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으로 지식을 넘어서는 법

책과 친밀감 쌓기

by 바나

여러분은 독서를 좋아하시나요?

손에서 책을 놓은 지 한참이 지난 건 아닌지요.

만약 그렇다면, 오늘 저녁엔 책장을 훑어보며 읽을 만한 책을 골라보는 건 어떤가요?



바야흐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처서가 막 지났습니다. 한낮의 열기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르지만, 마음만큼은 다가올 가을에 대한 기대로 설렙니다. 어린 시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요. 그 탓에 지금도 가을만 되면 어쩐지 평소보다 더 부지런히 책을 읽어야 할 것만 같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소위 성공한 사람들은 독서를 강조해 왔습니다. 분명 독서는 삶에 여러모로 유익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독서에 왕도는 없지요. 그저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매일 조금씩 책을 펼쳐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책상 위는 물론 침대 맡 테이블, 차 뒷자석, 가방 등 손에 닿는 거의 모든 곳에 책을 놓아둡니다.



삶을 살다 보면 챗바퀴 같은 일상에 매여 상상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을 할 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수많은 서류 작업에 치이다 보면 처음의 빛나던 생각은 점차 시들고 맙니다. 그렇게 아름다움의 흔적만 남은, 보잘 것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는 좌절하게 되지요. 바쁜 일상 속에서 사유의 샘이 말라버렸다는 느낌이 들 때, 독서는 좋은 처방전이 될 수 있습니다.



구태의연한 표현이지만, 책은 영감의 원천입니다. 누군가는 단순히 지식을 얻고자 책을 읽기도 하지만, 사실 독서의 힘은 그 이상입니다. 상상력과 감수성, 논리와 판단력을 확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독서지요. 하지만 실리적인 이득보다 중요한 건, 지식이 삶에 배어들어 지혜로 바뀌는 지점입니다.



우리는 일생 동안 하나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자칫 편협해질 수 있는 시선에 새로움을 더하는 방법이 바로 독서입니다. 책에 제시된 관점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사유의 폭이 확장되고, 덩달아 마음의 폭도 넓어지지요. 이해가 깊어지는 만큼, 타인에 대한 포용력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과 사랑도 자라납니다. 마침내, 완벽하지 않아도 존재 자체로 소중하다는 인식이 생기지요.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처럼 들리나요? 하지만 책을 읽고 지혜를 쌓아온 대부분의 사람이 비슷한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독서라는 행위가 인류의 지적 자산을 물려받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도록 돕는 이정표가 된다고 말이지요. 내면의 지혜를 끌어올리는 마중물로서, 책 속의 지식은 커다란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특히 소위 '고전'이라고 손꼽히는 책들이 그러합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에 답을 찾던 시절, 저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책은 도스토옙스키의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었습니다. 아버지 표도르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드미트리, 이반, 알렉세이 세 형제와 주변 인물들의 서사가 촘촘하게 얽힌 걸작이지요. 그 어떤 심리서보다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탐구한 소설이라고 평가되며, 많은 이들의 '인생 책'으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에 큰 불신을 가지고 있었던 시절이기에, 처음에는 다소 어리둥절했습니다. 도대체 사랑이 무엇이기에, 세기의 대문호가 이토록 방대한 서사를 통해 한결같이 이야기하고 있을까 궁금했지요. 그 의문은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삶의 부침 속에서 자기 불신과 인간 불신, 자기 확신과 인간애를 두루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풀렸습니다.



글은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됩니다. 누구에게나 해석의 여지가 열려 있기에 정답은 없습니다. 작가가 의도한 바가 있더라도, 받아들이는 이에 따라 그 의도는 하나의 가능성으로 존재하다가 다양한 형태로 바뀌지요. 그러니 책 읽기란 작가와 텍스트, 독자가 더불어 연주하는 삼중주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메시지는 무한히 확장되고 변주되어, 고여 있는 일상에 숨결을 불어넣고 생기를 더합니다.




자리에 앉습니다.

깊이 호흡하세요.

들이마쉬고 내쉬는 숨마다

코끝을 건드리는 공기를 느껴봅니다.

감각을 세워 들숨과 날숨을 관찰해 보세요.

들-숨...날-숨...들-숨...날-숨...

점차 호흡이 깊고 느려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면,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불안이나 두려움이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그 감각을 그대로 느껴줍니다.

애써 밀어내거나 없애려 하지 말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세요.

잠재의식 속에 숨어 있던 해묵은 감정이

소용돌이치며 의식으로 올라오는 걸 지켜봅니다.



밀려나오는 감정을 사랑으로 바라보고,

상처받은 존재를 감싸 안습니다.

자신을 깊이, 더 깊이

사랑해줍니다.

존재의 완전함을, 오롯함을

진실로 느껴보세요.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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