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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른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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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용신 Feb 20. 2024

사진, 그 멈춰있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취미 #1


나에게 사진을 언제부터 시작됐느냐고 물으면, 난 농담반 진담반으로 유치원때 부터 찍었다고 이야기 한다. 

농담은 그 시절에 아직 제대로된 사진을 시작하지 않았다는 농담이고, 진담은 그때부터 이미 카메라와 사진에 관심을 가졌다는 진실이다. 


그리고 지금은 사진을 찍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사진을 찍는다. 그것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소통하며, 더욱 풍요로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을 즐긴다.


그런데 왜 사진을 찍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사진은 요리와 비슷하다. 사진을 찍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록하기 위해서일까? 

추억하기 위해서일까? 

예술을 표현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일까?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나는 이것이 마치 "요리"와 같다고 생각한다. "음식"과 "요리"는 명백히 다른 가치를 지니듯이, "사진"과 "찍는 것" 역시 엄연히 다른 가치를 가진다.

너무 배고프면 음식을 먹는 것처럼, 우리는 기록하고, 잊지 않으려고 할 때 사진을 찍는다. 배가 고픈 사람에게 코스요리를 기다리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요리를 즐기는 사람은 있다. 요리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울 뿐 아니라, 내가 정성스럽게 요리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을 보며 내가 행복해지기도 한다. 냉정히 판단하면 내가 들인 시간과 비용을 따졌을때 사먹는 게 편하고 맛있을 것이다.


내가 존경하는 금강선 디렉터가 한 말이 있다. "낭비 없는 낭만은 없다."


그것이 나에게는 사진인 것 같다. 


특히 "사람"을 담는 사진은 더욱 그렇다.


사람을 담는 사진이 나에게 특별했던 이유는, 사람의 모습은 시간에 가장 민감하면서도 둔감하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그 순간순간 담기는 모습과 감정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의 모습과 감정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한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사람을 담는 사진을 통해 그 순간의 아름다움과 감정을 영구히 기록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가치를 둔다. 사진을 통해 그 순간을 다시 떠올리고, 그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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