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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wny Taewon Kim Mar 27. 2022

도슨트 정우철의 미술극장

 "왜 정우철인지 알겠다."

정우철, 2021 


지인 여럿에게 이야기 들었던 도슨트 정우철입니다. 그의 EBS 강의를 책으로 엮었나 봅니다. 비전공자임에도 도드라진 유명세를 가진 도슨트입니다. 그의 비결은 철저히 대중의 눈높이를 겨냥한다는 점이지요. 아카데미아 특유의, 그림에 대한 과잉해석에서 벗어나 그냥 작가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이 화가는 어떤 환경에서 자라 이런 일을 겪었고 그러다 이런 그림을 그렸어요.'


이 단순한 포맷이 강력합니다. 우선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 부합합니다. 스토리 중심이라 빨려들어가고, 그림과 작가의 보이지 않는 끈을 촘촘히 엮어둡니다. 그가 비전공자이기때문에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대중의 눈높이를 이해하고, 기존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이 책은 벨 에포크 시대 5인 화가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클림트, 툴루즈로트렉, 무하, 모딜리아니 그리고 모네입니다. 이중 클림트, 모딜리아니, 모네는 저도 좋아하는 그림이고 미술관에서 진본도 여럿 봤습니다. 하지만 그 셋이 어떤 인물이었는지는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간단한 약력으로는 설명 안되는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 덕이죠. 


예컨대 모딜리아니는 파리 화단 역사상 가장 잘생긴 화가라고합니다. 이탈리아에서 파리로 건너와 친구도 많이 사귀고 뮤즈가 되는 연인도 만나지만 인정을 못받다 결국 조각에서 답을 찾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회심의 전시회가 외부적 요소로 망하고 실의에 빠져있다 생을 달리하지요. 아내와의 사랑이야기는 그야말로 절절합니다. 


그리고 모네. 전 시카고 미술관에서 그의 그림을 봤을 때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그냥 붓질인데 뒤로 물러나다 어느순간 그림이 살아나는 그 마법같은 느낌. 하지만 모네도 기존의 '그림다운' 그림과 결이 달라 많은 고초를 겪고 나서야 인상파의 문법과 존재감을 정립하게 됩니다. 클림트는 빈을 떠나 이탈리아 모자이크 벽화에 당도한 이후 그의 그림을 찾고요. 


전 이번에 알게 된 두 작가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귀족집안에서 유전병으로 불구가 된 툴루즈로트렉. 그는 그래서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항상 시선이 가 있습니다. 그리고 알폰스 무하. 포스터로 성공했음에도 계속 포스터를 그립니다. 가난한 시민도 즐길 수 있는 예술은 포스터기 때문입니다. 말년엔 고향 체코로 돌아가 슬라브 민족의 역사를 그렸고 민족의 별이 됩니다. 


Inuit Points ★★

벨 에포크 시대는 참 사연도 많습니다. 사진이란 기술로 인해 그림과 회화가 갈라지는 시점, 계급과 자본이 분리되며 새로 정의되는 시기입니다. 그 속에서 고뇌하는 개인과, 탐구하는 작가, 돈을 벌어야 하는 가장 등 다양한 실존이 한 인물속에서 요동칩니다. 재미난 독서였고 몇가지 도움되는 관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별 넷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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