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증세 - 상속세 및 증여세(1편)

꼬마빌딩 등 감정평가사업 시행

by 달콤한 인생

2024년 세법 개정안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과도한 상속세에 대한 개편 논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상속·증여세 과세표준과 세율은 자산 가격과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2000년 이후에도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OECD 평균 상속세 최고세율(26%)과 주요 선진국들의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이에 따라 상속세율을 낮추고, 과세표준 구간을 조정해 과도한 세 부담을 완화하자는 개정안이 추진되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이후 정권이 교체되면서 상속세 감세에 대한 기대는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보며 느낀 점은, 특정 세금에 대한 증세나 감세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하기 쉬우며,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그와 대조적으로, 큰 조세저항 없이 조용히 증세에 성공한 정책이 있습니다. 바로 꼬마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사업입니다.


1. 시행배경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상속세나 증여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은 상속개시 및 증여 당시의 시가에 따르도록 하여 시가 평가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하여 평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의 경우 아파트・오피스텔 등은 면적・위치・용도 등이 유사한 물건이 많아 매매사례가액 등을 상속・증여재산의 시가로 활용할 수 있으며, 실제로도 거의 매매사례가액을 기준으로 상속세나 증여세가 부과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매사례가액을 확인하기 어려운 재산도 존재합니다. 특히 꼬마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은 아파트 등과 달리 물건별로 개별적 특성이 강해 비교대상 물건이 거의 없고, 거래도 빈번하지 않아 매매사례가액 등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부동산은 대부분 공시가격으로 상속・증여재산을 평가・신고하고 있으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현저하게 낮아서 일부 자산가들이 저평가된 꼬마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을 편법 증여 수단으로 악용하는 등 과세형평성 논란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에 국세청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에 발 맞추어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불공정한 평가관행을 개선하고, 시가에 근접하게 평가함으로써 과세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감정평가사업을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2. 감정평가사업 주요 내용


1) 법적 근거


2019년 2월 12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납세자가 상속・증여세를 신고한 이후에도 법정결정기한(*)까지 발생한 매매·감정·수용가액 등에 대하여 평가심의위원회를 통해 시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법적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상속세: 신고기한부터 9개월, 증여세: 신고기한부터 6개월


2) 시행방식


국세청은 2020년부터 상속·증여세 결정 과정에서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해 2개 이상의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에 감정을 의뢰하여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재산을 평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감정평가대상은 모든 부동산에 적용하는 것은 아니고 상속・증여 부동산 중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비주거용 부동산과 지목의 종류가 대지 등으로 지상에 건축물이 없는 토지(나대지)를 대상으로 합니다.


위 유형에 해당하는 부동산에 대해서 모두 감정평가를 시행하는 것은 아니고, 재산 평가액(보충적 평가액)과 시가와의 차이가 큰 부동산을 중심으로 배정된 예산 범위 내에서 감정평가를 실시할 계획을 발표하였으나, 국세청은 감정평가를 실시하는 부동산에 대해서 구체적인 금액 기준 등이 외부로 공개될 경우 조세 회피 목적에 악용되어 공정한 업무수행에 큰 지장을 초래할 우려로 인해서 그 기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에 국세청은 감정평가 사업의 대상과 선정 기준을 국세청 훈령인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 규정」에 명시하였습니다. (국세청훈령 제2580호, 2023.7.3)


1. 추정시가와 법 제61조부터 제66조까지 방법에 의해 평가한 가액(이하 “보충적 평가액”이라 한다)의 차이가 10억원 이상인 경우

2. 추정시가와 보충적 평가액 차이의 비율이 10%이상[(추정시가-보충적평가액)/추정시가]인 경우


조용하지만, 확실한 증세방안이었던 꼬마빌딩 등의 적용시기는 적용시기는 2019년 2월 12일 이후 상속 및 증여받은 부동산 중 법정결정기한 이내의 물건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습니다.

제목 없음.png 꼬마빌딩 감정평가사업 개정안 요약


감정평가사업은 조용하지만 강력한 방식으로 과세 형평성을 높이고, 실질적인 증세 효과를 가져온 제도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감정평가사업의 성과와 함께, 국세청이 추진 중인 또 다른 '조용한 증세' 방안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크리스마스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