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살아가면서, 사람들에게 지칠 그대에게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용기에 대해서는 많이 배우지만, 누군가를 미워할 용기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거나, 혹은 미워하는 것에 왜 용기가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많이 들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사랑하는 용기만큼이나 누군가를 미워해야 하는 용기도 인생에 있어서 필요할 때가 있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마냥 처음부터 싫은 사람에게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다, 이 미워할 용기란 것은 나와 가까웠던 사람이 나에게로부터 멀어질 때, 혹은 그 사람이 나에게 큰 배신감을 주었을 때,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미워해야 할 용기이다. 그 사람이 나에게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그 미워해야 할 용기는 크게 다가오게 되어있다, 그렇다면 미워해야 하는 용기가 정확히 어떤 이야기인지에 대해서 알아보자면
누군가를 싫어하는 마음이 들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노골적으로 혹은 대부분은 은근히 그 사람을 피하는 식으로 반응하거나 조금 악질적이라면 그 사람에 대해 잘 모르는 다른 사람에게 헐뜯거나 험담을 하거나 하는 식으로 반응하게 된다, 하지만 미워해야 할 용기가 필요한 관계에 있는 사람 ( 예를 들어 가장 친했던 친구라던가 ), 그런 사람이 만약 싫어지고, 미워지기 시작한다면 내가 그 사람을 미워할 수 있는가? 에 대한 의구심이 먼저 들게 된다. 또 반면에는 내가 잘못한 것은 아닐까?라는 자기반성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내가 그 사람을 미워하게 된다면 ( 젊은 사람들은 손절이라 표현한다더라 ), 만약 내가 그 이후에는 어떤 생활이 펼쳐질까? 이런 생각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면서 내가 가장 친했던 사람을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과, 마음 한편에 그 사람에게 상처 입은 감정은 더욱 커져가면서 그 사람을 만나면 내색하지는 않지만 속으로는 거북함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시피, 나는 어릴 적엔 친구들에게 미움받아야 할 대상이었다. 내 가장 오랜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약간 괴짜 같으면서도 조용한 것이 가까이 두기에는 조금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했다더라, 또래 남자아이들처럼 운동을 즐기거나, 학업이 뛰어나거나, 외모가 좋거나, 뚜렷한 탤런트가 하나도 없이, 대다수는 나를 모르거나 혹은 나에게 거리를 두거나 하는 대상이었던 것이다.
이런 것은 미워하는 감정이 필요하기보다는 내가 느끼기에 저 사람에게 거북함이 있어 관계 형성 이전에 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벽이 없던 곳에서 갑자기 벽을 쌓기란 어려운 것, 벽이 없이 지내던 사람과 갑자기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면, 그리고 그 사람 말고도 서로 두루두루 친했던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내가 벽을 세울 사람보다는 그 주위의 있는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 벽을 세우기 힘들어하는 것이다.
물론 가끔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에게 별로 득이 되지 않는 관계는 빠르게 정리하는 사람들도 있다, 보통 깊게 누군가를 사귀기보다는 별로 깊은 관계는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과 다양한 관계를 쌓아가는 사람들이 그렇다, 그런 사람들은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에 대해서 일종의 혐오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주로 사회생활을 통해 온갖 인간군상을 봐온 사람들이나, 혹은 상담사나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게서 주로 많이 보인다.
만약 본인이 가까운 친구와 벽을 세워야 한다면, 그것도 아주 가까운 관계의 친구였다면 벽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 나 또한 벽을 세 워던 적이 있고, 벽을 세우고 싶은 관계의 사람이 몇 있다, 하지만 가장 눈치가 보이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닌 그 사람과 함께 친했던 여러 사람들의 눈치가 보일 것이다, 특히 계속해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나.
가장 극단적이면서도 효율적인 방법 중의 하나는 모두에게 벽을 세우는 것이다, 만약 한 명에게 벽을 세우게 된다면 서로의 알력 다툼으로 변질되면서 친구들과 여론전을 펼치게 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면서 한 명에게 받을 상처를 여러 사람에게 받게 될 수도 있으며, 그런 이유로 모두와 벽을 세워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도 비록 극단적이고 외로워질지라도 나쁘지는 않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좋다,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그렇다고 다른 방법을 제시하기엔 내가 마땅한 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인간관계에 대해 적은 수많은 책들이 있지만 어찌 그 책들이 해법이 되겠는가, 그리고 내가 읽은 대다수의 책은 순응하고 받아들이며 관계 자체를 흐지부지하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그것이 과연 실제로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을 미워할 용기라는 건 그 사람이 싫어지는 것을 넘어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고 싶다는 욕구이기도 하다, 그리고 두려움이기도 하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그랬던가, 유기적으로 서로 그물처럼 이어진 것이 인간관계이다, 저 사람은 싫을지라도 저 사람과 가장 친한 친구는 싫지 않은 것처럼, 인간관계가 마냥 직관적이진 않은 법이다.
인간관계의 해답은 그 누구도 내려줄 수 없다, 하지만 누군가를 미워할 용기를 가져야 할 그대가 이 글을 보고 있다면, 그 용기는 부정해서는 안 되는 용기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인간관계의 선택을 스스로 내려라, 후회할 일이 없도록 그 용기를 실천으로 옮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