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시간관리와 우선순위 중급편
️Case
"알파 님, 지난 2주간 성과가 저조하네요.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아뇨.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요 토니. 근데 중간에 자잘한 일들이 벌어져서 그걸 처리하느라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아 그렇군요."
(하고 넘어가려다 문득 짚이는게 있어서)
"근데, 갑자기 치고들어온 일이란게 뭐죠?"
(그간의 돌발적인 이슈들을 말해줌)
"네. 그럼, 만일 그게 없었다면 꼭 하려던 일이 뭔가요?"
(뜬구름 처럼 둥둥 떠다니는 상위 개념을 답함)
"아 이유를 알거 같아요. 알파 님 성과가 저조했던건 돌발적인 변수 때문이 아니라 가짜 목표를 걸어 두고 있었기 때문인것 같아요."
♓ Tony's Point
일의 우선순위 관리란건 꽤나 다루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조금만 주의를 놓으면 하루가 엉망으로 가기 딱 좋은게 또 우선순위가 없어서이기도 하죠. 오늘은 일반적인 우선순위 이야기보다는, 흔히 '큰돌'이라고 부르는 우선순위를 떼어서 하일라이트 해보고자 합니다.
이 글이 필요한 사람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았는데 1주일 지나고 나면 막상 뭘 해냈는지 모르겠는 사람
우선순위 관리를 해야겠다하면서도 다 중요해보여 눈에 보이는 대로, 손에 잡히는대로 하게 되는 사람
일잘러가 되면서도 인생이 한발씩 전진하는 걸 체감하고 싶은 사람
⏭️ 이 글이 필요 없는 분
우선순위나 업무 관리가 익숙한 분
하루에 변수라 할 상황이 거의 없는,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하시는 분
⚓ 심층적 내용
먼저 저 위의 사례는 항상 문제는 아니란 점을 먼저 밝혀둡니다. 실제로 급한 일 때문에 성과가 저조할 수도 있죠. 일회적, 일시적이라면 큰 이슈는 아닙니다. 케이스 상황은 제가 알파님을 오래 봤고, 해당 기간의 회사 이슈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대화 이면의 문제를 느껴서 깊이 들어간겁니다. 결과로 파악된 내용은 일반적이며 매우 고전적인 문제라 회의에서도 다뤘고, 레터에서도 생각을 공유합니다.
먼저 고전적 큰돌의 비유로 시작해볼까요. 물, 모래, 자갈, 큰돌을 어느 순서대로 넣느냐에 따라 들어가기도 하고 넘치기도 하죠.
큰돌, 자갈, 모래, 물 순서로 넣는 이유가 핵심이죠. 일을 하고 또 해서 알뜰히 시간을 쓰라는 채근이 아닙니다. 큰돌을 먼저 넣지 않으면 나중엔 절대 큰돌을 넣을 공간이 없는게 요체입니다. 그래서 큰돌이 뭔지 생각하고 미리 넣는게 시간관리의 101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겁니다. 제 직원들은 큰돌의 비유를 잘 알고 있고 시간 운용도 그렇게 하기 때문에 꽤나 생산성이 좋은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일상의 바쁨으로 이해가 닳아버리고 얕아져 피상적이 될 때의 문제가 이번에 나타난거죠.
즉 정적(static)으로는 큰돌을 넣기가 어느정도는 익숙한 상태입니다. 주간 계획, 그리고 하루의 계획을 세울 때죠. 하지만 하루 일과 중이나 주중에 생각지 않은 짱돌이 날아오고 모래가 더해지는 동적인 상황에선 큰돌 넣기에 종종 실패합니다. 결과적으로 고전적 시간관리 실패가 동적으로 발생합니다.
알파님은 그 문제를 압축적으로 겪은거라 이렇게 새로운 비유를 만들어서 들려줬습니다.
"알파님이 2주간 저성과였던건 돌발적인 일 때문이 아닐거에요. 돌발적인 일에 너무 쉽게 시간을 술술 내어준 결과에요. 그 이유는 진짜 큰돌이 없는 셈이라서 그래요. 알파님이 우선순위라고 말한 주제는 너무 구름같이 상위개념이라 남들에게 나를 설명할땐 이해가 쉽고 그럴듯하지만, 단지 안에 넣을 수는 없는 상태죠. 그러니 자리를 버텨주지 못한거에요.
이렇게 생각해볼까요. 돈이라고 하죠.
알파님에게 세상 중요한 돈이 있다고 쳐요. 꼭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 등록금 5백만원이 필요하다고 하죠. 그걸 반드시 모으기로 정한게 알파란 사람이이에요. 그리고 또 한명이 있어요. 대략 등록금 있으면 난 공부해서 더 멋질거야라고 생각만 하는 베타예요.
자, 갑자기 인생의 여러 일들이 생깁니다. 동료 결혼식이 있어 축의금도 내야하고, 더운데 선풍기는 덜덜거려 고치든지 교체해야하고, 친구 생일 기념 호캉스라니 회비도 내야하고, 꼭 사려고 노리던 물건이 당근에 싸게 나왔다 치죠.
알파는 이중 어떤거에 돈 쓰고, 베타는 어떤거에 돈 쓸까요?
사람마다 소중한 지인과 가치관이 다르니 정답은 없지만, 분명한건 알파와 베타는 소비의 패턴이 달랐을거에요. 등록금을 모아 둔 차이도 시간 갈수록 커질 거에요. 왜냐면 등록금 모으는게 머리에 콱 박혀있다면 좀 덜쓰고 아끼고 뒀다 해도 되는 일에는 안 쓰겠지만, 베타처럼 '언젠가' 모을 등록금이라면 일단 눈앞에 나타난 지출을 해야하는거죠.
바로 이점입니다. 꼭 하고 싶은 그 '등록금' 같은 일이 있다면 돌발적인 일이 생겨도 동적으로 단단해요. 꼭 튕겨내고 거부하지 않아도, 필요한만큼 미니멈한 시간을 배정하거나 추후 적절한 타이밍에 할 구분이 생기죠. 하지만 뜬구름 같은 목표를 갖고 있어, '언젠가' 상황이라면 모래 같고 물 같은 일을 우선으로 살뜰히 하고 결국 단지안의 공간이 부족해지죠. 큰돌은 들어갈 곳이 없어요."
결론
등록금이 아니라 여행경비가 더 와닿는다면 그런 상징으로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목표가 사소한 목표를 어떻게 제압하는지 그 감을 상상하며 시간을 배분할때도 활용하시기 바래요. 특히 갑자기 동적으로 생기는 이슈에도 훨씬 상상하고 대응하기가 쉬워지실 거에요.
1. 이 글은 제 뉴스레터인 Tony in Weekly에 발행된 내용입니다. (구독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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