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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wny Taewon Kim Oct 08. 2022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 지식

얼마전 AI 기술을 가지고 창업을 하려는 팀과 대화 나눌 때 해준 말입니다.

AI 기술은 예전에 비하면 확산단계에 있어요. 그래서 AI를 한다는 것 자체로 환호를 받을 순 없어요. 다만, 마치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때의 기대와 환상이 걷히고 난 후에야 실제로 비즈니스를 바꾼 부분이 많듯, 앞으로의 AI는 도구로서 혁신의 촉매가 될거에요. 그러니 과한 기대는 말되, AI 전문가가 모인 여러분은 좋은 출발점이라고만 여기면 좋을것 같아요.

인터넷의 도입과 성숙, 모바일 세상의 도입과 성숙, 블록체인의 짧은 폭발과 수축을 라이브로 지켜봤던 제게 AI 기술은 이렇게 비칩니다.

요술봉이라기보단 날 선 도구.  

박상길, 정진호, 2022 


그런면에서 이 책은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알파고, 네비게이션, 기계번역, 자율주행, 스마트 스피커, 챗봇, 검색엔진과 추천 알고리듬이라는 요즘 핫한 8대 분야의 AI에 대해 실질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알파고를 예로 들죠. IBM의 딥블루는 강력한 연산으로 게임트리를 재빨리 훑는걸 목표로 했습니다. 어찌어찌 하드웨어의 강력함으로 체스 챔피언은 이겨도 그에 비해 ‘우주적 복잡도’를 지닌 바둑은 요원하지요. 몬테 카를로 트리 검색을 창안한 레미 쿨롱의 제자 아자 황은, 추가로 딥 러닝을 얹어 성능을 개선합니다. 세부적으론 정책망(policy network)과 가치망(value net)의 이중 구조로 속도와 깊이를 동시에 잡습니다. 결국 인간 챔피언 이세돌을 이기고는, 새로운 알파고 제로를 만들어 3일만에 알파고를 100:0으로 만방 이깁니다.  

이 패턴이 책의 전형적 서사구조입니다. 특정기술의 간단한 역사와 기술적 핵심을 신중하게 쌓아가며 이해를 돕습니다.  


저도 개략적으로는 알던 내용이지만, 보다 정세한 내용을 배우게 되어 재미났습니다. 특히 학문적, 수학적 배경을 간략하게라도 최대한 설명하려는 노력이 책의 소중한 가치입니다. 


이렇게 요즘 관심 가는 분야별 설명이니 철학책보다는 매뉴얼에 가깝습니다. 그런 관점으로 읽어야 더 쉽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물론 저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전편에 걸쳐 은근히 스며 있습니다. 

“인간에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할 수 있는것도 기계지만, 5살 짜리 아이가 할 수 있는 일도 어려워 하는게 기계다’ 라는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입니다.


또는 계산기가 곱셈을 엄청 빠르고 정확히 한다고해서 인간을 능가하는 괴물이 나타났다고 놀라지 않듯, AI도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Inuit Points ★★★

편한 문장에 역사적 스토리로 풀어내어 읽기 편합니다. 핵심 원리나 알고리듬 이야기를 들으면 더 똑똑해지는 느낌도 듭니다. 특히 일러스트레이션의 광폭 활용은 신의 한수입니다. 흔히 보는 삽화의 보조적 지위보단 도해적 진술, 부연의 설명 같은 느낌이라 내용 따라가기 쉽게 손 한번 잡아주는 느낌입니다.    


굳이 흠을 보자면, 챕터별 진술이 최종점을 향해 모아지는게 아니라, 임의적 상황적으로 구비구비 흘러가는 점입니다. 재미나게 읽긴 했는데 뭐가 핵심인지 머리에 잘 안 남아, 다시 들여다보면 골자가 조금 더 잡힙니다. AI의 실체가 어렵다기보다, 자랑하듯 쏟아내는 문장의 일반적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어떤가요. 재미나고 유익한 느낌이면 됐지, 궁금하면 또 들쳐보면 될 일이지요. 


예전 제가 석사시절에도 인공지능은 미래의 기술이었습니다. 전 규칙기반의 엑스퍼트 시스템(expert system)에 매력을 느껴 공부를 좀 하다가, 아무래도 이걸로 인공지능 이루기는 요원하겠다, 싶어 수치해석으로 방향을 틀었던게 기억납니다. 신경망 나오기 수년 전이니, 잘한 것 같습니다. 

재미난 글이고, AI의 속사정이 궁금한 분들에겐 추천하고 싶습니다. 별 셋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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