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고 싶다면 크루엘라 처럼!
자극적인 요소의 집합체
요즘 핫한 영화라는 소문이 자자한 <크루엘라>를 봤다. 초등학교 때 보았던 디즈니 만화 영화< 101마리 강아지> 속 악녀인 크루엘라 드 빌을 재조명한 영화라 하니 보기 전부터 내심 기대되었다. 만화 속 크루엘라는 광대가 툭 튀어나오고 인상도 험악한 마녀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으며 개의 가죽으로 코트를 만들기 위해 달마시안 강아지들을 훔친다. 고조되는 스토리 라인을 위해 악역을 자처하는 빌런 (Villan) 캐릭터이기에 착하고 선한 부분은 불필요하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만화이니, 악은 더 악랄하고 착한 역은 더 착하게 만들어야 흥미도 유발되고 교훈적인 메시지가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 <크루엘라>는 주인공 내면에서는 양극의 선과 악이 대립한다. 이 악역을 나쁘게만 보지 말고 그녀의 속사정을 재 탐색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최대 강점을 꼽으라면 화려한 패션계의 눈요기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나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를 보면서 성공한 여성들의 드레스, 구두, 가방을 비롯한 라이프 스타일을 보며 대리만족을 했었다. 럭셔리 브랜드가 주는 우월함과 성공의 상징성을 자신에게 투영해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하다. 영화 속 주인공 크루엘라의 꿈이 패션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패션은 그녀가 살아가는 동기이자 꿈이다. 그리고 남작부인의 브랜드와 크루엘라가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의 대립도 볼만 하다. 남작부인이 추구하는 브랜드는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엘레강스한 라인을 살린 드레스와 아웃핏이 주를 이루며, 크루엘라가 추구하는 브랜드는 현존하는 평범함이나 규율에 반항하는 펑키한 스타일이다. 고전 스타일의 회화 작품과 아방가르드 스타일의 대결 같달까?
영화가 끝나는 내내 머리 속에 계속 떠오르는 의문이 있었다. 과연 성공하기 위해서는 독해 져야 하는가? 이다. 영화 속 크루엘라는 장난끼가 많은 말썽꾸러기이지만 마음이 착한 양어머니를 통해 자신의 얌전하고 착한 부분을 개발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어쩔 수 없이 착한 에스텔라로 살기 위해 발버둥 친다. 하지만 창작하고자 하는 욕구, 일반적인 규칙을 깨부수고 싶어하는 못된 본능이 솟구칠 때는 크루엘라로 변한다. 크루엘라가 블랙이라면 에스텔라는 화이트다. 그녀의 특이한 머리카락은 정체성을 대변한다. 태어 날 때부터 가운데 가르마를 기준으로 왼쪽은 흰색 오른쪽은 검은 머리로 자랐다. 에스텔라로 살 때는 붉은 갈색 머리 가발로 자신의 악한 부분을 가리려 하지만, 단순히 가리는 것이지, 내면에서는 계속 꿈틀대고 있다.
영화가 끝나고 난 후 ‘성공하기 위해서 득해져야 할까?’ 에 대한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예스’다. 대신 실력은 기본적으로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영화 속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다.
“You have the talent. Whether you have the killer instinct is the big question.”
“넌 재능이 있어. 너가 킬러 본능이 있는지가 가장 큰 문제인 것이지.”
백작부인이 크루엘라의 재능을 포착하고 지켜보다 어느새 100%확신이 찰 때 던지는 대사다. 킬러본능이란, 아주 못된 독함을 장착하여 타인을 짓밟고서 라도 위로 올라가고자 하는 본능을 말하는 것이다. 사회 생활하면 당연시 보게 되는 사람들이며,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은 이러한 ‘킬러 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독한 마음을 가지지 않고서는 야생 정글 같은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는 녹록치 않을 테니 말이다. 크루엘라는 밥 먹듯이 도둑질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범죄를 저지르지만 백화점에 취직한 이후부터는 자신의 꿈을 위한 방향으로 펼쳐낸다. 이 악한 본능이 자신의 열정과 목표라는 연료와 잘 타오르면 성공을 위한 고속 티켓을 거머 쥘 수 있다.
한편으로 크루엘라가 못된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크루엘라에게 조력자 (호레이스, 제스퍼, 강아지들, 존 등등)가 있었고 그 조력자가 자신을 따르게 하기까지는 에스텔라의 선한 부분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호레이스와 제스퍼는 크루엘라를 상대할 때마다, ‘옛 친구’ 에스텔라가 그립다고 말한다. 자신이 천부적인 재능이 있고 세상 혼자 사는 듯한 이기심만 가지고 있었다면 크루엘라는 아마 남작 부인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 어느 스토리의 악역 처럼 처참한 엔딩으로 마무리가 되었을 것이다. 남작부인의 이기심은 혀를 찰 정도로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난다. 남작부인은 자신의 천재성과 존재 자체가 절대적이라, 물건을 던졌는데 앞에 사람이 맞아서 다쳤다면, 던진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잘 못한 것이다. 왜냐? 자신의 길을 방해한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이러한 악역 캐릭터를 통해 말하고 싶은 부분이 이것이 아니었을까? 진짜 악역을 제압할 수 있는 존재는 이보다 더 힘이 세고 독한 악역이 아닌, 선하고 착한 화이트 에스텔라 같은 성향도 수긍하는 인간이라는 것을. 엠마 스톤의 걸걸하고 거친 연기가 크루엘라와 너무나 싱크로율이 높아 보는 내내 흥분되었다. 저 천재 디자이너가 그 다음은 어떤 패션을 선보일까, 씬이 바뀔 때마다 궁금하게 하는 영화였다.
패션, 성공, 복수, 독.
크루엘라는 자극적인 요소들의 집합체다.
https://www.youtube.com/watch?v=gmRKv7n2If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