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 어떻게 해야 잘 뽑죠?
종종 받는 질문입니다. 거의 '어찌해야 인생 잘 살죠?'에 버금가게 어려운 질문입니다. 정형화할 수 없고 딱히 정답도 없지만 답이 간절합니다.
최근에도 BD 쪽으로 C레벨을 뽑는 스타트업 대표님이 물어보시더군요.
"이러저러한 A 후보자가 있고, 여차저차한 B후보자가 있는데 우열을 가리기 힘듭니다. 토니님 의견은 누가 나은가요?"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우선 C레벨을 꼭 뽑아야하는지부터 생각해봐야합니다.
C레벨 영입은, 돈과 시간 뿐 아니라, 조직 문화와 회사의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까지 영향을 미치는 일입니다. 시리즈 A 이전이라면 보다 신중히 채용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비즈니스의 속성과 성장 단계상 꼭 필요하지만 부족한 역량 위주로만 말이죠. 대개 CFO, CTO 등이 될거에요. 내부에 필적하는 잠재적 인력이 있다면 C레벨로 육성할 마음으로 시간과 기회를 투하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에요.
그래도 상황 상 꼭 외부에서 채용해야 한다면 한가지 중요한 관점이 있어요.
1년이나 2년 후 헤어질 임원을 뽑으세요.
굉장히 역설적으로 들리시죠? 하지만 많은 복잡함을 해소하고 실질적 효용을 얻을 수 있는 팁이에요.
우선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하면 챙겨볼 특성이 너무 많아져요. 계속 면접만 보고 망설이며 시간 보내기 일쑤입니다. FOBO(fear of better option)가 강하게 작용해요.
그러다 시간이 좀 경과하면 이젠 조급해집니다. '결단'한다는 미명하에 흡족하지 않은 옵션을 꾹참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요. 결국 1년도 못가서 고민되는 상황이 옵니다.
장기적 관점으로 생각하면 계산이 혼란스러워요. 미흡한 부분은 시간 갖고 보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후보간 우열과 장단이 뭉툭해지기 일쑤입니다.
반면 1년 또는 2년 후 무조건 헤어지겠다고 마음먹으면 선택의 기준이 간결해지는게 장점이에요. 즉시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좁혀 보니, 결정이 쉽죠. 특히 임원은 그 비용과 중량 때문에 항상 즉시전력이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임원의 주요 기능인 팀 빌딩도 오랜 시간 두고 호흡 맞춰가길 기대하지 마세요. 당장 지금 조직, 지금 있는 팀장들 와서 협업할 타부서와 어울려서 일할 수 있는지 따져보세요. 필요하면 주요 관계자들과 (면접은 아니더라도) 면담하는 자리를 마련해보는 것도 좋아요. 즉시 활용되는지라는 관점으로 보면 판단도 쉽고, 실제 랜딩도 채용 전에 상상한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 2년 후 무조건 헤어질 그날이 왔는데 헤어지기 아쉽다면요? 당연히 땡큐죠. 헤어짐을 위한 헤어짐은 아니니까요. 다행히 궁합 맞는 파트너를 만난겁니다. 행운에 감사하며 새로 만난듯 더 잘해주시면 됩니다.
이 글은 제 뉴스레터인 Tony in Weekly에 발행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