이 곡은 부유함과 화려함 속에서도 채울 수 없는 인간의 결핍을 직설적으로 드러냅니다.


VI. 끝없는 갈증에 대한 철학적 질문: 현대사회의 의미

- 욕망과 소비, 그리고 인간 정체성에 대한 심층적 고찰


이 곡이 제기하는 철학적 질문은 단순히 '왜 우리는 만족하지 못할까?'에 그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인간이란 무엇으로 만족하는가?', '사회가 제공하는 규범과 상품은 얼마나 개인의 내면을 충족시킬 수 있는가?'와 같은 문제로 확장됩니다. 브랜딩, 광고, 이미지 메이킹 등을 통해 우리의 욕망을 자극하는 현대사회는 끊임없이 '더 나은' 무언가를 갈구하도록 만듭니다. 하지만 가사는 그 결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결국 '공허'일 수 있음을 저항적인 표현으로 노래합니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의 사유를 빌리자면, 인간은 끊임없이 자유로운 결정을 통해 자신의 실존을 구성하지만, 그 결과로 '불안''부담'을 감수해야 한다고 합니다. "난 만족할 수 없어(I can't get no satisfaction)"라는 가사는 어쩌면 자유롭고자 했던 세대가 마주친 불안의 외침일 수 있습니다. 사회적 틀이나 광고에서 제안하는 삶의 방식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대신, 스스로 원하는 바를 찾으려고 할 때 느끼는 초조함과 막막함의 발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이 노래는 '사회적 인정'이나 '성취' 같은 외부적 요인으로는 결코 충족되지 않는 본질적 욕구를 암시합니다. 가령 "난 어떤 여자의 반응도 얻을 수 없어(I can't get no girl reaction)"(후렴구) 같은 가사는 대인관계 혹은 사랑에서조차 만족을 찾지 못하는 화자의 심리를 드러냅니다. 결국 이러한 정서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삶의 공백'이자 '존재론적 갈증'을 환기합니다.


VII. 공허 속에서 외친 록의 함성: 작품의 예술적 성취와 현대적 의미

- 좌절을 노래함으로써 얻어낸 해방감, 그리고 대중음악에 끼친 파장


"I Can't Get No Satisfaction"은 발매 직후부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으며, 롤링 스톤스의 대표곡이 되었습니다. 단순한 록음악의 인기 차원을 넘어, 이 곡은 새로운 시대 정신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예술적·사회적 성취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불만''좌절'의 정서가 오히려 해방감과 연대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 이 곡의 아이러니한 매력입니다.

곡을 듣다 보면, 여러 차례 반복되는 "난 만족할 수 없어(I can't get no satisfaction)"라는 구절이 의외로 청자에게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합니다. 누구나 겪는 생활 속 불만과 좌절을 시원하게 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음악적 리프와 강렬한 보컬이 결합되어 터져 나오는 이 반복구는 개인적 경험을 넘어,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그래서 많은 후대 뮤지션들이 이 노래를 리메이크하거나 공연에서 커버하며, 자신들의 해석을 덧붙여가고 있습니다.

현대 음악사에서 이 곡은 '록의 반항 정신'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광고''소비'가 뒤엉킨 현대사회가 여전히 개인의 내면적 갈증을 해소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 곡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만족'이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탐색해야 하는 것임을, 그리고 때로는 그 갈증을 긍정함으로써 오히려 자유를 찾을 수도 있음을 시사합니다.

결국 이 노래가 주는 의미는 간단합니다. 만족을 얻지 못한다고 절망하기보다는, 그런 좌절감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고 파고들어봄으로써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바를 깨닫는 계기로 삼으라는 것입니다. 롤링 스톤스가 과거에 외쳤던 그 메시지는 시대를 넘어 오늘날까지도 유효하며, 우리에게 또 다른 도전과 질문을 안겨줍니다.


(이 글은 [(I Can't Get No) Satisfaction, The Rolling Stones (Out of Our Heads, 1965, Side A 트랙 6)]의 가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더 다양한 시각을 원하신다면 아티스트 인터뷰나 다른 리뷰도 참고해보세요. 음악의 매력을 함께 느끼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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