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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잉여 Mar 18. 2022

주가하락을 방어하는 최고의 수단 - 자사주 매입

20-30 대 배당주 투자 과연 유리할까?

이전 글에서 시장 수익률을 이기기 위해 꼭 봐야할 2가지 재무 항목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https://brunch.co.kr/@tata8663/2

그 중에서 회사가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기 위해 그리고 경영진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주주환원율을 강조했었습니다. 오늘은 회사가 주주환원하는 두 가지(자사주 매입, 배당) 방법 중 자사주 매입의 장점을 배당과 비교해서 말씀드릴게요.

주주환원율만 포트폴리오 구성에 참고하셔도 좋은 전략이지만 개인별로 소득 및 은퇴시기에 따라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나누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시면 세제 혜택 및 수익률 극대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시가총액 상위 회사들 중 애플, 구글, 마소의 연간 현금흐름표를 가져왔습니다. 보시다시피 이 회사들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고 있죠. 애플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자기가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주주에게 환원한 금액이 더 큽니다. 그리고 회사의 잉여 현금을 주주에게 주는 방법은 자사주 매입, 배당뿐인데 구글의 경우 배당없이 자사주 매입만으로 주주환원정책을 펼칩니다. 애플도 주주환원 총 금액은 늘어나고 있지만 배당을 늘리진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로 최근에 자사주 매입량이 배당보다 높아졌죠.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성장성이 높은 회사는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이 주주에게 유리합니다. 만약에 배당이 자사주매입보다 유리하다면 이 똑똑한 회사들이 이렇게 행동하진 않았겠죠? 또 하나 공통적인 특성은 코로나로 주가가 급락해서 단기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늘린 것이 아닙니다. 국내 회사들의 경우 주주환원율이 굉장히 낮고 자사주 매입을 급락시에 단기적으로 실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 회사들은 장기적으로 자사주매입을 실행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장기적으로 자사주 매입 하는 회사에 투자했을 때 무서운 장점을 말씀드릴게요.


첫 번째, 세금을 고려하지 않아도 자사주 매입이 배당보다 주주에게 주는 가치가 크다.


배당에는 배당소득세가 붙죠? 그런데 세금을 고려하지 않아도 같은 돈을 자사주 매입 했을 때 배당보다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더 큽니다. 예시를 들어 설명드릴게요.



여기 시가총액이 10억 인 회사가 있습니다. 총 주식 수는 10개이며 주가는 1억 그리고 이 회사는 성장 없이 매년 1억 씩 벌고 있어요. 저는 이 회사의 주식 단 1개만 보유 중이며 회사를 유지하는데 돈이 필요 없어서 순이익을 모두 배당이나 자사주매입에 쓴다고 가정할게요.


먼저 1년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을 모두 배당할 때 입니다. 배당수익률은 이 1억을 시가총액인 10억으로 나누면 10 퍼센트죠. 저는 이 회사의 지분 10퍼센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전 천 만원을 받습니다. 1억짜리 주식 한 주로 1000만원의 배당을 받으면 제 수익률도 10퍼센트이죠. 즉, 제 수익률은 배당수익률을 따라갑니다.


반대로 이 순이익 1억을 모두 자사주 매입한다고 가정할게요. (계산을 단순하게 하기 위해 매입 후 바로 소각으로 가정) 주가가 1억이라서 딱 1주만 살 수 있어요. 회사의 현금으로 자기 주식을 사서 1주를 없애버린 거죠. 그럼 총 주식 수가 여기서 하나 뺀 9개 이므로 시가총액이 9억이 됩니다. 저는 똑같이 1억짜리 주식 1개를 보유 중인데 지분율이 오릅니다.


그런데 하나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시가총액의 10퍼센트의 돈을 주주환원 하였는데 내 지분율은 11퍼센트 올랐어요. 이 의미를 좀 더 깊이있게 해석하면 방금 회사의 순이익을 자사주매입에 투자해서 시가총액을 낮췄잖아요? 그런데 회사의 자산 및 수익성이 달라지지 않으면 이 회사의 시장가치는 이전과 같아지려고 합니다. (PER등 기대가치가 일정하게 유지) 작년에 시가총액이 10억 이고 외부 변수가 없다면 올해도 시가총액이 10억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이 11퍼센트의 의미는 이 회사가 다시 10억의 평가를 받을 때 내 주식의 수익률이 11퍼센트 증가함을 의미합니다.



조금 더 과장해서 5년 동안 주가가 일정하게 1억이라고 가정할게요. 자사주 매입 시 순이익 5억으로 5주를 매입할 수 있고 이를 소각해서 시가총액은 5억이 됩니다. 5억을 배당했다면 배당수익률에 따라 내 수익률은 50퍼센트 입니다. 그런데 자사주매입 시에는 지분율이 10퍼센트에서 20퍼센트가 됐으니 두 배가 되요. 아까는 겨우 10퍼센트와 11퍼센트 차이였는데 여기서는 50퍼센트와 100퍼센트의 차이입니다.



이번엔 더 극단적으로 가서 9년 동안 주가가 1억으로 횡보했습니다. 회사는 9년간 순이익으로 주식을 매입하여 9주를 소각했어요. 이렇게 되면 내가 가진 한 주를 제외하고 모든 주식을 소각해서 회사가 내 것이 됩니다. 5년 동안 자사주 매입했을 때 내 지분율은 10퍼센트에서 50퍼센트까지 증가하였는데 그 이후 단 4년만에 100퍼센트까지 증가한 거죠.


자사주 매입과 배당이 왜 이렇게 차이날까요?

비밀은 자사주매입이 주는 가치는 일차 함수로 증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배당 수익률을 x 퍼센트라고 하면 같은 돈으로 자사주 매입 했을 때 지분율 증가 퍼센트는 100x / (100-x) % 입니다.



위와 같이 자사주 매입 그래프는 마치 지수함수처럼 증가합니다. 주가가 횡보하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지분율의 증가속도는 가파릅니다. 그런데 주식이 계속 줄어들면 한 주의 가치(지분율)가 계속오르는데 누가 1억에 계속 파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어요. 맞아요 대부분 이렇게 지분율이 높아지기 전에 주가가 올라서 이 공식을 극대화 시키지 못 합니다. 그런데 자사주 매입의 무서운 강점도 여기서 나옵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지분율이 대폭증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다는 것이죠.



주가가 오르면 파란색 그래프를 따라 내 수익률이 오르고 주가가 떨어지면 빨간색 그래프를 따라 내 지분률이 오릅니다.

즉, 백만장자가 되거나 억만장자가 되거나 둘 중 하나인 거죠. 저는 그래서 장기투자 시 가장 큰 리스크인 변동성을 헷징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에만 투자합니다. 주가라는 변수를 아예 없애고 주가하락을 오히려 기회로 봅니다. 그래서 코로나 때 처럼 우량주도 30-40% 주가가 빠지는 상황을 좋아합니다. 제가 추가매수 하지 않아도 제 지분율은 가파르게 오르거든요.



실제로 성장이 정체되어 배당을 적극적으로 하는 코카콜라와 자사주매입을 적극적으로 하는 애플의 경우 아래와 같이 주가 하락시 반등하는 속도에서 차이납니다.



애플의 경우 주가 하락 시에 주당 지분율이 가파르게 오르기에 주가는 급락 이전보다 높아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시장이 전체적으로 급락하는 시기에 혹은 성장하는 회사의 주가가 오랜기간 횡보할 때 우리의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 성장하는 회사는 배당보다 자사주매입을 적극적으로 한다.


코카콜라, 애플 모두 워렌버핏이 좋아하는 것을 넘어 사랑하는 회사입니다. 버크셔 헤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 코카콜라 비중이 낮지만 예전에는 애플처럼 비중이 높았었어요. 하지만 워렌버핏은 1994년 이후 코카콜라를 더 이상 매수하지 않고 있습니다. 손익계산서에서 알 수 있듯이 앞으로 미래 성장이 불확실하기 때문이죠.

이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코카콜라는 보틀링 협력사들을 통해 시장을 빠르게 확장했어요. 그런데 너무 빨라서 90년대 이후로 더 이상 확장할 시장이 없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워렌버핏이라면 코카콜라가 자사주매입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배당을 높이는 것이 좋을까요?

매출이 떨어지고 미래의 현금흐름이 불확실한데 자사주 매입을 높여서 코카콜라가 지분율을 올려주는 준다?

저는 선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그 돈을 배당으로 받아 성장성이 높은 곳에 투자할 것 같아요. 그 의도가 이 두 회사의 재무제표에서 나타났다고 생각해요. 코카콜라는 이제 자사주매입을 멈추고 대부분 배당으로 주주환원을 합니다. 반면에 애플은 배당은 유지한 채 잉여 현금을 모두 자사주 매입에 쓰고있죠. 그래서 저는 자사주 매입을 경영진이 바라보는 이 회사의 미래가치로 바라봅니다.


세 번째, 자사주 매입은 아직 배당소득세처럼 세금이 붙지 않는다.


우리가 배당을 받으면 보통 10에서 20퍼센트 사이 세금을 내야합니다. 여기서 스노우볼이 한 번 줄어드는데 만약 현금이 필요 없으시면 대부분 재투자 하시죠. 즉 수수료 부담도 한 번 더 가중됩니다. 때문에 당장 현금이 필요없는 직장인 분들은 자사주매입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보통 월급을 모아서 투자를 하실텐데 굳이 배당 성향이 높은 데 투자하셔서 수수료, 세금 부담을 한 번 더 가중시킬 필요가 없는거죠.


즉, 현재 현금흐름이 충분하시다면 우선 성장주에 투자하시는게 더 유리하실 수 잇어요. 왜냐하면 코카콜라도 처음 성장성이 높을 때는 자사주 매입을 하다가 정체된 이후에 배당주로 돌아갔거든요. 마찬가지로 애플같이 성장하는 회사도 정체되는 순간이 오면 자사주매입에 투입한 현금을 모두 배당금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배당 성향이 급격하게 높아질 겁니다. 장기적으로 애플 주식을 보유하면서 나중에 내 소득이 없어서 현금흐름이 필요한 순간에 양도소득세 없이 배당주를 가질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현금이 필요한 시점까지 투자하는 기업의 배당, 자사주 매입 성향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30대 젊은 투자자 분들이 배당주를 먼저 모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구요.


우리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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