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평화의 인사, 나라별 인사말과 문화
평화를 빕니다.
가톨릭 신자인 우리 부부는 매주 일요일 미사를 드리러 성당에 간다.
약 한 시간 남짓한 미사 시간 중에 우리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 있다.
바로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다.
내 옆 사람, 앞사람, 뒷사람 할 것 없이 서로의 평화를 진심을 다해 빌어주는 시간.
이 시간이 아니라면 살아오면서 오늘 처음 본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웃으며 서로의 평화를 빌어줄 일이 과연 있을까? 아무런 대가 없이 누군가의 평화를 서로 빌어주는 이 시간이 참 좋다.
어쩌면 여행을 다니면서 이 시간이 더 좋아진 것 같기도 하다.
성당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 중 그 누구 하나도 우리를 어색해하거나 낯설어 하지 않고 친구를 대하듯 따듯하게 평화의 인사를 건네주었다.
우리도 그들의 따듯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답하고 싶어 그들의 언어로 인사하려고 노력했다.
서투르지만 그 나라 언어로 평화의 인사를 건네는 우리를 보고 미소 짓기도 하고 손 한 번 더 잡아주기도 하고 좋은 여행을 빌어주기도 했던 고마운 사람들.
여행한 국가의 모든 평화의 인사를 다 알아오진 못했지만 몇 가지 언어의 평화의 인사와 경험했던 인사를 나누는 그들의 문화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한국어
우리나라의 평화의 인사는 간결하다.
평화의 인사 시간이 되면 가족이나 친구들과는 악수나 포옹을 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지만 전반적으로 가볍게 목례와 함께 '평화를 빕니다.'라고 말하며 인사를 나눈다.
영어
영어로 평화의 인사는 "피스 비 위드 유"다.
여행 중에 북미와 영국 그리고 아일랜드에서 늘 사용했던 평화의 인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화의 인사 시간이 되면 이웃이나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과는 포옹이나 볼 키스로 인사를 나누고 잘 모르는 이들과는 간단히 악수를 하면서 인사를 나눈다.
스페인어
스페인어로 평화의 인사는 "라 파스"라고 한다.
스페인과 중남미 여행 중에 성당에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던 말이다. 종종 '라 파스 세뇰' 또는 '라 파스 세뇨라' 같이 뒤에 호칭을 붙여서 말하기도 한다.
이들도 가까운 사람들과는 포옹, 볼 키스 등 다정한 제스처와 함께 인사를 나누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는 악수를 나누면서 인사를 한다.
하지만 스페인어를 쓰지만 무슬림 문화권인 모로코 북부 지역 같은 경우에 가족이 아닌 이성 사이에는 간단히 손 인사만 하기도 한다.
불어
불어로 평화의 인사는 'La paix du Christ'로 '라 뻬 두 크리스트'라고 발음하면 된다.
프랑스 그리고 모로코 남부지역을 여행하면서 사용했었던 인사말이다.
프랑스에서는 가까운 이들과는 비쥬(볼 인사)를 하면서 인사를 나누고 잘 모르는 이들과는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한다. 종종 처음 보는 우리들과도 비쥬를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모로코 남부지역 역시 가족이 아닌 이성 사이에는 악수를 한다거나 하지 않고 손인사로 대신한다.
독일어
'Der Friede sei mit sir'는 독일어를 '평화를 빕니다.'이다.
발음은 조금 어려운데 '데아 프리드 자이 밑 디아'라고 한다.
독일과 남아공에서 성당을 갔을 때 사용했던 인사말이다. 독일이나 남아공에서 드렸던 미사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들과는 포옹이나 볼 인사 등과 함께 평화의 인사를 나누었고 잘 모르는 이들과는 악수로 인사를 대신했다.
각 나라마다 평화의 인사를 하는 말이 다르듯이 인사를 나누는 문화도 조금씩 차이가 있긴 마련이다.
그렇지만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는 포옹이나 볼 인사 등의 다정한 표현을 자유롭게 하면서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모르는 이들과도 눈을 맞추고 악수를 나누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모습이기에 그럴 수 있다.
우리나라도 옆에 뒤에 앞에 사람들과 좀 더 웃으며 악수도 나누고 그렇게 정겹게 인사를 나누면 좋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본다.
그리고 해외여행 중에 성당에 갈 일이 생긴다면 인사말을 기억했다가 그 나라 사람들과 평화의 인사를 나눠보면 더 좋지 않을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