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님, 고객별 영업 전단계 프로파일링을 다 마치셨나요?
"아뇨 못 했습니다. 실은 안하려고 합니다. 지금 구매 전환율이 좋아서 대응하느라 시간이 부족한데요. 굳이 잘되는데 정보 파악하는데 시간 쓸 필요도 못 느끼고요."
(아 바쁜건 이해하는데, 지금 당장 잘된다고 안해도 되는건 아닐텐데요?)
사례는 세세히 말하기 어려우니, 다른 말로 적어볼게요.
인풋과 아웃풋 관계가 단순하지 않은 결과 α를 원한다고 할게요. 대체로 사람이 루프 안에 들어가는 경우가 복잡계가 됩니다. 영업, 인사, 마케팅 켐페인, 채용 등이죠. 과업을 위한 사전 작업들이 여럿 있을텐데 그 중 제일 중요한거 하나를 β라고 해보죠. 이 β는 선행작업(lead task)라고 해요. 복잡계에서는, β를 10개 했다고 정비례로 α가 나오지 않아요. 평균적으로 10:2이지만, 어떤 날은 10:4일수 있고 어떤날은 10:0일 수도 있어요.
현실에선 정량 지표, KPI, 심지어는 평가나 보상이 결과 α에 연동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팀원들은 복잡계적 결과임에도 α에만 집착하기 쉽지요. β가 중요하다는 걸 알지라도 α만 나온다면 β는 물론이고 ɣ, ʎ 등 도움되어 보이는건 닥치는대로 하거나, 또는 전혀 안하고 α만 들여다 봅니다.
복잡계적 결과의 품질 있는 성과를 위해서는 두가지를 명심해야합니다.
첫째, 선행 작업을 잘 고르고, 결과 신경쓰지 말고 선행작업을 묵묵히 수행해야한다.
선행작업을 β라고 지목했다면, α의 단기성과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β에만 지속적으로 집중해야 합니다.
둘째, 대신 선행작업 β가 결과 α에 미치는 영향력이 유효한지 주기적으로 점검합니다. 사안에 따라 주단위, 월단위로 회고합니다. 이런 주의 깊은 관찰은 두가지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하나는 β보다 더 영향력이 큰 ɣ를 발견하거나, 아니면 β와 동시에 하면 좋은 ʎ라는 프랙티스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기억해둘 부분은 이 그림인데요.
바라는 결과 α가 나오거나 나오지 않는 경우, 그리고 선행작업 β에 대해 이해하거나 이해 못하는 경우로 대별해 봅니다.
(1) 최상은 선행작업이 뭔지 이해했고 그대로 실행하여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겁니다. 이젠 여기에 지속적으로 집중하면 됩니다, 대개 이 구간에서 엄청난 성장과 성과가 나옵니다.
(2) 선행에 대해 이해하고 실행했지만 결과가 나쁘다면 이 상황도 나쁘지 않습니다. 선행작업에 대해 잘못 짚었기 때문에 빠르게 다시 가설을 세워 시도하면 됩니다. 학습을 리셋합니다.
(3) 최악은 선행작업에 대해 무지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학습에 심대한 노이즈를 초래합니다. 왜 잘하는지, 뭘 잘못했는지 모릅니다. 더 나쁜게 있어요. 흔히, 잘못된 선행작업을 좋은 결과의 원인으로 착각합니다. 극심한 버전은 징크스지요. 빨간 양말 신은날 영업이 잘된다고 양말 색도 못바꾸는 격입니다. 징크스라면 우습게 들리지만 실제 그런 경우 많ㅅ흡니다. 직접 도움 안되는 ɣ일을 엄청 공들여 기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합니다. 결국 α라는 결과가 안 나와도 이쯤되면 이유조차 모릅니다. 그저 잘못된 선행작업인 ɣ만 다시 열심히 하는 수밖에요. 이걸 고치려면 학습을 리셋하는 정도로 안되고, 잘못된 학습을 망각해야 하는 unlearning의 막대한 비용까지 추가됩니다. 그리고 다시 β를 찾아야하지요.
(4)는 기업에선 아예 논외니 넘어갑니다.
이야기가 추상적으로 들리실 수도 있습니다. 더 쉽게 이해되게 적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지만, 복잡계적 결과를 내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내용입니다. 여러분 업무나 회사에 이와 유사한 상황이 있다면 여러분의 상황을 대입해서 꼼꼼히 읽어보세요. 많은 도움이 되실 겁니다. 전 실제로 효과를 보고 있으니까요.
이 글은 제 뉴스레터인 Tony in Weekly에 발행된 내용입니다. (구독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