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좋은 케이스 스터디 책을 만났습니다. 게다가 한국 책이니 더욱 희귀합니다. 케이스 하나를 잘 다룬 글은 더러 있지만 책 한권 부피 내내 일정 수준의 질을 유지하는 사례 모음은 쉽지 않습니다.
아마도 매경이코노미에 나온 글을 엮었기에 가능한 일 아닐까 싶습니다.
매경이코노미, 2019
그러니 '룰 브레이커'라는 뜨악한 제목은 눈감아 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따지면 '룰 브레이킹'으로 모은 글은 아닙니다. 모은 후에 그나마 팔릴만한 컨셉을 달다보면 나올 제목입니다.
재미나게 읽었는데 막상 리뷰하긴 애매합니다. 신문 기사를 읽으면 뭔가 배우고, 깨닫고, 알게 되지만 다양한 스펙트럼의 흩어진 내용을 한궤로 정리하긴 쉽지 않으니까요.
차라리 제 공부를 위해 정리한 내용을 공유해보려합니다. 사례들이 재미났고 깊이도 적당해 전략적 프레임으로 들여댜 봤습니다. 그 중 선택과 집중입니다. 제가 전략 강의에서 종종 이야기하지만, 선택은 배제고. 집중은 올인입니다. 선택하지 않은건 쳐다보지도 말아야하고, 선택한 것은 상황바뀌기 전까진 목숨걸고 추구해야합니다. 책이 그런 의도로 쓰여지진 않았어도 최대한 그런 각도로 읽고 정리했습니다.
즉, A란 회사는 B라는 시기에, 무엇을 선택했고 그 반대급부로 무엇을 하지 않기로 정했는지, 그리고 그 선택에 어떤 집중을 했는지 정리했습니다.
특히 이 부분은 새삼 깨닫고 인상적이었습니다.
-nVIDIA가 모바일을 포기하는 대신, AI에 집중하게 된 이야기
-딜리버리 히어로가 글로벌 프랙티스라는 만트라를 포기하고 지역화를 하게된 경위
-다이슨이 한명의 디자이너도 없다는 점. 기능 중심으로 만드니 디자인적으로 멋지게 된 사정
-DBS가 DT를 이행한 훌륭한 사례
-추억의 라이카가 최근 부활한 이유가 직영과 가격통제를 통한 브랜딩이란 점
-후지가 디지털의 쓰나미를 목격하곤 사시와도 같은 '타도 코닥'의 기치를 버리고 유연히 변화를 택한 경과
-무인양품이 잘 나가다 IPO 이후 회사가 경직화되었고 그걸 타파하기 위한 노력과정
Inuit Points ★★★★☆
사례들은 굳이 룰을 깬 이야기들이 아닙니다. 아니, 성공한 모든 회사는 룰을 벗어나고 새로 썼기 때문에 책으의 정신을 담아내는 개념은 아닙니다. 그래서 제목을 독서의 목적으로 기대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그 외에는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간결하지만 입체적으로 기업의 중요 순간들을 정리했습니다. 사례 별로 책 한권 읽는 것보다 정밀함은 부족하지만 빠르게 다양한 회사의 상황을 이해하기엔 딱입니다. 게다가 한국 책이라 한국 기업 사례도 제법 풍부합니다. 별 넷 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