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부터 삶의 태도를 배우는 법
여름이 한창입니다. 수많은 꽃이 피고 집니다. 산은 짙은 녹음으로 일렁입니다. 어김없는 계절의 변화는 때때로 우리를 놀라게 하지요. 사람들은 시간의 흐름을 계절로 느낍니다. 아무리 바빠도 바람의 온도, 햇빛의 강도, 가로수의 변화를 감지하고 계절이 바뀌었음을 알아차리지요.
일에 시달리고 사람들과 부딪히며 번아웃이 왔을 때, 우리는 자연을 찾습니다. 캠핑을 즐기고, 홀로 드라이브를 가고, 계획에 없던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요. 행위의 정당성을 끝임없이 설득해야 하거나 존재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야 할 때, 인간사의 '조건'들에 지치게 됩니다. 반면, 자연은 이유를 묻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존재하지요. 이 자명한 사실에 큰 위안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자연의 무변광대함에 비해 인간적인 고민은 실로 하잘것없어 보입니다. 자연 속에 머물다 보면 복잡하던 머리는 서서히 가라앉고, 새벽 하늘에 서광이 비치듯 상처받은 마음에도 온기가 스며들지요. 저 역시 힘든 순간마다 자연 속에서 위로를 받곤 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말에도 사라지지 않던 내적 고민을 광활한 하늘로, 끝없는 수평선 너머로, 매서운 바람결로 날려 보냈지요.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비교적 자연을 접하기가 쉽습니다. 조금만 차를 몰고 나가면 곧 시골 풍경이 펼쳐지지요. 넓은 논밭과 첩첩의 산들, 크고 작은 마을 앞에 자리한 당산목은 한순간도 멈춰 있지 않습니다. 자연은 끊임없이 옷을 갈아입지요. 특히 봄이면, 여린 빛깔의 나뭇잎들이 금세 짙은 녹빛을 띠고 며칠 사이에 수많은 꽃들이 피었다 집니다.
여름은 여름대로 아름답지요. 풍성해진 나무들이 바람결에 일렁이며 녹색의 물결을 만듭니다.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산에 닿을 듯 낮게 떠 있습니다. 흐드러진 능소화는 담장 위에 그늘을 드리우고, 접시꽃은 여름 들판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색색의 백일홍은 빼어난 수형으로 시선을 사로잡지요. 더위에 지쳐 늘어져 있다가도 창밖 풍경에 자연스레 시선이 머뭅니다.
자연을 바라보며 감탄하는 그 순간만큼은 현실적인 고민을 잠시 내려놓게 됩니다. 사실, 살면서 고민이 없었던 적은 드뭅니다. 삶 자체가 고민거리의 연속이었지요. 생각해 보면, 삶은 늘 기대에 조금씩 못 미쳤습니다. 문제 하나가 해결되면 기다렸다는 듯 다른 문제가 생기고, 운이 나쁘면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몰려오기도 했지요.
비단 저만 그런 것은 아닐 겁니다. 우리는 매 순간 크든 작든 문제를 안고 살아갑니다.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때, 상황을 타개할 수 없을 것 같은 좌절감에 빠질 때, 자연으로부터 많은 걸 배울 수 있습니다. 모진 비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가녀린 풀들을 보세요. 작은 생명체의 그토록 강인한 생명력이라니...놀라움을 넘어 신비롭기까지 하지요.
중요한 것은, 자연의 일부인 인간에게도 엄청난 회복력이 있음을 아는 것입니다. 물론 저 역시 때로는 스스로의 가능성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작은 실패에도 쉽게 좌절하고,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요. 두려움에 속절없이 휩쓸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겨울이 지나 봄이 오듯, 비가 내린 뒤 땅이 굳어지듯, 힘든 순간이 지나면 저의 내면도 더욱 단단해지리라 믿습니다. 그리하여 하루하루를, 매 순간을 약간의 믿음과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지요.
조용한 곳에 앉아, 가볍게 호흡합니다.
들숨과 날숨을 지켜보세요.
처음에는 호흡이 불규칙할 수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억지로 호흡을 조절하려 하지 말고,
그저 바라보세요.
갑자기 생각이 떠오르면,
그 역시 지켜봅니다.
사로잡히지 말고,
판단하지 말고,
생각과 감정을 놓아줍니다.
지켜보는 힘이 길러지면,
생각에 사로잡히는 순간이 점차 줄어듭니다.
호흡은 안정되고 길어지지요.
들고 나는 호흡을 주의 깊게 지켜보세요.
호흡과 호흡 사이의 고요한 순간을 의식합니다.
들-숨...날-숨...들-숨...날-숨...
인중을 스치는 숨결이 점점 고요해집니다.
매 순간, 온전한 존재의 감각을 느낍니다.