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최근 '저속 노화'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잘 늙어갈 것인가를 고민하며, 사람들은 장수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지요. 이제 사람들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한 몸과 마음을 지닌 채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이를 위해 건강하게 먹고, 적당히 운동하는 생활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실제로 많은 의사들이 저마다의 건강 비법을 소개하며, 매일의 일상을 관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지요.
'오늘 먹은 음식이 내일의 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매일 섭취하는 음식의 질이 몸과 마음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지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일상에 쫓겨 운동은 고사하고 끼니조차 제대로 챙기기 어려운 때가 많습니다. 건강하게 먹고 싶지만 시간과 비용 문제 역시 무시할 수 없지요. 가령 혼자 사는 경우, 좋은 식재료를 사놓고도 유통기한을 넘겨서 버리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생깁니다. 그러니 여러모로 간편한 편의점 도시락이나 배달음식으로 한끼를 때우기 일쑤이지요.
일상을 챙기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조금만 방심해도 작심삼일이 되기 십상이지요. 말 그대로 습관이므로 꾸준하고 오랜 시간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우리를 유혹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달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들이 지천에 널려 있고, 피곤한 몸을 던질 안락한 침대가 눈앞에 있습니다.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건강한 음식을 직접 조리해 먹고, 침대 대신 운동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지요.
SNS 속 소위 '갓생'을 사는 이들을 보며 자신을 채찍질해보지만 그때 뿐, 삶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 지지부진합니다. 그렇게 강박적인 노력과 손쉬운 포기를 반복하다 보면, 처음의 의욕은 사라지고, 종국에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이전보다 더 방만한 삶을 살게 됩니다. 남들과 비교하며 얻는 건 씁쓸한 자기혐오와 자신만 뒤처지고 있다는 초조함뿐이지요. 익숙한 이야기 아닌가요?
저 역시 이런 스토리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언제나 생각이 앞설 뿐, 삶은 왜 이리도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지...'노오력'을 부르짖으며 했던 많은 일들은 대체로 실패로 끝났습니다. 억지로 몸을 일으켜 세우고, 내키지 않는 마음을 꾹 눌러가며 그래도 남들만큼은 하고 있다는 자기 위안으로 행했던 많은 시도들은 결국 내면에 깊은 상흔을 남겼지요. 도대체 언제쯤 자유롭고 행복해질까 하는 결핍감만을 보탠 덧없는 노력들이었습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몸과 마음에 좋은 것은 힘들고 괴로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속담처럼 말이지요.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인간에게 진정 좋은 것이, 쓴 약을 먹듯 얼굴을 찌푸리고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진정 '좋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늘 의문이 들었습니다. 조금 더 달콤하고 맛있는 약은 없는 걸까...
이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인지도 모릅니다. 무엇을 하든 행위 그 자체보다는 마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편안하고 이완된 마음입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면, 몸 역시 그에 맞춰 자연스럽게 이완되고 수용적이 됩니다. 강도 높은 운동이나 건강식에 대한 강박을 잠시 내려놓고, 내 몸이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기다려봅니다.
인간의 몸이 얼마나 정교하고 의식적인 존재인지 이미 많은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된 바 있습니다. 다만 복잡한 현대의 삶이, 우리로 하여금 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여유를 주지 않았을 뿐이지요. 몸의 소리에 귀를 열면, 놀랍게도 몸과 마음의 균형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합니다. 불필요하게 과식하던 습관이 자연스레 줄어들고, 움직이는 것이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면, 오히려 신선하고 자연적인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평소 입에 대지도 않던 생채소를 찾아 먹고, 초가공식품을 조금씩 멀리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자극적인 맛에 점점 거부감이 생기지요. 이 일련의 과정이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스스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나를 짓누르던 강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흔히 '건강'을 하나의 목표로 설정하곤 합니다. 하지만 애써 얻으려 몸부림치던 웰빙의 허상을 걷어내고 나면, 건강이야말로 우리의 본령임을 알게 되지요. 그러니 분투하던 습관을 잠시 내려놓고, 원래의 상태를 회복하는 데 집중해보면 어떨까요? 건강에 대한 염려 대신 초콜릿을 죄책감 없이 즐기고, 향기로운 커피향을 음미하며 여유를 누립니다. 때로 긴 휴식이 필요할 때는 만사를 미뤄두고 오로지 쉼에만 집중하지요. 걸림없는 자연스러움, 저는 이걸 '건강'이라고 부릅니다.
가만히 자리에 앉습니다.
어수선한 마음을 서서히 가라앉혀 봅니다.
의식적으로 깊이 쉼호흡을 해보세요.
처음에는 불안정하던 호흡이 조금씩 안정됩니다.
들-숨...날-숨...들-숨...날-숨...
다시 들-숨...날-숨...들-숨...날-숨.......
코끝에 와닿는 공기를 느끼며,
서서히 내면에 몰입합니다.
억지로 마음을 붙잡지 말고,
호흡을 따라가며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 보세요.
호흡과 호흡 사이의 고요를 느껴봅니다.
고요가 점점 커져갑니다.
텅 빈 마음 속에 깊은 안식과 평온이 스며듭니다.
더 고요해지고,
더 평온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