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보도 넘을 듯한 거리에서
그대 오십니다.
겨울의 석양, 홀로 받은 듯
스치는 사람들은 빛을 잃으며
그대의 걸음 하나
내 심장의 고동 하나
가까울수록
커져가는 눈망울에
그대 보입니다.
멈춰버린 저를 향해
그대 다가오십니다.
흩날리는 머릿결로
미소마저 숨기며
그대의 걸음 하나
닫혀지는 입술 하나
순간을 영원으로
만남을 반함으로
그대 바꾸셨습니다.
그 겨울, 꽃을 피워내며
그대 오십니다.
안개 같은 숨결 사이
윤기 나는 붉은 입술
마지막 걸음 하나
꽃다발 안은 채로
굳어버린 겨울나무는
계절을 잊고 꽃이 핍니다.
그대 봄으로 오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