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카드 한 장으로 띄우는 편지 (펜타클 9)
아직 겨울이에요.
저는 작은 책상이 놓여있는 방에서 상념에 젖은 얼굴로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있어요. 바깥에는 하늘과 나무들이 보이고 건너편의 벚꽃 나무 위의 유난히 크게 지은 까치집이 보여요.
올봄 벚꽃이 피었을 때, 까치둥지는 온통 분홍빛 꽃에 둘러 싸여서 세상에 어떤 집이 이처럼 로맨틱하고 아름다울까?라고 생각했어요. 꽃이 떨어지고 푸른 잎사귀에 가려 더 이상 볼 수 없었던 까치집을 잊고 있었는데, 문득 바라보니 빈 둥지만 외롭게 남아있어요. 둥지 안의 새들은 잘 자라서 이제는 장난스럽게 하늘을 누비며 신나는 삶을 살고 있겠죠?
오늘은 당신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써요. 마치 펜팔처럼 얼굴은 모르지만 당신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졌거든요. ‘내 편지를 받으려는 사람이 있을까?’ 고민하고 망설였으며 두려워했던 마음을 당신이 부드럽게 녹여주었어요. 아마도 마음이 따스한 사람일 거예요.
오늘 제가 당신을 위해서 뽑은 타로 카드는 펜타클 9번 카드예요.
물, 불, 공기, 흙의 4 원소 중에서 흙의 요소인 펜타클은 물질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중에 9번 펜타클 카드는 부유해 보이는 한 여성이 자신의 정원에서 반려동물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그림이네요. 제가 좋아하는 카드예요.
저는 펜타클 9번 정도의 부유함이면 만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완전한 숫자 10번에는 못 미쳐서 조금 부족해 보일 수도 있으나, 자신이 일군 아름다운 집에서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로 제가 살고 싶은 삶이거든요. 너무 과하지도 않고 적당히 부유하고 시간의 여유도 많을 뿐만 아니라, 정원에서 자신의 반려동물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여인의 모습이 바로 나의 모습이었으면 해서요.
아쉽게도 카드에서는 연인이나 배우자가 보이지 않지만요. 어쩌면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면 사랑하는 연인이나 배우자가 있을지도 모르고 아이가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카드에는 드러나 있지 않은 부분도 리더가 임의대로 해석할 수 있으니까요.
9번 은둔자 카드를 떠올려 보면, 9라는 숫자는 혼자 있는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고, 혼자라는 것에 오히려 만족하는 인물들이죠. 지금은 혼자라도, 이제 여유를 가지고 누군가를 선택해도 되는 입장이라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은연중에 볼 수 있어요.
이 여인은 건강할 뿐만 아니라. 얼굴에 만족함이 가득하네요. 여유가 있어 보이고요.
그런데 사람들은 또 이렇게 말하겠죠? '언제 내가 이 정도까지 될까?' '아니, 나는 더 가져야 해.' '여황제의 모습이 필요해.'라고 말할 수도 있겠어요. 또는 완전한 숫자 펜타클 10이 되려고 노력하기도 할 테고요.
펜타클 9번 카드는 지위가 그렇게까지 높지 않아도 만족하는 모습이 있어요.
시종이나 기사보다는 높지만, 권력을 가진 여황제에 비하면 그렇다는 거예요. 이런 모습을 보면 마음이 좀 편안해지지 않나요?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이요.
카드에서의 인물들은 각자 신분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차별이나 계급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인생을 경험하면서 성숙하고 완성되는 과정을 은유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현대에 들어와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가치에 중점을 두고 해석을 해야 한다고 보거든요.
물론 현실은 펜타클 5번 카드처럼 힘들고 끔찍할 수도 있어요.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그런 시기일 수도 있겠죠. 그러나 내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의해 현실은 재해석될 수 있을 거예요. 지금도 나쁘지 않고 감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거죠.
아니, 헤쳐 나가야 할 길이고 지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나름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아직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행복하기로 결심해 보는 거예요.
빚은 끌어다 쓰면서 행복을 먼저 끌어다 쓰지 않는다면 안 될 거라고 생각해요.
마음속에서 마이너스 행복 통장을 먼저 개설해 보는 거죠. 일단 나는 지금 행복하겠다고 생각하면 행복한 일이 시작될 거예요. 인생이 항상 힘든 일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완벽주의는 어쩌면 장애물이 될 수도 있거든요. 완벽할 때까지는 아무것도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불완전하더라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고 하다 보면 잘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오늘의 펜타클 9번의 카드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반려 동물과 여유롭게 즐거운 시간을 가질 것이고, 마음이 편안해지고 풍요로움을 느낄 거라고 해요. 아니, 그냥 풍요로움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정말로 풍요로워질 거라고 말해주고 있어요.
그러니 지금 상황이 힘들어도 걱정하지 마세요.
물론 막연하게 걱정만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엉뚱한 짓은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실수를 피해 갈 수 없었을 때도 있겠죠. 한 번의 실수로 인한 도미노 현상으로 문제가 계속 생긴다면 적극적으로 걱정을 하는 것도 해결에 좋다고 생각해요. 아이러니하지만 우리가 걱정을 하는 이유는 걱정을 안 하고 싶어서이기 때문이니까요.
그렇지만 걱정은 되더라도 깊은 마음속에서는 자꾸 자신을 달래주는 것이 좋아요.
나중에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정말로 원하는 행복이 왔을 때, 그 당시 슬퍼하고 고민했던 시간이 아까워질 거예요.
‘괜한 걱정으로 잠 못 이루고 나를 들들 볶았구나. 난 안심해도 되었던 거야!’라고 말할 날이 꼭 올 테니까요. 인생은 그래요. 지금의 어둠이 전부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활짝 웃으며 금빛 해가 떠오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