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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잉여 Mar 18. 2022

애플의 강한 폐쇄성이 소비자에게 부과한 고객전환비용

애플 기업분석 2편 - 고객전환비용

 애플은 독자적인 하드웨어, 프로토콜 그리고 OS를 바탕으로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로 평가 받습니다. 동시에 폐쇄적인 생태계 내에 소비자, 생산자(iOS 개발자 또는 IT 서비스 기업 등)들을 가두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책정한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고 있습니다.


 주주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 그리고 애플 본연의 가치 이 셋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경영진들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소액 개인투자자이기 때문에 대부분 글에서 주주의 이익에 초점을 맞춰 분석합니다. 오늘은 애플의 폐쇄성이 주는 여러 경쟁우위 중 소비자에게 영향을 주는 고객전환비용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1.  애플 제품 별 판매량 요약


 애플 제품 판매량 통계에 따르면 2020년까지 아이폰 점유율 및 매출 상승세는 주춤 하는 듯 했지만 아이폰12를 출시한 2021년에 급증하며 활성기기가 12억대가 넘어갑니다. 여기에 압도적인 악세서리 시장 장악으로 매 년 1억 개 내외의 에어팟 및 4천만 개 이상의 애플워치를 팔고 있죠. 또한 최근 맥의 cpu를 기존 intel x86에서 ARM 기반 M1으로 변화함에 따라 최근 판매량이 급증했습니다. 위 통계 값들을 제품/연도 별로 나누어 집계해보면 아래와 같아요.


애플 제품 별 판매량 (백 만 단위)


 애플 매출액의 가장 큰 비중을 아이폰이 차지하는 만큼 판매량 또한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그리고 전자제품의 특성상 제품수명이 2년이상이고 매년 품질을 높이기 어려워 개별 제품의 판매량이 급감하는 구간도 나타납니다. 하지만 애플의 제품군은 점점 다각화되고 전체 판매량은 전반적으로 증가합니다. 저는 이 현상이 소비자가 다른 제품군 (windows, android)로 전환할 때 비용을 점점 증가 시킨다고 봅니다.


2.  주변기기 제품이 사용자에게 부과한 전환비용


 먼저 소비자가 접근하기 쉬운 평균 30~50만원 가격대인 애플워치와 에어팟 같은 주변기기 제품들부터 살펴볼게요. 이 제품들의 판매량은 출시 초기 아이폰 판매량의 10%도 못미쳤지만 현재 30%를 넘고 있어요. 여기에 속한 사용자들이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넘어가려면 자신이 보유한 제품들의 가격만큼 전환비용이 발생합니다. 왜냐하면 에어팟만 보더라도 단순 무선이어폰 기능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 출력이 발생한 기기(맥,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자동으로 연결해주기 때문이죠. 이러한 주변기기 제품들의 SW 기능들은 모두 애플 OS 환경에 맞춰 개발되기 때문에 다른 OS에서 가치가 떨어집니다. 애플워치는 자체 OS를 보유하며 건강데이터, 인터넷 연결 등을 아이폰에 의존하기 때문에 악세서리 제품들보다 가치가 더 떨어지죠. 즉, 사용자가 애플이 제공한 OS를 벗어나려면 자신이 보유한 주변기기 제품들의 가격만큼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3.  맥과 아이패드 등 컴퓨터 제품이 사용자에게 부과한 전환비용


 여기에 속한 사용자들은 애플이 개발한 거의 모든 SW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드롭박스 같은 iCloud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모든 데이터(사진, 문서, 일정, 메모, 연락처, 암호 등) 를 저장하고 연동하죠. 최근 M1 이후 맥북은 아이패드와 같은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여 OS 개발 효율성 증가 + iOS 앱 맥에서 구동 등 SW 기능 향상에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하지만 맥처럼 컴퓨터 제품의 경우 사용자의 숙련도가 높아야 이용가치가 높아지는 만큼 windows의 점유율을 급격하게 가져오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점을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제적 해자로 봅니다.) 반대로 맥 사용자 또한 windows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므로이분들이 이탈할 가능성은 저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4.   SW 서비스 제품이 사용자에게 부과한 전환비용


Apple 항목 별 매출 추세


 애플은 앞서 언급한 iCloud 이외에 애플 뮤직, tv, 아케이드 그리고 유료 앱 등 다양한 서비스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들의 매출은 영업이익률이 높을 뿐더러 계절성 없이 점진적으로 늘어나서 (데이터는 줄지 않고 늘어나므로) 가장 중요한 항목이기도 합니다. 최근 애플 제품들이 성능 대비 가격을 낮춰(SE 제품들) 점유율을 높이는 것도 서비스 매출을 늘리려는 의도가 숨어있죠.


 다시 전환비용에 대입하여 서비스 제품들을 바라보면 사용자가 애플 서비스를 많이 사용할수록 애플 제품군을 벗어나기 힘듭니다. 예를들어 아이패드의 대표 필기 앱 굿노트를 9900원에 결재하면 이를 갤럭시 탭에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사용자가 테블릿pc를 바꿀 때 다시 아이패드를 구매해야 9900원을 다시 지불하지 않고 굿노트를 이용할 수 있죠.


 다른 예시로 사진을 클라우드에 대량으로 저장하기 위해 매달 iCloud 서비스 이용료를 지불한다고 가정할게요. 이 사용자가 안드로이드 핸드폰으로 교체하고 구글포토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현재 사진을 모두 옮기고 결재 방식을 바꿔야하죠. 이 때 발생하는 전환비용은 사용자의 시간과 데이터 손실 위험 입니다. 금융 회사가 DB 서비스를 비용만 보고 교체하지 못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SW 서비스 특성상 HW 매출에 비해 더 빠르게 다각화되고 증가할 것으로 봅니다. 현재 이를 정량화 할 수 있는 데이터는 재무제표 매출 항목의 서비스 부문 밖에 없지만 특이점이 보이거나 중요한 자료를 찾으면 따로 정리할 계획입니다. 중요한 점은 서비스 매출이 증가할수록 수익증가 뿐만 아니라 HW 매출이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5.  결론


 이번 글에선 애플의 수비적인 관점 즉, 기존 고객들이 이탈할 수 없는 요소들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이 수비를 공격을 통해 강화하고 있습니다. 즉, 새로운 매출을 확장시키면서 기존 매출을 유지시키는 것이죠. (이는 구글, MS 등 다른 OS 회사들에도 나타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회사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시면서 이를 당연하게 여기지만 사실 이 특징을 가진 회사는 역사상 없었고 흔치 않습니다.

애플과 코카콜라의 경제적 해자 비교 - 개인적으로 두 회사를 비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


 워렌버핏이 애플 이전에 가장 좋아하고 비중도 높았던 코카콜라와 비교해 볼게요. 코카콜라의 제품은 제로, 체리 맛 등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죠. 그리고 스프라이트, 환타 등 여러 청량음료를 개발, 인수 했습니다. 하지만 청량음료 제품군이 늘어날수록 코카콜라 오리지널의 매출이 늘어날 수 있을까요? 오히려 감소할 확률이 큽니다. 물론 공정효율성, 마케팅비 등을 개선하여 손익구조는 좋아질 수 있지만 제품 품질을 높이거나 기존 고객을 묶어두긴 힘듭니다. 즉, 제로 음료 고객 등 새로운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 등 비용을 써야하지만 이것이 기존 제품의 품질, 매출 향상으로 이어지진 않죠.

 따라서 저는 애플 주식에 코카콜라 보다 더 높은 프리미엄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애플이 기존 매출을 유지할 확률이 코카콜라보다 높다고 판단한 것이죠. 만약 매수 기준을 PER로 한다면 저는 애플의 PER이 코카콜라보다 5~10 높더라도 애플을 매수할 것 입니다. 다른 예시로 매수 기준을 주식 감소율로 하여 애플이 코카콜라보다 1~2% 작더라도 저는 애플을 선택할 것 같아요.



다음...


지금까지 애플 경제적 해자의 고객전환비용이 소비자에게 주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른 경제적 해자인 네트워크 효과는 소비자 사이에서 영향이 적다고 판단하여 생략하였습니다. (추후 이 글에 업데이트 될 수 있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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