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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잉여 Apr 30. 2022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한 근본적인 이유

구글 기업분석 2편 - 오직 정보 검색만 바라본 구글의 경제적 해자

 이전 1편 정보검색과 구글의 가치관에 이어 오늘은 구글의 제품들이 이 가치관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정보 검색만 바라보는 구글의 서비스들


 구글은 문서 검색 서비스로 기술력을 높이고 시장을 확장 했습니다. 이후 gmail, 지도, 크롬 브라우저 등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였고 유튜브와 안드로이드는 인수한 뒤 성장 시켰습니다. 이외에 광고 플랫폼, 클라우드 등 B2B 사업도 활발하여 구글은 IT 관련 모든 사업에 발을 뻗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구글의 서비스들은 정보 검색이라는  점에 굉장히 집중되어 있습니다. 구글이 제공하는 데이터는 즐거움을 위한 소비성 컨텐츠 보다 특정 목적에 맞는 지식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그래서 SNS에 비해 구글 서비스들의 검색 기능은 매우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또한 각 서비스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전체 검색 품질을 끌어올립니다.


구글에서 뉴욕 검색 시 나타나는 다양한 형식의 정보


 예를들어 구글에서 “뉴욕”이라고 검색해 봅시다. 지역 키워드라서 가장 먼저 지도가 눈에 띄고 사진과 문서 정보들을 보여줍니다. 누군가는 사진이나 문서 등 정적인 정보가 아닌 영상정보도 필요합니다. 이 때 구글은 유튜브에서 “뉴욕”을 검색하여 데이터를 가져옵니다. 유튜브가 내부 서비스라서 구글을 위한 별도 검색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유튜브 내에서 검색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죠. 만약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하지 않았다면 영상 정보들을 어디선가 구해야 합니다. 구글에 돈을 주고 유튜브 영상 목록을 받거나 외부에서 합법적인 방법으로 수집해야 해요. 이 방법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제한적이고 실시간성도 낮아 검색 품질이 매우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Bing, yahoo 그리고 네이버는 대안이 없어 유튜브를 통해 영상정보를 제공합니다.


구글 지도에서 뉴욕 검색 화면


 이번엔 구글 지도에서 “뉴욕”을 검색해 보겠습니다. 지도 서비스는 장소명 역색인과 좌표 색인을 결합하여 우리가 원하는 장소를 빠르게 찾아줍니다. 이 좌표 색인이 있기에 “현 지도에서 검색” 같은 기능을 제공할 수 있어요. 다시 정보 검색 관점으로 돌아오면 지도 서비스도 고유의 장소 검색 기능에 부가적인 정보를 결합해 품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기존 구글 검색을 위해 개발한웹, 뉴스, 사진 검색 기능을 약간의 노력만으로 재사용 할 수 있는 것이죠. 구글 지도는 언젠가 검색한 장소와 관련된 vlog나 여행 정보 영상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개발 대비 기대 효과가 낮다고 판단하여 추진하지 않을 수 있지만 다른 지도 서비스들은 애초에 고려조차 못 합니다. 또한 이렇게 정보 검색 서비스들을 연결하면 로컬 사업 확장도 쉽습니다. 우리나라의 네이버, 카카오가 대표적으로 모든 서비스에서 사용자가 찾은 장소를 예약할 수 있습니다. 구글 예약 서비스는 이 사업을 전세계 대상으로 확장하고 있어요.


 이렇듯 구글의 모든 정보 검색 서비스들은 연결되어 있고 확장성이 뛰어납니다. 구글의 지도 데이터 수집과 유튜브 인수 등은 회사 성장에 있어서 필수였어요. 이 관점으로 유튜브를 보면 넷플릭스나 인스타그램과 완전히 다른 사업으로 보입니다. 컨텐츠 제공과 광고, 구독 비즈니스 기반으로 이들의 사업은 비슷해 보이지만 저는 다음 질문으로 차이를 둡니다.

 “넷플릭스와 인스타그램 데이터를 구글 검색 결과에 활용할 수 있는가?”

 넷플릭스의 경우 “오징어 게임” 처럼 자사 컨텐츠를 검색하지 않는 이상 제공할 데이터가 전무합니다. 또한 유튜브는 하루 20억 명의 사용자들이 10억 개 이상 영상을 소비합니다. 넷플릭스가 만 개도 안되는 컨텐츠로 유튜브와 정보 경쟁을 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죠. 인스타그램 또한 소비성 컨텐츠가 대부분이라 정보 검색을 위해 색인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페이스북은 검색보다 추천 기술이 훨씬 발달했어요. 종합하면 사람들이 구글과 비교하는 경쟁사 중에 정보 검색 회사는 거의 없다는 것 입니다. 구글도 유튜브 쇼츠와 오리지널 컨텐츠 등을 제공하지만 최우선순위는 정보 검색에 맞춰져 있습니다.


정보 접근성을 위한 구글의 도구들


2021 전 세계 브라우저 점유율


 구글은 품질 높은 검색 서비스들을 제공하기 위해 사용자 접근성에도 많은 투자를 합니다. 사람들이 디지털 정보를 접하기 위해선 OS의 앱과 브라우저를 통할 수 밖에 없어요. 스마트폰 출시 이전에는 MS의 익스플로러 만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죠. 그런데 독점적 지위를 가진 MS가 사업성이 없는 익스플로러나 통신 기술 개발에 소극적이어서 데이터 전송이 매우 느렸습니다. 당시 웹 기술로 스트리밍 서비스는 커녕 동영상 재생조차 힘들었죠. 구글은 웹 표준 기술에 직접 참여하며 V8 엔진기반으로 크롬 브라우저를 출시합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프로토콜 및 통신 기술에도 많이 투자하여 브라우저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했어요. 그 결과 크롬은 익스플로러를 성능으로 압도했고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의 64%를 점유합니다.


 크롬의 높은 성능은 인터넷 환경이 느린 곳에서도 정보 접근을 가능하게 했고 반대로 정보 생산에도 기여합니다. 그리고 이 브라우저의 높은 점유율은 사용자가 구글 서비스를 벗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크롬은 기본적으로 구글 아이디로 사용자를 관리하며 구글 검색을 기본 설정이기 때문이죠. 또한 크롬은 유튜브 데이터 전송을 최적화 시킬 수 있으며 메일, 클라우드 등 자사 서비스의 접근성도 높입니다. MS는 뒤늦게 브라우저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엣지를 출시하지만 이미 떠나간 사용자를 되돌리긴 힘들어 보입니다. 네이버도 자사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웨일 브라우저를 출시하였죠. 다만 웨일은 구글이 오픈소스로 공개한 Chromium을 기반으로 크롬과 같은 기술을 사용합니다.


전 세계 모바일 OS 점유율


 구글은 안드로이드도 비슷한 맥락으로 인수 후 적극적으로 투자했습니다. 스마트폰 초기를 선도한 애플은 완벽함을 추구하는 가치관으로 사용자 접근성이 떨어졌습니다. 아이폰은 OS와 AP 등 대부분 자체 개발하여 초기 비용이 너무 컸거든요. 또한 폐쇄적인 애플의 OS는 소수의 구매력 높은 사용자에게만 가치가 있었습니다. 반면 구글은 애플과 달리 OS 품질보다 확장에 집중합니다. 안드로이드를 공개하고 여러 기기에 이식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많은 제조사들이 참여하도록 했어요. 제조사들의 유입으로 경쟁이 심해지며 많은 중저가 스마트폰이 시중에 풀렸습니다. 그 결과 경제력이 낮은 국가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며 자연스럽게 안드로이드 점유율도 따라서 올라갔어요. 크롬은 인터넷이 느린 곳에서 안드로이드는 경제력이 낮은 곳에서 정보 접근성을 높인 것입니다. 부가적으로 안드로이드의 기본 검색엔진도 구글이며 유튜브 등 자사 서비스들을 OS에 최적화 시켰어요. 구글이 안드로이드 급성장을 힘입어 많은 사람들을 자사 서비스로 유입 시킨 것이죠.


 여기에 대부분 서비스에서 모바일 트레픽이 데스크탑보다 2배 이상 많습니다. 그만큼 모바일 OS에서 안드로이드의 성공은 구글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애플과 MS의 의존성을 낮췄습니다. 한 예로 2021년 구글은 사파리 기본 검색엔진 탑재를 위해 애플에 150억 달러를 지불했어요. 당시 구글의 자사주 매입 금액이 500억 달러임을 감안하면 이는 상당한 액수입니다. 만약 구글이 안드로이드나 크롬에서 점유율을 잃는다면 이 비용은 더 커질 위험이 있습니다. 구글이 잃은 점유율 만큼 애플의 시장이 커지고 MS의 Bing이 더 큰 금액을 입찰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애플이 돈만 바라보고 Bing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탑재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정보 검색 하나만 바라본 구글의 경제적 해자


정보 검색 관련 구글의 대표 제품들


 이번 글을 종합하면 구글의 행동은 정보 검색이라는 큰 틀에서 움직인다는 것 입니다. 구글의 제품들은 바라보는 방향이 같기에 시너지를 내기 쉽죠. 또한 정보 검색이라는 행위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없어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쓰다 인스타그램으로 옮기듯이 구글의 사업은 트렌드에 따라 변하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죠. 따라서 구글이 경쟁력을 잃으려면 구글보다 높은 수준의 정보검색 서비스가 등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전세계의 문서, 사진, 지도, 동영상 데이터를 수집해야하며 OS와 브라우저 점유율도 함께 높아야 합니다. 구글의 제품들을 어떤식으로 조합해도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하나만 잘해서 구글을 상대할 수 없어요. 그리고 AI를 포함한 각종 소프트웨어 기술은 아직 언급도 안했습니다.


 위처럼 모든 분야에서 구글과 경쟁할 수 있는 회사는 애플과 MS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컴퓨터를 위한 OS를 만드는 애플도 지도 서비스 하나 성공시키는데 실패 했습니다. 2012년 애플은 부실한 지도 서비스 제공으로 담당자를 해고 했었죠. 현재도 애플 지도의 점유율은 10% 내외로 구글 지도의 1/6 수준입니다. MS의 Bing 또한 5% 내외 검색 점유율로 90% 내외인 구글 검색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요점은 OS 선점이라는 압도적인 시장지위와 높은 수준의 인력 그리고 막대한 자금력으로도 구글의 점유율을 가져오기 어렵다는 것 입니다. 이렇게 경쟁자가 나오기 힘든 사업을 지속하는 회사는 리스크 방어도 유리해요. 바로 구글 투자 시 애플과 MS도 같이 투자하는 것 입니다. 구글이 잃은 점유율을 이 두 회사가 가져갈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죠. 애플과 MS 고유 사업의 경제적해자도 높기에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습니다.



다음...

1, 2편에 걸쳐 정보 검색에 대한 개요와 구글의 사업이 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가볍게 써 봤습니다.

다음 3편에서는 구글 광고시스템의 선순환을 다룰 예정이며, 4편은 구글의 기술과 수직적확장에 대해 쓸 예정입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며 다음 글도 열심히 써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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