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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용신 Aug 04. 2024

사회 속 빌런, 나를 단단하게 만든 사람들

#인간관계2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그중에는 우리의 인내심과 대처 능력을 시험하는 이른바 '빌런'들이 있다. 특히 내가 살아온 길과 전혀 접점이 없는 불특정 다수와 마주하게 될 때, 이런 사람들을 더 자주 경험하는 것 같다.


코로나가 끝나고 오랜만에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 뮤지컬 영화 모임에 나간 적이 있다. 그곳에서 나는 오랜만에 '빌런'을 만났다. 그는 자신이 타인에게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인지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A라고 칭하는 그 사람은 타인의 의견을 무시하며,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기에 바빴다. 그의 말에는 "저는 잘 몰라서요" 혹은 "그건 잘 몰라서 하시는 말씀이에요"가 반복되었다.


처음에는 그의 말과 행동에 당황하고 위축되었지만, 점차 나는 그와 같은 사람에게 테두리를 설정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무조건적인 거부 대신, 그의 행동이 타인에게 부담이 될 수 있음을 차분하게 알려주었고, 그는 결국 나의 신호를 받아들였다.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이 상황을 개선하려는 목적에서 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모임이 점차 자리 잡아가면서, 그가 무작정 타인의 이야기를 끊거나 지나치게 길게 말할 때마다 나는 나서서 "A님, 브레이크. A님 차례에 말씀해 주세요."라며 제동을 걸었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다. 그는 내 말을 더 잘 듣게 되었고, 나와만 대화를 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이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는 자신이 부정적으로 비춰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고자 한다는 나의 메시지를 받아들였고, 그로 인해 안도감을 느낀 것이었다. 물론 이 과정은 나에게 피로감을 주었지만, 모임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느꼈다. 특히 내가 모임의 주최자라면, 이런 노력은 반드시 감내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빌런과의 갈등을 통해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그의 행동 뒤에는 복잡한 심리적 배경이 있었고, 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나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었다. 그의 공격적인 태도는 그가 느끼는 불안과 스트레스의 발현일 수 있었다. 이를 이해한 뒤, 나는 그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나의 사회적 대처 능력을 한층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빌런과의 갈등은 나의 한계를 시험했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더욱 강해질 수 있었다. 그와의 관계는 자아 성찰의 기회를 주었고, 나의 약점을 인식하고 개선할 수 있게 했다. 또한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으며, 이는 나의 인간관계를 더욱 깊고 풍요롭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


사회생활 속에서 만나는 빌런은 단순히 문제를 일으키는 존재가 아니라, 나의 성장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들과의 갈등을 통해 나는 자신을 보호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웠으며,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키울 수 있었다. 빌런은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존재지만, 그 관계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그들은 우리의 인간관계를 더욱 의미 있고 깊이 있게 만들어주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제 나는 빌런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을 통해 내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하게 된다. 빌런이 주는 도전과 시련은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그로 인해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내면의 힘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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