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산동 ‘얄브스름’ ☞ 치즈폭탄감자전, 간장연탄주물럭
<Tasty G 미식 16> 음식만으로 소개가 가능한 미식점(美食店)
지산동 ‘얄브스름’ ☞ 치즈폭탄감자전, 간장연탄주물럭
문을 열면 1980~90년대 홍콩 영화 속 한 장면이 펼쳐진다. 창문에 적혀있는 문구가 함께 향수를 자극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얄브스름’이 그렇다.
얄브스름은 한 번 방문해서는 그 매력을 온전히 탐하기 어려운 곳이다. 기본에 충실하고 탐색해야 할 매력이 가득한 ‘미식점(美食店)’이다.
세 번을 방문해서 열 가지의 음식을 먹었다. 라면, 치즈폭탄감자전, 먹태먹어(메뉴명), 잔치국수, 간장연탄주물럭. 파절임, 생맥주, 해물떡볶이, 페페로니 아니고 분홍소세지(메뉴명), 생감자칩이 모두 4번 타자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음식은 치즈폭탄감자전과, 간장연탄주물럭이다.
치즈폭탄감자전은 상상을 초월하는 치즈의 양과 화산에서 솟아나는 것처럼 뿜어내는 연기가 비주얼 쇼크를 일으켰다. 식감은 푹신푹신하고 바삭했고, 고소하고 뒷맛이 깔끔했다.
감자전은 재료의 특성상 뒤집기 어렵고 바삭하게 구우려다 태우기 쉬운 음식이다. 그래서 더 얄브스름의 치즈폭탄감자전은 훌륭하다.
간장연탄주물럭은 건장한 성인 남성 두 명이 500cc 생맥주 4잔과 소주 8병에 곁들여도 남았을 만큼 양이 넉넉했다. 무엇보다 고기의 두께에 시선을 빼앗겼다.
간장연탄구이에 쓰이는 고기는 조금만 두꺼워도 퍽퍽하고 얇으면 부스러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얄브스름의 간장연탄주물럭은 그야말로 적절한 두께를 선보였다.
고기의 육질, 고기에 곁들인 채소의 종류와 신선도, 양념에 쓰인 간장과 단맛의 비율까지 남달리 뛰어났다. 그리고 직접 연탄불에 구워 불맛을 냈기에 풍미가 짙었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었다. (불맛을 내는 소스는 극단적으로 해로운 음식 중에 하나다.)
고유의 음식 맛을 선보이지만 가격은 저렴하다. 재료도 싱싱하고 양도 넉넉한데 동종의 업소에 비해 많게는 9,000원에서 적게는 1,000원가량 저렴한 이유는 사장의 헌신에 있을 것이다.
어느 손님의 표현대로 ‘수줍게 친절한’ 얄브스름의 사장은 음식을 직접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섬세하고 세심하게 손님을 살핀다. 섬세함은 음식 맛으로 세심함은 서비스를 건네는 타이밍으로 나타난다.
그때그때 생파를 썰어서 음식에 올리거나 기본안주로 라면(그것도 면발을 맛있게 익히기 어려운 너구리)을 끓여내는 일은 전담 인력을 두어야 할 만큼 에너지 소모가 심하다. 생맥주의 거품을 다루는 일도 쉽지 않기에 생맥주를 적절하게 잔에 따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알맞은 크기의 싱싱한 생파, 다 먹을 때까지를 고려한 면발의 익힘 정도, 생맥주의 탄산을 보호하는 이상적인 거품의 두께와 함께 가게의 바이브마저 온전히 컨트롤하는 사장은 얄브스름에서 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바쁜 사람이다.
얄브스름의 사장은 공부가 될 만큼 스타일이 좋다. 하지만 자신의 취향을 강요하지 않는다. 더불어 환대를 안다. 주 고객이 20대지만 술 취해 찾아온 노년의 손님도 환영하고 정성을 다해서 응대한다.
이밖에도 심야영업, 연중무휴, 잔술, 노상 음주, 낭만 가득 화장실, 사진 촬영과 2초도 안 걸리는 즉석 출력 등 언급할 매력이 많으나 얄브스름은 음식만으로도 소개가 가능한 미식점이기에 여기서 끝!
그리고...
얄브스름의 대표는 생파를 손질해서 거꾸로 세워서 보관한다. 알거나 실천하는 요리사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