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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잉여 Mar 21. 2022

기업분석을 위한 첫 걸음 - 현금흐름표 분석

어려운 재무제표를 투자자가 필요한 항목만 한 눈에 보는 방법

부자가 되기 위해선 돈을 많이 버는 것만큼 저축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투자할 기업을 고를 때도 돈을 잘 버는 만큼 주주에게 많이 환원하는 기업을 좋아합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재무제표 중 현금흐름표 분석이 가장 중요합니다. 오늘은 주주의 이익 관점에서 현금흐름표를 어떻게 분석하고 중요한 항목은 무엇 인지 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전에 주주환원의 두 가지 요소(배당, 자사주 매입)을 비교한 글이 있는데 한 번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가 재무제표 항목 중 손익계산서 보다 현금흐름표를 강조한 이유는 무엇 일까요?
 저는 손익계산서로 기업의 현재까지 성장성, 영업이익률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를 지속 가능한 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재무제표에서 현금흐름표 분석에 많은 시간을 사용하며 결과로 아래 3가지를 확인하고자 합니다.
 

순이익이 실제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반영 되었는가? 

사업을 유지하고 확장하는데 많은 돈이 필요한 가?

회사의 이익이 경영진과 주주 중 누구를 위해 사용하는 가?
 

첫 번째, 순이익이 실제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반영 되었는가?

2013년 모뉴엘 매출채권 사기 발생 당시 현금흐름표 / 출처: dart.fss.or.kr


이는 2014년 모뉴엘 사태처럼 실제 매출액을 속여 손익계산서를 조작하는 부실기업인지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 회사의 매출은 바로 현금으로 입금되는 것이 아니라 매출채권 형태의 자산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모뉴엘의 경우 600억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실제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현금흐름은 -15억 이었죠. 이 회사의 대표는 조작된 매출채권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페이퍼컴퍼니로 빼돌리는 만행까지 저질렀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순이익과 영업활동 현금흐름 사이 괴리율이 얼만큼 발생하는지 5년이상의 시계열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해당 기업의 사업보고서 및 투자 포털에서 매출채권 회수기간을 알 수 있다면 이 기간이 산업 평균과 비슷한지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현재 두물머리의 올라떼 서비스에서는 곧 출시할 기업 재무제표 기능에 매출채권 회수기간까지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 기간은 모뉴엘 사태처럼 범죄가 아니더라도 조선, 자동차 업 처럼 흑자도산의 위험을 방지하는 데 투자자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 사업을 유지하고 확장하는데 많은 돈이 필요한 가?


2019 ~ 2021 애플의 연간 현금흐름표 / 출처: investor.apple.com

 

 위 Apple의 현금흐름표 예시처럼 해외 기업의 재무제표는 대부분 영어로 제공됩니다. 저는 자세한 항목들을 확인하고자 개별 기업의 공시 사이트를 확인하지만 대략적인 지표만 빠르게 확인할 때는 investing.com의 재무제표를 보기도 합니다.


 여기서 크게 3가지 항목이 눈에 들어올텐데 Operating / Investing / Financing Activities 입니다. Operting은 앞서 말씀드린 영업활동, invecting과 financing은 각각 투자, 재무활동 현금흐름 입니다. 그리고 (숫자)가 -를 의미합니다. 저는 보통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크고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0에 가깝고 재무활동으로 돈이 많이 빠져나가는 회사를 선호합니다. 참고로 금융업이나 지주회사의 경우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번 단락의 질문인 사업을 유지하고 확장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으로 저는 아래 항목들을 살펴봅니다.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

Payments for acquisition of property, plant and equipment

Payments made in connection with business acquisitions, net 


Depreciation은 유형자산에 대한 감가상각이고 Amortization은 무형자산에 대한 감가상각으로 모두 영업활동에 속합니다. 이 항목이 영업활동에서 +로 표시되는 이유는 감가상각으로 처리한 113억 달러는 누군가에게 지불한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현금으로 표기하는 것입니다. 즉, 947억으로 표시한 순이익은 세금 계산을 위해 손익계산서 항목이며 실제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증가한 돈은 1040억 입니다.

 감가상각은 기업 현금흐름에 +가 되고 비용처리도 할 수 있는 좋은 항목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감가상각된 자산 중 사업이 변화하여 필요 없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일반적인 경우 비슷한 금액의 유형자산을 취득합니다. 이를 투자활동 현금흐름의 Payments for acquisition of property, plant and equipment 로 확인 가능합니다. 토지, 공장 그리고 장비 취득에 사용된 금액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유형자산 취득에 해당합니다. 애플의 경우 이 항목이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와 거의 비슷한 것을 알 수 있죠. 저는 감가상각과 유형자산 취득 비율이 영업활동 현금흐름 대비 낮은 것을 선호합니다. 그래야 매출이 커졌을 때 많은 비율을 주주를 위해 사용할 수 있고 매출이 줄어들 때는 적자가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Payments made in connection with business acquisitions, net  항목 또한 낮은 것을 선호합니다. 이는 관련기업 인수에 사용한 금액으로 이 항목이 지속적으로 클 경우 사업을 유지 / 확장하기 위해 많은 회사를 인수해야 함을 뜻 합니다. 물론 해당 기업이 사업확장에 꼭 필요한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이 기업이 핵심 기술을 위해 돈을 쓰는지 경쟁력이 약화되어 경쟁자를 줄이기 위함인지 또는 전혀 관련없는 기업에 투자하여 손실이 발생하는지 알기 힘듭니다.


연구개발 증가로 사업확장 vs 기업 인수로 사업확장


 또한 핵심기술을 연구개발비 증가를 통해 확보할 수 있다면 관련기업 인수보다 현금흐름이 훨씬 좋습니다. 연구개발비는 발생시점에 손익계산서에서 비용처리 할 수 있는 반면 관련기업 인수는 인수시점에 목돈을 마련하고 이후 관련기업에서 발생한 비용을 처리하는 방식이죠. 저는 위 그림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이해하는 편입니다. 왼쪽은 거위 한 마리가 매일 먹이 2개를 먹고 황금알을 2개씩 낳으며, 오른쪽은 거위 2마리에게 매일 먹이를 하나씩 주며 황금알도 하나씩 낳는 상황입니다. 거위 한 마리만 키우는 상황에서 오른쪽 처럼 한 마리를 더 사려고 황금알 10개를 써야 한다면 이는 비용처리 할 수 없습니다. 황금알을 팔아서 생긴 매출에 먹이 등 거위를 키우는 비용만 처리하여 나머지 세전 이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하죠. 여기에 거위 두 마리가 서로 싸우지 않고 한 울타리 내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즉, 기업의 규모가 커지므로 조직 병합 비용, 인건비 및 연구개발비 상승 등 앞으로 관리해야 할 요소가 많아지는 것이죠.


물론 2022년 MS의 블리자드 인수 등 회사의 비전과 사업 확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관련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회사들이 먹이를 많이 준다고 황금알을 많이 낳지 못하죠. 때문에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해당 회사 입장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앞으로 블리자드의 가치가 MS를 만나서 어떻게 변할지 경영진이 아니고서는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저는 투자자로서 변수를 최소화 하는 편입니다.


2022.03.22 추가 내용

인수 항목과 관련하여 내용 추가합니다. 관련기업 인수항목은 회사별 사업보고서 양식마다 형식이 다릅니다. 어떤 기업은 (인수한 기업의 자산) - (지분 취득 지불금) 으로 한 번에 계산하며 또 다른 기업은 이를 나누기도 합니다. 대부분 기업인수 관련 사항은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다루며 주석으로 자세히 설명합니다. 

Acquisitions, joint ventures, and strategic alliances may have an adverse effect on our business. We expect to continue making acquisitions and entering into joint ventures and strategic alliances as part of our long-term business strategy. For example, in October 2018 we completed our acquisition of GitHub, Inc. (“GitHub”) for $7.5 billion, in March 2021 we completed our acquisition of ZeniMax Media Inc. for $8.1 billion, and in April 2021 we announced a definitive agreement to acquire Nuance Communications, Inc. for $19.7 billion.

2021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github 인수 시 현금흐름을 위와 같이 자세히 고지했습니다. 그리고 위 내용 중 "adverse effect" 즉, 자신의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가장 먼저 말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업인수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키우기 때문에 투자하기 전 깊이있는 분석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회사의 이익이 경영진과 주주 중 누구를 위해 사용하는 가?


 마지막 질문의 답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발생시킨 원인 중 하나로 주주환원율에 관한 내용입니다. 2022년 기사에서 한국의 주주환원율은 25%에 불과 하다고 합니다. 글로벌 평균이 70%이고 심지어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의 평균도 50% 이상으로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주주환원율은 순이익 대비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 주주를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가 입니다. 위 재무제표 예시의 항목 중 Payments for dividends and dividend equivalents(배당금)Repurchases of common stock (자사주 매입)이 주주를 위해 사용된 금액으로 지출(-)로 표기됩니다. 반대로 Proceeds from issuance of common stock (주식 발행) 은 회사가 유상증자 혹은 임직원 스톡옵션으로 발행한 금액으로 기존 주주에게 좋지 않습니다. 주주환원율은 보통 (배당금 + 자사주 매입금 - 주식 발행금) / 순이익 으로 계산합니다.


 즉, 주주환원율이 높다는 것은 단순하게만 봐도 경영진이 주주를 위해 돈을 쓴다고 알 수 있습니다. 유독 한국에서 주주환원율이 낮은 이유는 많이 아시다시피 가족경영으로 지분 상속세를 낮추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반대로 전문 경영인의 성과를 주가상승과 실적으로 측정하기에 주주환원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애플의 경우 3년 평균 100% 이상이며 금융업, 신용평가사 등 대부분 업종에서 평균치를 상회하죠. 물론 한국의 경우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아 주주환원 시 회사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신용평가사 중 한국기업평가는 모회사인 Fitch에 의해 순이익보다 과도하게 많은 돈을 배당하여 논란이 되기도 하죠. 하지만 이를 핑계삼아 주주환원을 줄이고 소수 경영진들만을 위해 회사가 운영되는 것 또한 큰 문제로 생각합니다.

 주주환원율이 높다는 것은 경영진이 주주를 위해 운영하는가를 넘어 이번 글에서 언급한 모든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를 가집니다. 왜냐하면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 / 투자활동 / 재무활동 중 주주환원은 가장 마지막 재무활동에서 발생한 현금흐름이기 때문이죠. 즉,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돈이 들어오고 투자활동에서 돈을 많이 쓰지 않아야 재무활동에서 돈을 쓸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첫 번째, 두 번째 리스크가 주주환원율이 높으면 거의 없습니다.


삼성전자와 TSMC의 치열한 투자로 현금흐름 결과 / 출처: investing.com


 두 번째 리스크 예시로 반도체 시장의 대표 회사 삼성전자와 TSMC의 현금흐름표를 가져 왔습니다. 100조를 벌려면 100조를 투자해야 한다는 속설처럼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이 대부분 투자활동으로 들어갑니다. 반도체 나노단위를 줄여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 두 회사 모두 감가상각이 심한 고가장비 구입과 생산라인 증설을 지속하죠. 때문에 삼성전자의 경우 경영권 승계 목적보다 투자활동에 많은 돈이 필요하여 배당을 더 많이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사업보고서의 투자활동 세부항목을 확인해야 정확하게 판단 가능합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현금을 더 쌓기보다 배당을 늘려 TSMC 보다 더 주주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주주환원율 하나 만으로 살펴봐야 할 항목을 줄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는 비슷한 업종에 경쟁력도 비슷한 두 회사가 있다면 주주환원율이 높은 쪽을 투자하는 편입니다. 제가 해당기업의 세부 항목 및 주석을 읽고 판단하는 것보다 외부변수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가 더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죠.


다음...


 오늘 말씀드린 요소들을 실제 기업 현금흐름표에 적용해보면 어떨까요?

제 기준에 가장 이상적인 재무제표를 보여주는 애플에 적용해 봤습니다. 애플 손익계산서 및 현금흐름표 분석 글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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