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남쪽 해안 보이고
지평선은 산맥으로 꿈틀거린다.
이 광활함에 조금 숨통 트여
가만히 귀 기울여 물줄기 흐르는 소리 듣는다.
조르르 조륵 흘러가는 소리 중에
어디 자동차 소리 달려오고
나는 뒤가 싸늘해져 눈을 뜬다.
해안가에 앉아도 파도 소리 들리지 않고
자동차 소리 무성한 이 곳!
나 홀로 있을 수 있는 곳 하나 드물구나.
고개 숙여 바라봄에
갯벌의 게들 자기 집을 오고간다.
울타리 틈에 집 마련한 거미는 어디에 갔는지.
나는 광활함 속에 있음에도 무언가 비좁음을 느낀다.
차 소리는 언제까지 들려올 셈인가.
갈대 무성히 대지를 감추고
어디 개 짖는 소리 들려온다.
구름에 햇빛 번져가는 어느 가을날
나는 마지막 장소에 와있다.
이제 돌아갈 곳 없을 나의 삶,
나는 외로웁되 외롭지 않을 것이다.
나의 방 내 속에 마련하니
차 소리도 개 짖는 소리도
들어오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