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인간

결핍의 노래

by 휘기에

길은 아득히 뻗어있고
인간이라 부르는 모든 객체들은 서로를 사이에 두고
먼 길을 떠나간다.
누군가는 걸으며
누군가는 달리며
누군가는 차를 타며 서둘리 떠난다.

나는 걸으며
빠르게 뛰는 이들이 부러웠고
나는 뛰며
차를 가진 자들이 부러웠다.
모두가 떠난 빈 길과 빈 하늘은 나의 몫이었다.
내 것이라곤 오직 빈 것들 뿐이었다.

나는 지쳐 드러누워
빈 길과 빈 하늘을 올려다 본다.
몇몇 노래들의 한 구절을 불러보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그들의 발자국을 서로 이어보기도 하고
덧없이 땅에 몇 자를 적어 보기도 한다.

걷는 소리, 뜀박질 소리, 차 소리....
모든 소리가 사라져있었고, 이는 나의 결핍의 결과라고 생각했다,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빈 것은 공명하기 마련이다.

소리가 들렸다 또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내 안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길 위에 있지 않았고 하늘 아래 있지 않았으며
나는 내 안에 있었다.
아무도 찾지 않았기에
나는 나를 맞이한 최초의 인간이었다.

길은 굽이치고 휘어지며
나를 감싸고
하늘은 내려오며
나를 품었다.

나는 그 안에서 열기로 몸을 떨며 나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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