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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 풍요를 굳이 버리고 고통을 자청하는 어리석은 인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사유와 간소한 삶-월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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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인문학 전문서적의 내용을 일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풀어 쓴 것입니다. 학문적 정확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으나, 일부 내용이 원문의 의도나 철학적 해석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깊이 있는 인문학적 이해를 위해서는 반드시 원문 및 관련 전문가의 저작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 해설은 원문의 취지와 맥락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설자의 정치적 견해나 가치판단과는 무관합니다.)


I. 자연 속으로의 첫 걸음

- 숲과 호수를 향해 떠나며, 몸과 마음을 비우는 여정이 시작됩니다.


소로가 숲속에서 보낸 시간은 물리적 이동을 넘어 내면으로 향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는 "가끔 나는 마치 신전처럼 우뚝 선 소나무 숲으로 거닐곤 했습니다... 그 숲이 얼마나 부드럽고 푸르고 그늘졌던지, 드루이드교의 제사장들도 그들의 참나무 숲을 버리고 이 숲에서 예배를 드렸을 것만 같았습니다" (Sometimes I rambled to pine groves, standing like temples, ... so soft and green and shady that the Druids would have forsaken their oaks to worship in them) - 「Baker Farm」이라고 쓰며, 숲의 신성함과 고요함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그저 텅 빈 자연이 아니라, 이름 모를 열매와 이끼, 풀벌레 소리까지 모두 새로운 세계로 다가옵니다. 소로는 이런 숲을 통해 "그 아름다움 앞에 사로잡혀 이름조차 모를 다른 금단의 야생 과실에 유혹당한다, 너무나도 황홀해 필부의 미각으론 감당 못할 정도로" (he is dazzled and tempted by nameless other wild forbidden fruits, too fair for mortal taste) - 같은 절이라고 말하며,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강조합니다.


II. “베이커 농장(Baker Farm)”과 만난 존 필드

- 인간의 노동과 결핍, 그리고 삶의 방식이 드러나는 현실의 단면입니다.


비를 피해 들어간 허름한 오두막에서 소로는 한 아일랜드 이민자 가족을 만났습니다. 그는 그날을 "나는 비를 피해 오래된 오두막으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아일랜드인 존 필드와 그의 아내, 그리고 여러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I took shelter in an old hut and found John Field, an Irishman, and his wife, and several children...) - 「Baker Farm」이라고 회상합니다. 존 필드는 열심히 일해도 가난을 벗어나기 어렵고, 더 풍요로운 식료품을 사려면 결국 더 많은 노동이 필요하다는 악순환에 빠져 있습니다. 소로는 이러한 상황이 안타까우면서도, 동시에 ‘적게 소유하고 적게 일하며 시간을 자신의 성장에 쓰는 삶’을 제안합니다. 여기서 드러나는 모순은, 인간이 ‘일상에서 진정 원하는 것’과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쌓아가는 것’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는 사실입니다.


III. 진정한 ‘아메리카’와 자발적 단순함

- 소유와 편의를 넘어서, 스스로 원치 않는 것까지 떠맡게 되는 구조에 대한 비판입니다.


소로는 단순히 "미국에 오면 고기를 매일 먹을 수 있다"는 식의 풍요만을 찬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직 참된 아메리카는, 우리가 그런 것들 없이도 살 수 있는 방식을 마음껏 추구할 자유가 있는 땅입니다" (But the only true America is that country where you are at liberty to pursue such a mode of life as may enable you to do without these...) - 같은 절이라고 말하며, 삶의 주도권을 스스로 쥐는 태도를 역설합니다. 그에게 ‘자유’란 수입을 늘려 더 많이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 시간을 자기발전이나 사유로 돌릴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베이커 농장”을 통해 뚜렷이 드러난 삶의 풍경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


IV. ‘Higher Laws’에서의 두 본능

- 야생적 충동과 영적인 갈망이 공존하며, 둘 다 외면해선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소로는 숲속 생활을 하며 인간 내부에 두 가지 본능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는 "나는 내 안에서, 그리고 여전히 찾아볼 수 있는 어떤 본능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더 높은, 혹은 ‘정신적(spiritual)’이라 불리는 삶을 향한 것이었고, 또 하나는 원시적 본능의 삶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I found in myself, and still find, an instinct toward a higher, or, as it is named, spiritual life... and another toward a primitive rank and savage one...) - 「Higher Laws」라고 고백합니다. 이어서 그는 "나는 선(善)만큼이나 야생도 사랑합니다. 낚시에 담긴 야생성과 모험은 여전히 나를 매료시킵니다" (I love the wild not less than the good. The wildness and adventure that are in fishing still recommended it to me) - 같은 절이라고 하며, 어느 한쪽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둘의 균형과 조화를 추구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문명적 규범과 야생적 열정이 상충할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소로에게 그 해답은 ‘절제와 자각’을 통해 자신의 본능을 다스리는 데 있었습니다.


V. 낚시·사냥과 자연 친화적 교육

- 어릴 적부터 자연 속에서 뛰노는 경험이 주는 ‘진짜 공부’를 회고합니다.


소로는 자신이 낚시와 사냥을 통해 자연에 깊이 들어갔음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그는 "낚시를 하고 나면 내 자존감이 조금씩 내려앉는 기분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I cannot fish without falling a little in self-respect) - 같은 절이라고 솔직히 털어놓습니다. 그럼에도 아예 금지해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소년 시절 어깨에 총을 메고 들판을 누비는 경험이 자연과 한층 친밀해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회고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 숲과 들판에서 동식물을 관찰하고, 부대끼며, 어쩌면 다치기도 하면서 배우는 것은 책상 위 교실에서 얻기 어려운 통찰을 선사합니다.


VI. 돌아오는 길, 새로운 눈으로 맞이하는 일상

- 매일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듯, 삶을 모험하라고 권유합니다.


소로는 일상에서 "진짜 모험"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는 매일 먼 곳에서, 모험과 위험, 발견을 거쳐 돌아와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인격을 쌓아야 합니다" (We should come home from far, from adventures, and perils, and discoveries every day, with new experience and character) - 「Baker Farm」이라고 말합니다. 숲과 호수에서 얻은 인상과 깨달음은, 도시의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이전과 전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만듭니다. 그가 ‘매일 집으로 돌아오되, 새로운 사람이 되어 돌아오는 것’을 강조하는 이유는, 진정한 내적 성장이야말로 공간의 이동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VII. 삶은 언제나 도덕적 긴장 상태에 있다

- 식사, 소비, 행동 등 모든 부분이 끊임없는 선택과 책임 속에 놓여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소로는 "우리 전체 삶은 놀라울 정도로 도덕적입니다. 선과 악 사이에는 결코 한순간의 휴전도 없습니다" (Our whole life is startlingly moral. There is never an instant's truce between virtue and vice) - 「Higher Laws」이라고 적습니다. 먹는 일, 입는 일, 잠시 휴식을 취하는 일조차 우리의 가치관을 반영합니다. 불필요한 물건을 사들이고, 자연을 해치며, 그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고통받는다면 이미 그것은 도덕적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소로에게 있어 인간의 모든 행위는 ‘생존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도덕적 사건입니다.


VIII. ‘야생의 전쟁’, 그리고 인간다움의 성찰

- 개미들 간의 격렬한 전투에서 발견한 삶의 치열함과 그 뒤에 자리한 책임감입니다.


소로는 "내가 지금껏 실제 진행 중인 전투를 본 것은 이것이 유일했습니다... 내가 전쟁이 벌어지는 동안 직접 밟아본 유일한 전장이었습니다" (It was the only battle which I have ever witnessed, the only battle-field I ever trod while the battle was raging) - 같은 절이라고 표현합니다. 붉은 개미와 검은 개미가 서로 물고 뜯는 광경은 끔찍하면서도, 어쩐지 인간 세상의 전쟁을 연상시킵니다. 작은 생명체들조차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싸운다는 사실은, 보편적 생명의 가치와 그것을 둘러싼 ‘싸움’이라는 개념을 다시금 묵상하게 만듭니다. 결국 소로에게 이 개미 전쟁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삶의 본질적 고민—투쟁, 협력, 그리고 생존—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본 글은 Walden, Henry David Thoreau (1854)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인문학적 개념의 이해와 해석을 위해서는 반드시 원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전문적인 학술 논의를 대체할 수 없으며,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다양한 문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 해설은 원문의 취지와 맥락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설자의 학술적·정치적 견해나 가치판단, 신념과는 무관합니다.)본문내용이 들어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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