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적으로 상상하는 방법에 관한 책입니다. BCG 출신의 동기가 페북에 소개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번역본은 아직 없습니다.
How to spark new ideas and create your company future
Martin Reeves, Jack Fuller, 2021
책은 깔끔하게 씌었습니다. 컨설턴트 저자답게 글의 구조가 잘 잡혀있고, 전달하려는 내용도 명료합니다. 덤으로, 삽화도 풍부해 따분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상상력이 왜 필요한지부터 시작합니다. 개인적 수준이라면 상상력이 창의성의 재료니 중요합니다. 조직 수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장과정의 정체를 극복하고 도약을 하려면 상상력이 중요해집니다. 기업 성장의 변곡점이 혁신(innovation)에서 나온다면, 그 혁신의 핵심원료는 상상력이니 말입니다.
따라서 책은 두가지 기둥위에 서 있습니다.
조직차원에서 상상을 잡아오는 방법
그 상상을 실행으로 옮기는 방법
하지만 개인이 상상력을 발휘할 때보다 난이도가 높아지는건, 조직이라는 다중적 마음(multiple minds)위에서 작동해야 한다는 제약조건이죠. 따라서 필연적으로 조직의 상상력은, 문화와 운영철학을 물고 들어옵니다.
책은 여섯가지 단계를 제시합니다.
1. the seduction
2. the idea
3. the collision
4. the epidemic
5. the new ordinary
6. the encore
언어가 청구서의 단가를 정당화하는 컨설턴트 답게, 더 쉽고 직관적인 말을 두고 굳이 '있어 보이게' 쓰긴 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좋습니다. 이런 내용이죠.
1. 어떤 현상을 조직적으로 관찰하고
2. 아이디어를 정신 모델화하여
3. 이리저리 타당성을 테스트한 후
4. 조직 내에 널리 전파하고
5. 그 기반위에 실행을 정규화한 후
6. 다시 지속적 조직상상의 단계를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단계만 적어두어 일견 건조해 보이지만, 생각의 틀짓기에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예컨대 상상을 인지와 애호의 교집합으로 보고, 가치시스템과 의미 시스템으로 구분해 결합하는 아이디어는 제게 꽤나 쓸모 있는 사고의 틀이었습니다.
또한, 각 단계별로 무엇을 해야할지 짚어 두고, 조직의 방해물이 어떤지, 단계별로 연습하기 좋은 게임은 무엇인지 적은 것도 훌륭했습니다.
이러고 보면 책의 제목은 명확한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상상력 기계. 즉 상상을 시스템적으로 할 수 있고 그 방법을 고민해본 결과니까요.
Inuit Points ★★★★☆
직장인에게 상상은 또 다른 함의가 있습니다. AI가 보편화되면 내 직무는 안전할지의 이야기입니다. 당연하게도 상상하는 능력만이 인간의 고유한 능력입니다. 반복적인 인지작업은 AI가 더 잘하게 될테니까요.
제가 매우 좋아하는 주제인 창의성을 조직 맥락에서 다뤘다는 점에서 진귀한 독서였습니다. 많이 배웠고 몇가지는 조직에 들여서 사용해 볼 생각입니다. 별 넷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