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슨이 변절했다.
이 발견 하나로 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시몬슨은 트버스키, 카네먼 등과 비합리성의 마케팅을 정론화 한 일당입니다. 아마 옵션을 잔뜩 제공하면 소비자의 생각을 마비된다는 연구를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의 비장한 선언입니다.
내가 말하던 마케팅의 시대는 이제 갔다.
Subtitle: what really influences customers in the age of 'nearly' perfect information
Itamar Simonson, Emanuel Rosen, 2014
그의 관점이 이동한 핵심이유는 정보의 풍부성입니다. 제한된 합리성은 몇가지 마케팅 공식을 낳았습니다.
브랜드가 짱이다
포지셔닝이 대세를 좌우한다
마케터는 소비자의 충성도를 장악하는게 임무다
시몬슨은 실제 돌아가는 현상과, 데이터, 사례를 보다 예전 자기 시대의 마케팅의 종말을 깨닫습니다. 왜냐면, 사용자 리뷰로 대표되는 풍부한 정보가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포지셔닝은 대표적으로 정보가 희소하고 비대칭일때 쉽고 쓸만한 기준선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제품의 특징과 효용을 더 잘 알 방법이 많은 상태라면 포지셔닝과 브랜딩이 갖는 효과는 과거보다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충성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이상 마케터가 인위적으로 충성도를 유지하긴 힘듭니다. 더 훤하게 그 제품과 경쟁제품의 장단점을 알기 쉬워졌으니까요. 그래서 저자는 제안합니다.
이젠 절대가치다.
보다 본질, 제품 자체의 탁월성에 더 신경써야 하는 시대로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자의 프레임워크가 재미납니다. 영향력 믹스(influence mix)인데요.
기존의 선호 P와 마케터의 노력 M에 더해 다른 사람의 의견인 O가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완전한 전이가 아니라 혼합이죠. 특히 어떤 제품은 O에 독립적이고 어떤 제품은 의존적입니다. 독립적인 제품은 기존의 마케팅 기법이 좀 더 잘 먹힙니다.
결론적으로, 현대 마케터의 할일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당신 제품이 O에 얼마나 민감한지 측정하라.
O에 따라 세그먼트를 나눠도 좋다.
그리고 O가 영향이 크면 그 O를 잘 관찰하고 북돋워라.
이제 마케터는 예측하지 말고 추적해야 하는 시대다.
Inuit Points ★★★☆☆
사실 2014년 책이라 지금은 시대 지체적인 부분도 많습니다. '어머나 인터넷에 이런 정보가 다 있네' 놀라는 국면은 이미 지났지요. 게다가 이 책의 주장은 요즘에 꽤 많이 실현되고 있습니다. 요즘 마케터는 로열티보다는 리뷰에 많이 집중하고 있지요. 또한 절대가치 자체의 절대적 추구는 경쟁을 등한시하기 쉽다는 점을 꼭 명심해야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의 장점은 또렷합니다. 첫째, 한 분야에서 변곡점을 이룬 학자가 스스로 '내 이론은 이제 안먹힌다'고 말하는 그 용기와 처절한 성찰입니다. 전 여기서 이미 감동받고 깨닫고 배운점이 많습니다. 둘째, 영향력 믹스는 매우 좋은 사고의 틀이란 점입니다. 저 구조로 이해하면 왜 아직도 어떤 제품과 서비스는 예전 방식이 먹히고 어떤건 안먹히는지 명료하게 보입니다. 셋째, 그럼에도 포지셔닝과 브랜딩은 중요하다는 겁니다. 사견이고 제겐 큰 깨달음입니다. 믹스로 생각하면 오히려 요즘 기계적 퍼포먼스 마케팅, 그로스 해킹에서 놓치는 부분이 잘 보입니다. 결국 브랜딩과 포지셔닝으로 먹고 들어갈 부분, 패시브 스킬 처럼 작동시켜 놓을 부분이 보입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이나, 빠른 구매 등 같은 제품의 구매시점 맥락에 따라 브랜딩과 상기율, 포지셔닝은 집요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그래서 한 노학자의 변절을 구경하러 책 잡았다가 은근한 고전적 지혜를 다시 되새겼습니다.
사람은 단순하고 또 복잡하다.
그래서 마케팅은 항상 도전적이고 재미나고 아슬아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