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영이랑 합정
5월20일
다음 달엔 도쿄 여행을 간다. 계획을 짜겠다고 아영이랑 합정에서 만났다. 신촌에서 만나 비행기표를 산지 한 달만이다.
올해 가장 더운 날이었다. 상수역 근처에서 막국수를 먹고 루프트 카페로 갔다. 걸어가는 길에 팬더 모양 카드를 샀다.
팔을 벌려서 흰 공간에 글씨를 적어 놓고, 팔을 모아둔다. 기껏 써봐야 한 마디겠지만 살 수밖에 없었다. 곧 읽힐 비밀을 가린 팔뚝이 너어무 귀여웠다.
루프트 카페는 크고, 깨끗하고, 하얗고, 시원했다. 입구 쪽 자리는 한남동 옹느세자매 같다!
또 아이스라떼.
원두를 고를 수 있었다. 아영이는 루프트 블렌드, 나는 서울 블렌드로 골랐다. 커맹(?)이지만 그래도 '덜 신 거'라는 기준은 있다.
우린 열심히 검색을 하고 대충 이 날 여길 꼭 가자,를 정하고 종이를 덮었다. 싸우지 말자,고도 말했다. 싸우재도 싸울 일이 없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눈치보기를 주저하지 않을 거다. 내 특기니까. 아영이를 좋아하니까.
object도 갔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시뻘게질 때까지 반지를 끼워봤다. monami 매장을 가자고 지도앱을 켰는데, 같은 건물 3층이었다. 3000원짜리 만년필 분홍, 보라, 연두, 노랑을 챙겼다. 아깝지 않게 돈을 낭비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