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려면 연간 500파운드의 수입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
요새 여러가지 방식의 연설문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버지니아 울프, 수잔 앤서니, 프랭클린 루즈벨트, 루게릭 등 다양한 사람의 말과 글을 보면서 감동을 느낄 때가 많다. 연설은 말로 이뤄지기도 하지만 글이나 책으로 출판되기도 한다. 위대한 연설에서 감탄하게 되는 포인트는 여러가지가 있을텐데, 일단 강렬하고 창의적인 표현들이 많다. 래퍼들의 펀치라인같은 짜릿한 표현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현대 사회와 비교할 때 느껴지는 유사성과 차이점들이 재미있다. 연설을 할 때 당대 사람들의 불편했을 심기를 상상하면 재밌을 때가 많다. 각 연설에 대해 자세한 분석 글을 쓰기 전에 간략한 목차와 샘플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내가 이 글들을 완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미리 말하는데, GPT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내 편향성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 가령 논쟁적인 인물인 체게바라의 연설을 다루는 것은 그 연설이 큰 영향력을 가졌기 때문이고, 내가 그를 지지하기 때문인 것은 아니다. 쿠바 독재정권에 대해 비판도 많고 내가 자세히 아는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설문 텍스트 자체를 분석하는 것은 흥미롭기도 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연설 실력 자체로 보면 히틀러라는 더 위험한 인물도 있다)
연설에 대해 본격적인 글을 쓰기 전에, 연설과 선동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넘어가야겠다. 여러 연설문을 살펴보면서 기형도의 시 <홀린사람>이 떠올랐다.
사회자가 외쳤다
여기 일생 동안 이웃을 위해 산 분이 계시다
이웃의 슬픔은 이분의 슬픔이었고
이분의 슬픔은 이글거리는 빛이었다
사회자는 하늘을 걸고 맹세했다
이분은 자신을 위해 푸성귀 하나 심지 않았다
눈물 한 방울도 자신을 위해 흘리지 않았다
사회자는 흐느꼈다
보라, 이분은 당신들을 위해 청춘을 버렸다
당신들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
그분은 일어서서 흐느끼는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때 누군가 그분에게 물었다, 당신은 신인가
그분은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당신은 유령인가, 목소리가 물었다
저 미치광이를 끌어내, 사회자가 소리쳤다
사내들은 달려갔고 분노한 여인들은 날뛰었다
그분은 성난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분의 답변은 군중들의 아우성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기형도, 「홀린 사람」
연설문이란 건 결국 다른 사람을 홀리기 위한 글인 걸까? 어떤 연설은 '목소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사회 통념과 군중들의 아우성에 대해 당신은 신인가, 유령인가 라고 묻는 연설이 좋은 연설 아닐까 생각해본다. "노예들에게 7월 4일이란 무엇인가"라는 연설처럼 말이다. 일단 문제의식만 기억하고 깊은 고민은 본격적으로 연설을 분석하면서 하는 걸로 하자.
수잔 B. 앤서니의 여성 참정권 연설(1873)
1873년 수잔 B. 앤서니는 1872년 대통령 선거에서 불법 투표를 한 혐의로 체포된 후 여성 참정권에 대한 강력한 연설을 했습니다. 앤서니의 열정적인 연설은 여성이 조직적으로 소외되고 투표권을 박탈당하던 당시 평등을 향한 감동적인 외침이었습니다. 여성 참정권 운동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앤서니의 "실패는 불가능하다"는 선언은 정의와 평등한 권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모토가 되었습니다. 당시 사회 정치적 상황은 법적, 문화적으로 성차별이 만연해 있었고 여성은 교육과 재산 소유권을 포함한 기본적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었습니다. 체포된 후 여러 도시에서 진행된 앤서니의 연설은 가부장적 규범에 도전하고 여성의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기 위한 광범위한 운동의 일환이었습니다.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튼과 같은 초기 페미니스트 사상가들의 영향을 받은 앤서니의 연설은 참정권 운동에 대한 지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사건은 앤서니의 개인적 반항을 넘어 여성 해방을 위한 집단적 투쟁을 상징했습니다. 법학자, 역사가, 페미니스트들은 이 연설을 광범위하게 연구하여 1920년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수정헌법 제19조가 통과되는 데 기여한 점을 강조했습니다. 앤서니의 수사는 당시의 사회문화적 논쟁의 산물이자 이에 대한 반응이었으며, 시대를 훨씬 뛰어넘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토론을 촉발했습니다. 그녀의 연설과 저술은 오늘날까지 보존되고 연구되어 전 세계 성 평등 운동에 계속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프랭클린 D. 루즈벨트의 첫 취임 연설(1933년 3월 4일)
1933년 3월 4일에 있었던 프랭클린 D. 루즈벨트의 첫 번째 취임 연설은 역사적인 연설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미국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희망과 결의를 상징하는 연설이었습니다. 대공황으로 수백만 명이 실직하고 기업은 파산했으며 사회는 절망에 빠져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다"라는 루즈벨트의 말은 단순한 수사를 넘어 포위된 국가를 위한 결집된 외침이 되었습니다. 이 행사는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으로 미국의 경제 및 사회 지형이 재편되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금융 기관에 대한 신뢰의 위기에 직면한 루스벨트는 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재건에 대한 집단적 의지를 고취하고자 했습니다.
루스벨트가 헌법과 미국의 건국 원칙을 언급한 것은 금융 개혁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맥락에서 민주적 가치에 대한 확언이었습니다. 역사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은 이 연설을 분석하면서 루스벨트의 국민 정신에 대한 깊은 이해, 복잡한 경제 원리를 전달하는 능력, 위기에 대처하는 그의 확고한 결의를 강조했습니다. 케인즈주의 경제학의 영향을 받은 루즈벨트의 연설은 수백만 명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는 대대적인 정책 변화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아서 M. 슐레진저 주니어와 같은 학자들은 루스벨트의 정책과 수사가 현대 자유주의를 어떻게 형성했는지 탐구하여 현대의 경제 및 정치 담론에 계속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유산을 남겼습니다.
넬슨 만델라의 "나는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 연설(1964년 4월 20일)
넬슨 만델라의 "나는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 연설은 1964년 4월 20일에 있었던 사보타주 재판에서 인간의 회복력, 존엄성, 끝없는 정의 추구에 대한 시대를 초월한 증거로 남아 있습니다.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 환경에서 평등과 민주주의를 향한 만델라의 연설은 법정을 넘어 억압에 맞선 투쟁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 연설의 역사적 맥락은 인종 차별과 불평등이 복잡한 법과 규정, 국가 폭력의 그물망을 통해 시행되었던 잔인한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나는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사회의 이상을 소중히 여겨왔다"는 만델라의 말은 아파르트헤이트의 근간을 뒤흔들었고, 그는 단지 피고인으로서가 아니라 권리를 박탈당한 수백만 명의 남아공 국민의 대변인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만델라가 사형 선고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자리는 긴장감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차분한 웅변과 도덕적 명료함은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연대 운동에 영감을 불어넣고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저지른 잔학 행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아프리카 민족주의, 민주주의 원칙, 법률 교육에 영향을 받은 만델라의 연설은 조지 비조스와 같은 학자들에 의해 분석되어 왔으며, 그 수사학적 숙달과 인권 담론에 대한 지속적인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인종 평등을 향한 만델라의 변함없는 헌신은 남아공이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그의 말은 전 세계에서 정의와 평등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등불이 되고 있습니다. 이 중추적인 연설에 담긴 그의 유산은 여전히 영감과 학문적 관심의 원천이며, 극복할 수 없는 역경도 극복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에 대한 성찰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